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을 갈망하는 이에게 끗이라는 단어를 안겨주는건 외발자전거를 탄 곡예사에게 저글링을 시키고 불붙은 훌라후프를 통과해보라는 명령일지도 모르겠다. 분명히 두려울 것이다. 고독하고 힘겨울 것이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끝!‘이라 쓰면 ‘참 잘했어요’ 도장을 찍어주는 선생님은 이제 없다. 살아 있는 한 끝은 영원히 유예된다. 끝은 죽은 자의 것. 그러니 나는 끝이 아닌 끗의자리에서, 끗과 함께, 한 끗 차이로도 완전히 뒤집히는 세계의 비밀을 예민하게 목격하는 자로 살아가고싶다. 여기 이곳, 단어들이 사방에 놓여 있는 나의 작은 놀이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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