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라면 밤섬, 만천, 떡갈나무 숲, 보리 들판은 책상 위에 놓인 물건과 같다. 올해 늦봄에 배를 타고 오탄을 지나다가 강한가운데 있는 바위를 보았는데, 거북이가 엎드려서 머리를내민 듯했다. 이마 위에 큰 글씨로 두 글자가 새겨져 있었으나이끼가 잔뜩 끼었다. 그 아래로 노를 저어 가서 손으로 더듬어판독해 보니 집승(集勝)이었다. 함께 놀던 이곳 토박이가 ‘명나라 사신 주지번(朱之墓)의 글씨입니다."라 말해 주었다. 마침내 탁본을 떠서 돌아와 왼쪽에 여덟 가지 명의 이름을 열거해 두었다. 장차 여러 명가(名家)들에게 시를 청하려고 그에 앞서 주인이 먼저 서문을 쓰고 그 뜻을 설명했다. 주인의 성은 서씨이고, 그 이름은 잊었으나 스스로 부용자(子)라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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