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와 승용차 들이 지나가는 것을 망연히 바라보며 나는 십오 년 전, 바로 이 횡단보도에서 그와 처음 마주쳤던 기억을 떠올리고 있었다. 아니 저절로 그때 기억이 떠올랐을 것이다. 누군가 자연自然처럼 이 세상에 태어나 이윽고 떠나간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 걸까? 다만 지나가는 것에 불과한것일까? 아마도 그건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그를 알던 사람들의 마음에 숱한 기억들을 남겨놓고 떠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는 생전에 스스로를 과인過人, 즉 ‘지나가는 자‘로 명명했다. 그래, 이 순간에도 모든 것들이 그렇게 지나가고 흘러가고 있었다.
거리의 사람들이, 차들이, 바람이, 하늘이, 내가…… 그리고 그날도 한강 쪽으로는 검붉은 노을이 바삐 내려앉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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