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이춘개는 제 나이를 정확히 알지 못했다.
스무 살인가 싶기도 하고 쉰 살인가 싶기도 했다. 태어날 때부터 서른 살이었거나, 태어날 때부터 딸과 아들을 데리고 왔던 것 같기도 했다. 바다에서 시간은 구획되지 않았고, 북서에서 남동으로 풍향이 바뀌어도 바람은 늘 물위를 달려가서 물은 제자리에서 출렁거렸다. 더위와 추위는 사람의 것이었고 계절은 더위나 추위와 상관없이 한데 붙어서 흘러갔다. 아버지의 죽음이나 자식들의 출생도 그렇게 구획되지 않은 채 이어져 있을 것이라고 이춘개는 생각했다. 생각은 안개처럼 뿌에서 말해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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