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사람들이 곧 취미마저 잃고 만 것이었다. 미술이나 음악 같은 예술 활동도 의미가 없어졌다. 기계는 작곡도 잘했다. 가슴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음악을 분당이천 곡쯤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소설도 시도 그림도 다 그랬다. 창작은 이제 무의미했다. 세상에는 좋은 게 차고 넘쳤다.
누가 엉성한 작품 하나를 더 보탰다는 소식은 뉴스거리도 되지 않았다.
창작으로 의미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려면 점점 하찮은분야를 파고들어야 했다. ‘라테 아트‘를 연상시키는, 오므라이스 위 ‘케첩 아트 처럼, 하지만 그거라고 기계가 더 못 할리 없었다. 학술 활동도 다 그랬다. 사람들 사이에서는 골판지학이라는 학문이 유행했지만, 그 분야 최고 논문을 인공 지능이 썼다는 사실이 알려진 지 오일 만에 골판지학의 패러다임을 바꿀 논문 구백 편이 제출되었다. 보통 사람은 그걸다 읽는 데만도 오십 일은 걸렸을 테니, 누가 쓴 논문인지는따져 보나 마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