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튈르리 공원의 태양은 잠이 덜 깬 듯 돌계단위를 한 칸씩 미끄러지며 내려가고 있었다. 스쳐 지나가는 태양의 그림자는 선잠에 빠진 금발 청년을 금방이라도 깨울 것만 같았다. 오래된 궁전을 배경으로 어린 새싹들이 푸르러져 간다. 무엇엔가 홀린 바람의 숨결은 과거의 냄새에 라일락의 신선한 향기를 섞는다. 미친 여자의 갑작스러운 등장처럼 흔히 우리를 겁주던 석상들은 이곳 소사나무 아치 아래에 꿈을 꾸듯 서 있다. 녹음 속에서 흰 빛으로 눈부신 그 모습이 마치 현자들 같구나. 파란 하늘이 내려앉은 수반은 흡사 사람의 시선인 양 빛난다.
강가의 테라스 너머로 센강 저편 케 도르세의 고색창연한 동네에서 과거로 돌아간 듯 근위병 하나가 지나가는 것이 보인다. 제라늄 화분들 위로 들꽃들이 흐드러지게 침범해 온다. 태양 아래 타오르는 지치꽃은 자신의 향기를 불태운다. 루브르 궁전 앞에 있는 접시꽃들은 경쾌한 돛대처럼, 기품 있는 기둥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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