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츰 알게 된 사실이지만 현준은 ‘이것은 ~가 아니다‘
라는 말을 즐겨 썼는데, 그 배경에는 보라가 잘 이해할 수없는 서양 철학자의 생각과 이상한 그림들이 존재했다.
현준의 간단명료하고 직설적인 평가는 보라를 당황하게 했지만 어떤 의미에서 그 말은 보라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기도 했다. 그뒤로 보라는 현준에게 자신이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것, 자신이 쓰는 글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씩 털어놓기 시작했다. 삶과 글쓰기에 관한 고민을 최대한 촌스럽지 않게 표현하기 위해 보라는 신중을 기했고 그래서 현준에게 보내는 이메일을 작성하는 데에는 늘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