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뀌고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던 디지털마케팅팀에 심상치않은 바람이 불었다. 15층으로 올라간 게 호재만은 아니었다. 타부서의 사람들과 임원들이 디지털마케팅팀을 두고 온갖 말로 찧고 쌓기 시작했다. 유연근무제를 빌미로 근태가 엉망진창이라는둥, 출장은 핑계고 법인 카드로 놀러 다닌다는 둥 모함과 헛소문이 돌았다. 한영은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옛말이 사실임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와중에 임원 승진 기간이 되자. 마케팅 2부의 진연희 부장이 상무 자리를 두고 마케팅1부의 김무진 부장과 경합을 벌인다는 소문이 돌았다. 둘은 공채 동기이며 수십 년 동안 나란히 승진가도를 달려왔다. 필연적으로 라이벌이 될 수밖에 없는 구도였다.
마케팅 본부에는 지나가는 새조차 숨죽일 만큼 긴장이 감돌았다.
그러다 곧 문제가 터졌다. 월요일, 주간 회의 직전에 진연희 부장이 은채와 한영을 급하게 호출했다. 둘은 12층의 마케팅2부 사무실로 내려갔다. 백 명도 넘는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들에게 향하는 게 느껴졌다. 진연희는 책상 앞으로 다가온 그들을 책망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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