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따뜻한 올해 겨울에 관한 글을 언젠가 읽었다 (오늘 겨울이끝났다). 지난 세기에 2월부터 산사나무꽃이 피던 때가 있었다고한다. 나는 내가 처음 사랑한 꽃, 그 꽃의 이름에 심장이 두근거렸다요즘도 그 꽃을 보고 있노라면, 그것을 처음으로 봤던 나이와심장을 되찾는다. 멀리 울타리 너머로 그 꽃의 하얗고 투명한베일이 얼핏 보이면, 그 시절 어린아이였던 내가 되살아난다. 다른꽃들이 내 안에서 일으켰던 약하고 벌거벗은 느낌이, 어떤대연회에서 지친 목소리의 늙은 테너가 옛 노래를 부르는 동안 그를지탱해주고 풍부하게 해주는 보이지 않는 합창단원들의 산뜻한목소리처럼, 더 오래된, 더 어릴 적에 받았던 인상이 산사나무에더해져 강렬하게 나타났다. 그러니 내가 산사나무를 보고 생각에잠긴 듯 걸음을 멈춘다면, 그것은 나의 시선만이 아니라 내기억이, 나의 모든 주의가 걸려 있는 것이리라. 나는 과거처럼,
영혼처럼 꽃에 더해지는 꽃잎이 떨어지는 듯한 이 깊이가 무엇인지밝혀보고자 한다. 왜 나는 그 나무에서 성가와 그 옛날 달 밝은밤을 기억해낸다고 믿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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