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정원과 작은 숲, 들판에 맹렬히 불고 있으나,
태양의 위세를 분산하고 몰아내는 데 역부족이다. 그저 태양이 쏟아져 내리던 덤불 가지들을 사납게 흔들 뿐.
이제는 떨리는 햇살로 반짝거리는 숲속 안 가지들마저 온통 살랑거린다. 나무들, 마르고 있는 빨래들, 펼쳐진 공작의 꼬리는 이상하리만치 또렷하고 푸른 그림자들을 투명한 대기 중에 두드러져 보이게 한다. 이 그림자들은 잘못 날려진 연처럼 지면을 떠나지도 못한 채 바람이 불 때마다 날아다닌다. 바람과 빛의 이런 뒤섞임으로 내륙 지방인 샹파뉴의 한구석이 바닷가 풍경을 닮게 된다. 햇살에 달구어지고 바람에 헐떡거리며 텅 빈 하늘 을 향해 땡볕 속에 있는 이 오르막길의 꼭대기에 다다른 우리가 발견하게되는 것은 태양과 물거품으로 하얗게 된 바다가 아니란말인가? 매일 아침 그대가 올 때면, 산비둘기며 제비나 어치가 날아다니며 오솔길에 떨어뜨린 부드러운 깃털과꽃들로 그대 두 손은 가득했지. 내 모자에 꽂힌 깃털이 흔들리고, 단춧구멍에서 양귀비는 시들고 있으니, 우리 이제 어서 귀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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