나로서는, 그들의 인식은 행동이 되었고, 그들의 사유는 한갓 논증적인 인식을 떠났으며, 인간에 대한 그들의 고찰은 지적 직관이 되었다. 요컨대 그들은 행동의 영지주의자다, 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모든 것이 그들의 행동에서 현실화되었다고 말하는 것 말고 달리 당신에게 설명할 방도를 모르겠습니다. 선은 모든 것을 환히 비추어주는 인간 인식, 객체와 주체의 일치가 일어나는 인식입니다. 선한 인간은 더 이상 타자의 영혼을 해석하지 않습니다. 그는 마치 자기 자신의 영혼을 읽듯이 타자의 영혼을 읽습니다. 그가 타자로 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은 기적이요 은총이자 구원입니다. 천상의 것이 지상으로 하강한 것이지요. 달리 말하면참된 삶, 생생한 삶입니다.(그것이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든 아니면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든 상관없습니다.) 선은 윤리를 떠나는 것입니다. 다시말해서, 선은 윤리학적 범주가 아니며, 당신은 논리 정연한 그 어떤윤리학에서도 그것을 찾을 수 없을 것입니다. 당연히 그럴 터인데,
윤리는 일반적이고 의무를 지우는 것이며 인간과는 거리가 먼 것이기 때문입니다. 윤리는 통상적인 삶의 혼돈에서 인간을 떼어내는 최초의 고양, 가장 소박한 고양입니다. 그것은 인간이 자기 자신에서자신의 경험적 상태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하지만 선은 진정한 삶으로의 귀환이자, 인간의 참된 귀향입니다. 당신이 어떤 삶을 삶이라부르든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두 가지 삶을 서로 엄격하게구분하는 일만이 중요할 따름입니다.

선 속에서 존재하는 사람이 지닌 ‘그럼에도 불구하고‘에 대한 믿음 역시 마찬가지로 절대적이며 확고합니다. 선이란 신들림입니다. 그것은 온화하지 않고, 세련된 것도 아니며, 정적주의(靜寂主意)적이지도 않습니다. 그것은 거칠고 잔혹하며 맹목적이고 모험적입니다. 선한 사람의 영혼에는 이유와 결과 같은 심리학적 내용이 일체 없습니다. 그 영혼은 운명이 부조리한 명령을 적는 순결한 백지이며, 그 명령은 맹목적으로, 앞뒤를 돌보지 않고 무자비하게 끝까지 수행됩니다. 이러한 불가능성이 행동이 되고, 이러한 맹목성이 투시가 되며, 이러한 무자비함이 선이 되는 것, 바로 그것이 기적이요 은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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