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옆 곡성역에 가면 지금도 우리 아버지 같은 곡성 골짜기 골짜기 사는 사람들이 그 옛날 우리 아버지처럼기차를 기다리며 자울자울 졸고 있을까. 오면 타고 안 오면 말아도 될 기차를, 새로운 인연에의 예감에 미세하게 몸을 떨며 곡성역이나 구례구역에 내려 강물에 어리는 기차 불빛에 작별의 눈물 한 줌 뿌려주는 청춘은 또 없을까.
왠지 마음이 고적한 날이면, 어떤 그리움에 목이 메는날이면 전라선을 탈 일이다. 그래서 하나도 특별할 것도 없고 하나도 별날 것 없는 곡성역이나 구례구역이나 괴목역에 내릴 일이다. 아무 목적도 없이 누구를 만날 일도 없이,아무 일 없이 기차역으로 가서, 아무 일 없이 강물이 가까이 흐르는 기차역에 내리자. 그래서 강물이 헤적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그것은 아무 일 없는 사람만이 받을 수있는 선물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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