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해지는 스티커 숨은그림찾기 1 - 놀이 똑똑해지는 스티커 숨은그림찾기 1
Highlights 편집부 지음 / 아라미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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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아이들 어릴 때 책을 사 주기도 했고 빌려 읽기도 했지만 또 물려받아 읽히기도 했는데
아이들 책 중엔 그림을 그리거나 색칠을 하거나 일부를 떼어내어 뭔가를 만들거나
스티커를 붙이거나 하는 활동을 함께 할 수 있는 책들이 많았다.
그럴 경우 새 책은 직접 해 보는 재미가 있는데 물려받은 책일땐
이미 색칠해 놓은 걸 보기만 하거나, 만드느라 다 떼어낸 그래서 여기저기 뜯겨나간 책을 보거나,
이미 다 붙어 있는 스티커를 구경만 해야해서 아이들은 무척 아쉬워 하곤 했다.

 

 

 

그래서 괜히 나는 읽기만 하는 책 이외에 다른 활동도 할 수 있는 책에 대한 미련이랄까 동경 같은 게 있다.
특히 색칠하는 책 말고 스티커 붙이는 책을 좋아한다.
나는 사실 색칠하는 책도 좋은데 남자아이인 별군은 얌전히 앉아 색칠하는 걸 그다지 즐겨 하지 않더라.

 

똑똑해지는 스티커 숨은그림찾기 책은 딱 내가 바라던 그런 책.
숨은그림찾기를 하며 찾은 그림에 스티커를 붙이면 되는 것이다.

 

난이도도 높지 않아 누가누가 빨리 찾나, 내기 하는 재미도 있다.
취학전 아이들이 하기에 딱 좋은. 네살에서 예닐곱살 사이 아이들이 보기에 좋겠다.
스티커는 뒷면 정답지 앞장에 있다.
그걸 떼어내 곁에 두고 보며 그림 속에서 숨은 그림을 찾아 붙이면 된다.

 

딱 그 그림이 있는 위치에 잘 붙이느라 집중.
숨은 그림이 어딨나 찾으며 집중.

 

 

언제나 나더러 책 읽어달라, 자기가 읽을 수 있어도 엄마가 곁에서 같이 있어달라.. 이러는데
나도 내 책 읽고 싶고, 어떨 땐 쉬고 싶고, 요즘은 내가 아파 힘들기도 하고 그랬던터라
혼자 즐겁게 오랜시간 집중하고 있는 이 책이 고맙기도 했다

 

목차에 있는 만큼의 주제와 그림을 가진 다양한 숨은그림찾기들이 있다.
어릴때 아버지 신문 보시는 곁에서 숨은그림찾기나 단어맞추기 하던 재미가 있었는데
이렇게 크게 마음껏 스티커까지 붙여가며 숨은그림찾기 하는 것도 아이에겐 재밌었을것.

 

