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점을 이해하게 되면 허무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존재의 역동성에 눈뜨게 된다. 그때 지금 이 순간 속에서 열심히 놀이하게 된다. 그리고 다음 순간에는다른 놀이로 옮겨 간다.
‘나‘의 품사는 흐르는 강처럼 순간순간 변화하는 동사이다. 나는 ‘나의 지난 이야기 My Story‘가 아니라 이 순간의 ‘있음‘Am‘이다.
만약 내가 ‘시인‘이라는 호칭을 존재의 고정된 틀로 지니고 다닌다면 그것은 죽은 명사가 된다. 죽음만이 유일하게 동사가 될 수없는 고정 명사이다. 내가 시인이라는 것을 전혀 모르는 사람을만날 때 오히려 나는 자유로움을 느낀다. 오직 모름과 모름일 때존재와 존재로 마주하는 일이 가능하다. 순수한 있음과 순수한 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