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신호가 반짝 켜진 것 같았다. 거리의 어둠 속에 오롯이 불을 켜고 있던 과일 가게처럼 내 안의 어둠 속에서도 징그러운 그 신호가 반짝 켜져 영롱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지금은 울어도 된다고, 이 순간만은 떼를 써도 된다고 허락받은아이처럼, 사랑에 굶주린 아이가 타인의 친절을 눈치채고 과분한 요구를 하듯이, 당신은 친절한 사람이니 이런 정도의 부탁을 들어주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잖아요 영악한 술수를 부리듯이, 나는 선 채로 흐느끼기 시작했다. 아무도 사주지 않을 거라는 마음과 그래도 누군가는, 경서는 사줄지 모른다는 마음이 반으로 쪼개져 얼굴이 수박 속처럼 달아올랐고그 위로 눈물이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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