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움직여도 삐걱거리는 매트리스에 가만 누워 있으면 할머니 방에서 나는 소리가 미약하게 들려왔다. 쌕 쌕, 하고 가쁘게 숨을 뱉는 소리였다. 숨소리는 주로 새벽에 들렸고, 그때마다 나는 잠에서 깨어 한참을 뒤척여야 했다. 옆방으로 가 할머니의 상태를 살펴야 하나 고민하다가도 그녀가 내게 엄포했던 사항들을 떠올리면 쉽게 발을 뗄 수 없었다. 천명은 시간이 갈수록 커졌다. 그럴 때 나는 캐리어 깊숙이 숨겨놓은 담배를 꺼내 조용히 집을 나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날 때까지 연립 앞 놀이터에서 천천히 담배를 태웠다. 서로의 생활에 발 담그지 않고, 집주인과 세입자라는 관계하에 한시적으로 동거하는 것. 그렇게 호의도 관심도 가지지 않은 채 할머니와 나는 한집에서 살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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