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뻑 젖어버린 전단지를 바닥에 던지고 벤치에 앉았다. 도대체난 왜 이 배은망덕한 개새끼를 찾고 있는 것일까. 우리 사이에 뭐대단한 정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개는 낑낑댄다 싶으면 밥을 주고, 냄새가 난다 싶으면 배설물을 치워줘야 하며 말썽을 피우면 두들겨 패줘야 하는 존재일 뿐이었다. 그러나 개를 찾다보니 어느새나는 나 자신이 개를 찾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인 것처럼 느끼게 되어버렸다. 그것은 소라와 헤어지기로 마음먹었으면서도 우는 소라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과 비슷한 마음인 걸까. 잘 모르겠다.
정말 소라의 말대로 개는 내게서 벗어나고 싶었던 걸까. 관절염에 걸린 다리로 단숨에 뛰쳐나가 아직까지도 나타나지 않는 걸 보면 정말 그런 것일지도, 지금까지 들인 돈과 치운 똥을 생각하면열받는 일이 아닐 수 없지만 그래, 이해한다. 기왕에 도망치고 싶었다면 가능한 한 멀리 도망쳐라. 다시는 내 손에 잡히지 않게. 주에 주머니에 손을 넣으니 족발 뼈와 구겨진 종이가 잡혔다. 그것들을차례대로 강에 던졌다. 빗방울이 떨어지는 검은 강이 뼈와 종잇조각을 삼켰다. 물위로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