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민은 영문을 모른 채 멍하니 고개를 돌렸다. 대교의 기둥을둘러싸고 있는 자그마한 땅 위에 무언가 서 있었다. 족히 2터는 되어 보이는 거대한 키에 두 팔은 땅에 끌릴 정도로 길었다. 안개 너머로 형체만 간신히 보이는 그것은 쥐고 있던 무언가를 뒤로 당겼다가 공중을 향해 던졌다. 도망갈 새도 없이 날아온 작살은 귀가 찢어지는 파열음과 함께 오리배 옆에 내리꽂혔다. 물이 튀었고 오리배가 출렁거렸다. 사방에서 인어들의 비명이 살벌하게 울려 퍼졌다. 헬퍼가 페달을 밟으면서 핸들을 잡았다. 얼굴에 쏟아진 물을 닦아내며 반사적으로 페달을 밟기 시작한 혜민이 마지막으로 돌아보았을 때, 유정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