스티커는 168개 들어있다.
해님양, 달군도 곁에서 참견하고 한번쯤 붙여보고 싶어 얼쩡얼쩡.
다 붙인 후엔 저 그림들을 색칠해 주면 더 예쁘겠지.
색칠 따위를 왜 하고 있나 시간 아깝게... 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손에 크레파스를 쥐고, 선 안에 알록달록 어울리는 색을 골라가며 칠하는 행위.
그리고 그 집중하고 앉아 있는 시간은 생각하는 것 이상 좋은 시간이 되어주기도 하더라.
모두 색칠까지 마치면 더 근사한 책이 완성 될 듯.
책으로도 놀 수 있다.
똑똑해지는 스티커 숨은그림찾기 놀이편. 한권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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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꿈결 클래식 1
헤르만 헤세 지음, 박민수 옮김, 김정진 그림 / 꿈결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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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 살 중학교 1학년 시절. 내 짝은 문학소녀였다. 나 말고 내 짝...
단순히 옆자리에 앉았기 때문에 짝이었던 것뿐 아니라 내내 붙어 다니며 정말 영혼까지도 붙어 있나 싶을 정도로 단짝이었던 그 친구는 늘 책을 들고 다녔고, 열심히 읽었고, 시를 외웠고, 좋은 글귀를 옮겨 적던 친구였고, 듀란듀란을 좋아했었다.
단짝이었음에도 나는 뭐 책도 안 들고 다녔고 (교과서만 들고 다님), 시는 전혀 안 외웠고 (교과서에 실린 시도 안 외움. --;;), 좋은 글귀를 베껴 적는 일도 물론 없었으며 듀란듀란이 먹는 것인 줄 알았던 그런 날라리였다.
1학기 때였나? 소풍 가서 각 반 장기자랑을 하는 시간에 다들 패션쇼를 하고 박남정이나 김완선, 이범학, 소방차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는 그런 장기자랑을 선보이던 그 시절, 우리 반 장기자랑 순서를 맡았던 친구들이 다른 반과 차별화된 것이 없다면서 갑자기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일이 발생했다. 앞에서 장기자랑을 했던 반 아이들과 내용이며 여러 가지가 다 똑같아서 창피하다는 게 그 이유..
그때 하필 우리 반 반장이 날라리였던 나였던지라 나는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해야 하나 암담해하던 와중에 내 짝이 용감하게 나섰다.
무대 한가운데 서서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을 외웠던 거다.
동급생들이 그 친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느라 왁자하던 산비탈이 고요해졌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 "
그때의 전율이란...!
시 낭송이 무슨...?!이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우린 고작 중학 1학년생 들이었고당시, 할 줄 아는 장기자랑이라곤 애들이 보여주는 이상한 패션쇼(?)나 가수들 춤 따라 하며 노래하기 정도였기 때문에 시 낭송은 그날의 백미였다. 우리 반이 일등 했음.
그 친구 덕에 별 헤는 밤도 외우고,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도 외우고... 버지니아 울프가 누군지는 몰랐어도 그랬던 적이 있었다 이 말씀.
암튼 그랬던 그 친구가 아주 좋아하며 옆구리에 끼고 다녔던 책이 있었으니 그 책이 바로 데미안.
데미안? 어쩐지 얼굴 창백한 백인 미소년이 연상되는 이름이랄까.
멋진 남자가 나오나 보다.. 하며 친구가 읽길래 나도 따라 읽었던 데미안. 그러나 읽다 보니 데미안이 주인공도 아니고 나로선 썩 매력이 안 느껴졌던 캐릭터. 무엇보다 아무리 읽어도 무슨 이야기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되었던.
내 짝은 저리 좋아하는데 나는 읽고도 이해를 못 하다니.. 하는 감흥만을 안겨주었던 책.
그래서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읽은 적 있으니 내 생애 한 번 읽었으면 됐다며 그 후론 거들떠 본 적도 없던 책. 그러다 최근 다시 읽었다. 바로 그 데미안을...
지와 사랑, 수레바퀴 아래서, 싯다르타... 이제는 그 책들도 다 읽었는데 데미안 이해 못할쏘냐 하며 도전정신(?)을 가지고 읽어내려간...
역시, 헤르만 헤세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고, 어.려.웠.다. -_-+ 잡힐 듯 말 듯, 알 듯 말 듯, 공감이 되었다 말았다...
물론 책은 정말 재미나게 읽었다. 다만 리뷰를 쓰는 게 어렵다. 이렇게 유명한 책을 두고 뭐라 보태는 건 쉬운 일이 아닌 거 같아..
꿈결 출판사에서 청소년들을 상대로 시공을 초월하여 감동을 주는 명작들을 발간해 내는데 그 첫 번째 책이 이 데미안이라고 한다.
겉 띠지에는 다른 번역서들과 비교해보라는 안내도 적혀 있는데 원서는 엄두도 못 내는 형편인데다 다른 번역서와 비교까지 할 정성이며 안목이 내겐 없을 뿐이고.
어쨌거나 자신 있게 밝혔을 만큼 모두가 읽기에 무리 없이 번역서 특유의(?) 부자연스러움 없이 읽어갈 수 있는 듯 싶다.
그리고 이 책의 뒷면에는 데미안의 해제(解題)가 수록되어 있어서 헤세에 대하여, 그 시대에 대하여, 이 책에 대하여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해제 읽고 데미안 본문을 읽고 다 읽은 후 다시 해제를 읽어보았다 나는.
그렇게 읽어도 좋고 그냥 데미안만 읽고 느껴도 좋고 다 좋겠지.
읽으며 생각했다. 지나온 시절들을.
나는 나를 잘 아는가, 나는 나를 만났는가, 나는 나를 잘 마주하고 있는가, 내 내면을 향한 성찰을 해 왔는가...
또는 나도 그런 프란츠 크로머와 같은 인물을 만난 적 있지 않았던가, 그런 시절을 지나오지 않았던가 하는 생각과 함께 살면서 그리고 생각하면서 마주친 내 삶 속의 베아트리체, 에바 부인, 피스토리우스는 어떤 상황 속의 누구였는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다.
마흔이 넘는 동안 내가 진정한 나 자신을 찾고 내 안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한 세계를 파괴하고 그 밖으로 나오려는 시도나 진지한 성찰을 해 본 적은 있는가 하는 생각도.
깊이와 표현이 다를 뿐, 다들 그렇게 살아가지 않는가 싶다. 때론 사느라 바빠 잊고 살 때도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내 삶이 나를 단정 짓고 나를 규제하기 전에 늘 내가 먼저 나 자신을 돌아보고, 바르게 알고, 그 스스로의 의지와 힘으로 삶을 살아내는 그래서 그렇게 싱클레어가 또 다른 자아 막스 데미안과의 합일을 보여주듯, 내가 나 자신을 발견하고 찾아가는 삶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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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홀의 싱크홀 연구소 와이즈만 환경과학 그림책 8
최영희 지음, 이경국 그림,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감수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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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 집 근처 어느 아파트 인근 주차장이 무너지면서 세워진 차량과 나무들이 땅속으로 빨려 들어갔다는 뉴스를 들었다.

