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언덕을 올라가면, 그러면 바로 병원이 나올 터였다. 병원에서, 진료소에서 일단 검사를 받고 나면 분명 괜찮아질 것이다. 은채는 들고 있던 고장난 우산을 바닥에 버렸다. 한영은 은채의 팔을 잡고 앞으로 걷기 시작했다. 은채도 한영을 따라 발을 떼었다.
병원에 가까워질수록 하늘이 컴컴해지고 비가 더욱 맹렬히 내렸다. 발등까지 고였던 물이 발목을 넘어섰다. 마치 세찬 폭포를 거스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은채와 한영은 우산 하나를 나란히 받쳐 쓴 채 나아갔다. 언덕 위에 어렴풋이 불빛이 보였다.
둘은 계속해서 그 빛을 향해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