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겹다. 돈도, 빽도, 집안도, 권력도, 명예도, 그 아무 것도 없는,
그야말로 없는 게 유일한 재산인, 몸 하나가 전부인 밑바닥 인생들이, 그래도 한 번 살아봐야겠다고 목숨만큼이나 중요하게 희망의 끈을 붙들어 매는 게 바로 사랑이었다. 지혜는 사회를 맡았던규오에게 겁탈을 당한 뒤, 일월 곡예단을 떠나 사라지고, 하명은신산초고의 나날들을 견디면서 지혜를 기다린다. 스승 같고 아버지 같았던 윤재가 우연히 술집에서 지혜를 만난다. 그렇지만 윤재는 둘 사이의 장래를 걱정하여 세상을 뜰 때까지 지혜를 만났다.
는 사실을 숨긴다. 그것도 모르는 하명은 끝까지 현장을 떠나지않고 지혜를 기다린다. 가장 밑바닥에서 건져 올린 사랑이었기에결코 포기하고 돌아설 사람이 아니었던 것이다.
나는 이 소설을 읽는 내내 목을 타고 넘어오는 무거운 것을 참느라‘ ‘가슴 한쪽 끝이 타들어 가는 기분이었다. 왜 우리는 환하게 불 켠 방 하나 없는가.‘ 집도 아니고 방이다! 석이 엄마와 동일의 사랑도 애처롭기 한이 없었다. 몸 팔아 밥 먹는 사람들의 간절한 마음이 곳곳에서 나를 울게 했다. 왜냐하면 내가 바로 그들과똑같은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바로 우리 누나와 형, 이모,
사촌 동생이었기 때문이다. 더 이상 내려갈 곳 없는 바닥에서 잡초처럼 끈질긴 생명력으로 꽃을 피우고 씨앗을 퍼뜨리는 그들이있기에 세상은 그나마 여기까지 이어왔나 보다.
창을 열자, 후끈한 바람이 우리 식구를 감싸고 돌았다. 나는 멀리 어둠 끝에서 물결쳐 오는 밤바다를 망연히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