그 주차장을 경계로 바로 옆에는 새 아파트 건설이 한창이었는데 바다를 메운 땅이라 지반이 튼튼하지 못한데 충분한 간격을 두지 않은 채 무리한 공사를 한 것이 원인이라고 무너진 주차장을 가진 아파트의 주민들은 생각했다.

이미 무너지기 이전에도 위험하다며 여러 차례 건의를 했었다는데 공사를 강행하다 땅이 꺼지는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주민들은 꽤 오랫동안 집을 비워둔 채 안전점검을 마칠 때까지 모텔과 여관을 전전하며 지내야 했고 그 곁에 새로 짓던 아파트 공사는 잠정 중단이 되었다.
이런 경우를 싱크홀이라고 부르기는 어렵고 미리 지반을 잘 조사하고 튼튼히 다지지 않은 채 규정을 무시하고 너무 가까이 새 아파트를 지은 잘못이니 인재라고 봐야 할 경우일 수 있으나 어찌 되었건 싱크홀과 같은, 땅이 꺼지고 무너져 내리는 일이 아주 가까이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은 두려움을 자아내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싱크홀이란 이렇게 땅이 가라앉아 생겨난 구덩이를 가리키는 말이다.
조그만 구덩이 정도가 아니고 어떤 경우엔 지름 백 미터가 넘고 깊이 또한 수백 미터에 이르는 싱크홀들이 있다.
땅 속에 생긴 빈 공간이 무너지면서 발생하는 이 싱크홀은 땅 속에 구멍을 낸 경우에 발생하기도 한다.
갱도, 석회동굴 지역, 지층 틈새 등이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면 싱크홀이 생기는 것이다.
땅 속에는 지하수가 지층의 틈새를 메우고 있는데 지하수를 마구 뽑아 써도 싱크홀이 생긴다. 떠받치는 힘이 모자라 그렇게 되는 것.
그 외에, 낡은 하수관에서 새어 나온 물 때문에 지반의 무게가 지나치게 무거워졌을 때도 생기고, 도시 개발로 지반이 불안정할 때도 발생할 수 있다 한다.
닥터 홀의 싱크홀 연구소에서는 이렇게 생기는 싱크홀의 원인과 사례를 사진과 그림을 곁들여 이야기해 준다.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며 그 심각성을 알려주려고 구글 검색을 통해 실제 사진들을 보여주기도 했다.
원인과 해결책을 들려주어 그나마 잔뜩 집어먹은 겁을 좀 내려놓고 마음을 가볍게(?) 할 수도 있다..
광산이 있었던 지역에서는 새 건물을 지기 전에 갱도의 위치를 파악한다든가, 석회암 지대에 시설을 만들 때에는 지하 동굴의 위치와 상태를 파악하고, 낡은 하수관은 제때에 교체, 치하 개발을 할 때는 지하수의 물길과 양을 파악하는 것 등등이 그 해결책이다.
막연히 무시무시하게만 여기고 땅이 꺼질까 걱정했는데 그럴 일이 아니고 이렇게 미리 조사하고 대처하면 막을 수도 있는 일이라니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와이즈만 환경과학 그림책 시리즈 중의 한 권인 이 책은 이 책을 통해 환경문제를 바라보게 해 주고 왜, 어떻게 등의 질문을 던져보게 해 준다. 그리고 우리의 행동을 통해 세상이 바뀔 수 있다는 희망도 갖게 해 주고.
지금 한창 짓고 있는 제2의 롯데월드 이야기도 나눠 보았다. 석천호수 물의 점점 줄어 한강물을 퍼 채워놓았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뉴스를 접할 때마다 걱정이 되더라..​
아이들과 함께 보며 배우고 생각하기 좋은 책. 와이즈만북스의 닥터 홀의 싱크홀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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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책과 연애하다 - 통섭의 책 읽기 경계를 허무는 도서관
안정희 지음 / 알마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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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가 눈에 쏘옥 들어왔다. 손때묻은 책들 위에 빨간 사과 한 알. 그리고 제목 [도서관에서 책과 연애하다].
