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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학부모 사이 - SBS 스페셜 <부모vs학부모> '기적의 카페' 공식 교재!
박재원.최은식 지음 / 비아북 / 2013년 8월
평점 :
책 제목이 <부모와 학부모 사이> 이고
그리고 책 뒷면 표지 한가운데에는 선명한 글씨로 이렇게 묻고 있다.
"부모입니까,
학부모입니까?"
나는 부모인가 학부모인가?
처음엔 갸우뚱했다. 무슨 차이가 있지?
나는 부모이기도 하고 취학 아동을 둘이나 둔 그리고 곧 학교에 보낼 막내까지 세 아이를 둔 학부모이기도 한데... 하며.
그러나 책 서문을 읽자마자 한때는 부모였으나 이제는 아이를 공부노동자로 취급하는 학부모(감독관)가 되어 있는
내 실체를 깨달았다. 극심하게 갈등하며 "부모가 되고자 갈망하는 학부모" 정도의 선상에 있다는 자각을 ......
자주 아이들 어릴적 사진을 본다.
그 시절 내가 아이들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었던 순간이 고스란히 되살아난다.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고 마음이 누그러진다.
'그래 이렇게 사랑스러웠었지. 그냥 이렇게 맑고 밝으며 건강하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기뻤지.
아이들은 이 자체로 감사하고 귀중한 존재이니 내가 아이들 더 사랑하고 믿어주자'...
.... 고 하루에도 몇번씩 굳게 결심을 해본다.
그러나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을 마주하고 앉으면 난 어느새 다시 감독관이 되어 있다.
"학교에서 무슨 일 있었니? 재미있었니?"... 로 시작하다가
"뭐 배웠니? 숙제는 뭐야?" ...
"글씨 바르게 써라. 자세 좀 바르게 하고 앉아. 맞춤법이 틀렸네. 어제도 틀려서 고쳐줬잖아.
숙제 끝났으면 한자도 외우고, 책도 읽고, 수학문제도 풀고 ".......
이러는 나도 아이들이 안타깝고 내 자신이 싫어지지만 뭘 어떻게 해야 좋을지를 알 길이 없었다.
학원은 따로 보낼 마음이 없고 그저 공부하는 습관이나 길러주리라 생각하고 하는 건데 도무지 어렵기만 했다.
맘 같아선 얼른 숙제랑 그날그날의 할 일을 마치면 밖으로 데리고 나가서 함께 뛰어 놀고
줄넘기라도 하고 공이라도 한번 같이 차 봐야지 하는 생각이 굴뚝 같은데
숙제하고 일기쓰고 조금씩 뭣 좀 하고 나면 금세 해가 저문다.
나는 나대로 집안 정리도 해야지, 아이들 맛있는 것도 해 먹여야지, 학원 대신 공부하는 것 좀 봐 줘야지..
나름 하다보면 세 아이 번갈아 바라보다 하루가 가 버린다.
자려고 누워서 생각해 보면 딱히 한 것도 없는 것 같은 그런 하루하루.
아이들이 공부를 즐겁게 하고 있냐면 그건 아닌 것 같고.
내가 감독관 역할을 하는 게 앞으로 몇년이나 먹힐까 안봐도 뻔한 미래이고.
이렇게 나랑 매일 얼굴 붉히며 공부 아닌 공부 하는 게 효과가 있기는 하겠나 앞날이 밝지 않다.
내가 무슨 공부 전문가도 아니고 정보가 훤한 사람도 아니고 괜히 사교육 안시킨다며
내가 애들 데리고 앉아 있다가 나랑 아이들 사이만 점점 나빠지는 그런 기분.
매일 막막하고 답답했다.
잘하고 있는걸까? 아닌것 같아. 하지만 길을 모르겠어......
자기주도학습을 하도록 하라는데 와 대체 그런 건 어떻게 하는 거지? 어떤 애들이 자기주도학습을 그렇게 척척 하는걸까?
내가 부족하고 모자라서 아이들을 잘 이끌어주지 못하고 있는건가?
나는 아이들 잘 되라고 하는 건데 피상적으로 보이는 모습만으로 느끼기엔
내가 애들을 못살게 구는 사람에 지나지 않으니 도대체 이 일을 어쩌면 좋냔 말인가....
이 책을 읽어가는 동안 내가 고민해 왔던 문제들 맘 아파하고 답답하게 여겨왔던 문제들을
상담자 없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 내 마음을 털어놓는 기분으로 읽었다.
신통력 있는 그 자리에서 즉시 변화 가능한 어떤 방법을 알려주는 건 아닌데
아니 계속해서 알려주고 있으나 그건 결국 내가 바뀌고 변화해야 그 방법이 소용있는 것이니
책을 읽는 것만으로는 짠~ 하고 하루아침에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아닌데
일단 마음가짐이 바뀐다. 뭐랄까 작은 그릇이 큰 그릇이 되는 기분이 든다 그럴까.
아이를 믿고 내가 먼저 변화해야 한다는 원래 알던 그 사실은 똑같지만
정말 그럴 수 있겠다, 그리고 꼭 그래야겠다. 하는 마음으로, 이번에는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생각하게 된다고 해야 하려나...
솔직히 지금 우리네 교육. 사회 현실 속에서 "부모로서 살기로" 만 마음먹고 행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엄마고, 공부노동자를 감시하는 감독관이 아닌 '엄마'로 살아야 옳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결심하고 노력하기로 작정하고 책에서 배운대로 행한다고 해도
아이들이 내가 예상하고 기대하는 모습으로 따라주지 못한다면 나는 또 망설이고 다급해지고 속상해 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럴때 '내 아이가 왜 그럴까? 얘는 대체 왜...?' 가 아닌
'아이가 이럴땐 내가 어떤 환경이 되어줘야 하나, 내가 어떤 부모가 되어줘야 해결방법이 나올까'를 궁리한다면
지금까지 되풀이 해 오던 잘못과 그에 따르는 속상함에서 벗어나 이제까지 보다는 더 나은 관계를 맺으며
좀 더 개선된 미래를 맞이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기대감을 가지고 조금씩 노력해보기로, 다시 아이의 존재 자체로 기쁨을 누리는 엄마가 되어 보기로...
목차는 다음과 같다.
1강 자기주도학습의 오해와 진실
1. 진정한 자기주도학습이란?
2. 상황 파악이 중요하다.
2강 '행복한 공부' 부모가 먼저 준비한다.
1. 믿는 만큼 성장하는 아이들
2. 작은 실천이 상상을 현실로 만든다.
3강 당신이 힘든 건 당신 탓이 아니다.
1. 오염된 생태계를 파헤친다.
2. 낡은 가치곤을 극복한다.
4강 '공부의 맛' 사리는 뇌기반 학습
1. 공부와 싸우지 말자
2. 공부의 맛을 회복하자
5강 '행복한 공부' 망치는 환경 뛰어넘기
1. 너 성적이 그게 뭐야?
2. 갈수록 공부를 싫어하는 우리 아이, 어떡하지?
3. 그럼 도대체 어떡하라는 거야?
6강 학습 - 입시 - 진로 '성공' 로드맵 짜기
1. 복잡한 제도 속에서 살아남는 법
2. 로드맵 그리기
7강 내 아이에 맞는 공부 전략
결론 새로운 사고방식을 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