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댁은 누구?"
없던 것이 사라졌을 때도 상실감을 느낀다는 것이 당혹스럽다고 휴대전화 너머에서 그녀가 말했다. 그녀가 통화할 때는 조금은 수다스러워진다는 걸 첫번째 통화에서부터 이미터득했으므로 나는 잠자코 듣기만 했다. 그녀의 화제는 이내내 시로 옮겨졌다. 최근에 발표한 시가 정말 좋았다고 그녀는 말했다. 아름다운 시였지만 그런 내용이라서 의외였다는말도 이어졌다. 그럴 만했다. 안나가 고려인에 대해 말할 때나 택시 안에서 소설가와 번역원 직원이 북쪽 도시를 화두로대화를 나눌 때, 관심을 보이기는커녕 피곤해하는 내 표정을그녀만은 읽었을 테니…..… 잠시 뒤 그녀는 이야기의 그늘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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