귀퉁이가 닳은, 낡아 보이는 책에서 묘한 매력이 느껴진다. 탈탈 털고 먼지 닦아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인다.
무슨 책이든 제목과 표지를 눈여겨보는 편이다. 내용만큼이나 표지와 제목에 작가의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으니.
도서관에서 ... 하다. 이 대목은 짙게, 그리고 띄어쓰기를 많이 하여 '책과 연애'(하다)라고 쓰여 있다.
어찌 보면 [도서관에서 연애하다, 책과...]라고 읽어도 좋을 것 같아 보이기도 하는 이 제목을 보며 이 책의 작가는 도서관에서 책과 연애를 했지만 우리는 그리고 또 다른 사람들은 도서관에서 무궁무진한 여러 가지를 할 여지가 있다는 뉘앙스가 풍겨온다.
책과 사과가 동떨어져 보이고 상관없어 보이지만 작가의 의도는 도서관이라는 정형화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경계를 허물고 그 도서관에서 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던 것 아닐까.
나는 도서관에서 뭘 했더라?
나도 도서관에서 연애하고 싶다. 잘 익고 탐스러운 저 사과처럼 매력적인 책들과...
도서관을 가장 많이 들락거렸던 건 부끄럽게도 대학원 졸업하려고 논문 쓸 때가 아니었나 싶다.
난 사실 도서관을 그리 자주 이용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책이 필요하면 서점에 갔고, 도서관엔 필요한 책을 미리 정해놓고서 대출만 받아 집에 가져가 읽었던 기억뿐.
그러다 논문을 쓰려고 보니 정말 많은 자료가 필요했다. 도서관 문턱이 닳도록 다녔는데 가장 많이 갔던 곳은 학교 도서관과 국회도서관.
국회도서관에 가장 많은 자료가 있더라. 넓고 조용하며 없는 책이 없어 보이던 그 국회도서관에서는 나오고 싶지 않을 만큼 많은 자료와 책과 그리고 분위기가 있었다.
뿐만 아니라 구내식당 음식은 또 얼마나 값싸고 맛있던지. 국회의원들은 이 좋은 걸 매일 누리며 살겠구나 하며 배 아파했던 기억이...
비록 논문을 위함이었기 때문에 본질에 충실하느라 그 좋은 도서관에서 다른 걸 못해봐서 아쉽지만 도서관의 매력에 빠져 거기서 아예 살고 싶다고 느꼈던 첫 도서관이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도서관을 도서관답게, 아니 그동안 내가 알던 도서관 답지 않게, 도서관을 이용하게 된 것은 미국에 가서 살 때였다.
'도서관이 뭐 도서관이지 별거 있겠어?' 하며 책 빌려보러 갔었는데 거기서 느낀 감동과 즐거움은 말로 다 할 수가 없다.
나는 미국에 사는 동안 도서관이 제일 좋았다. 일단 넓었다.
'책장 사이사이 책들이 빼곡히 정돈된 한정된 공간. 그리고 대출과 반납을 담당하는 사서.' 이 모습이 도서관이라 생각했던 내 앞에 그곳의 도서관은 자유롭고 쾌적하며 유연하고 즐거운 곳이었다.
책을 읽어주면 아이들과 함께 앉아 듣고, 영화도 보고 각종 장난감과 책과 DVD 등을 매주 빌려 가며 이용했다.
여러 나라 언어로 쓰인 같은 책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었다. 가령 백설공주라면 우리나라 언어로, 영어로, 스페인어로, 일어로.. 표지와 언어가 달라지며 내용은 백설공주지만 나라별로 다른 느낌을 살린 백설공주를 느껴볼 수도 있는 그런 재미. ​
도서관은 그렇게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사람의 이야기가 있으며 사람이 이야기를 만드는 그런 곳인 것.
오직 '정숙' 해야 하고 책만 빌려볼 수 있는 그런 곳이 아니었던 것.
이제 보니 우리나라 도서관도 다양한 서비스를 한다. ​영화도 보고, 강좌 개설도 하고, 책도 읽고, 놀 수도 있고... 나만 몰랐던 거...?
느티나무 도서관 북큐레이터가 들려주는 책과 책 읽기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이 책에서는 책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의 책 읽기를 이야기하고 있다.
읽는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그 가치는 무언지, 집이 아닌 도서관에서의 책 읽기는 무엇이 다른지, 아이와 함께 도서관 활용하는 법, 넘쳐나는 책들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책을 읽을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 통섭의 책 읽기에 대해, 다양한 컬렉션 소개 등을 통해서.
도서관을 다니다 보면 자연스레 알게 되는 것들일 수도 있지만 많고 많은 책과 정보 속에서 우리가 보다 더 가치 있고 유익하게 책 읽기를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해 주어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수 있을 것 같다.
무엇을 읽어야 하는지, 왜 읽어야 하는지, 도서관이 단순히 책 빌려 보는 곳인걸로만 알던 나 같은 사람을 위한 책.
[도서관에서 책과 연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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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꿀 권리 - 어떻게 나 같은 놈한테 책을 주냐고
박영숙 지음 / 알마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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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여름, 아이들 아빠의 유학으로 우리 가족은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갓 돌 지난 딸, 뱃속에 둘째.. 연말이면 그 아이를 낳게 될 거라 유학생인데도 4인 가족의 살림살이가 필요하여 제법 짐이 많았다.
그래서 내 짐을 최소화하다 보니 내가 쓰려고 넣은 건 내 옷가지와 성경책 한 권이 전부.
남편은 학교 가고 어린 딸과 둘이 마주 앉아 하루 이틀 보내다 보니 놀이터에 나가고 물려받은 장난감으로 노는 것만으로는 뭔가 한참 부족한 기분.
그렇다. 책이 없었다. 우리가 읽을 책이 없더라. 한국에서 가져온 아이 읽어줄 그림책 몇 권이 전부여서 읽고 또 읽고..
나도 뭔가 읽고 싶은데 오직 성경책뿐이라 성경책만 읽고 또 읽고...
그 얘길 들은 옆집 살던 우리보다 먼저 유학 온 한국인 유학생 가정에서 한국어로 된 책들을 빌려주셨다. 뿐만 아니라 시카고 대학에 가면 한국어로 된 책들이 많다며 대시 빌려 주기도 하셨다. 그 책들이 내게 얼마나 위로가 되었던지.
외국에 살며 도서관이나 서점을 지나다 우리말로 된 책을 만나면 얼마나 기쁘고 자랑스러운지 모른다.
그러고 보니 대학 때 자취할 때도 그랬던 기억이 있다. 자취생이라 내 방엔 공부할 때 필요한 책들만 있었다.
전공이 음악이라 자취방에 그랜드 피아노에 오디오 시스템에 ... 없는 것 없이 부모님께서 마련해 주셨는데 함부로 쓰고 사는 게 죄송스러워 꼭 필요한 것만 가지고 최소한으로 살았다.
서울 생활에 익숙해지고 모든 것이 내 몸에 맞는 기분이 들 때에야 책을 못 읽고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학생이었으니 늘 책을 읽지만 읽으라고 하여 읽는 책 말고 내가 골라 책을 읽고 싶었던..) 책방을 찾아다녔다.
헌책방에서 사서 보고 도서관이나 책 대여점에서 꼬박꼬박 빌려 보고.. 이사를 한 후에도 집 근처에 새로운 도서관이 생겨 매일 그곳에 들르는 재미로 살았던 날들.
책은 외롭고 고단하고 무료하고 무지했던 내 일상에 큰 위로와 힘이 되어 주었다.
주로 빌려 볼 때가 많아 독서기록장을 쓰게 된 것도 그때부터였다. 독서기록장이라는 게 거창한 게 아니고 예쁜 다이어리를 구입하여 책을 읽다 밑줄 긋고 싶은 구절이 나오거나 마음에 와 닿거나 꼭 기억하고 싶은 구절이 보이면 베껴 적어 놓는 용도였다.
이렇게 나름의 책에 대한 애정이 있었음에도, 그리고 도서관을 무척 좋아했음에도 나는 도서관에 대해 너무 무지했던 것 같다.
그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면서야 알았다.
느티나무 도서관. 이름도 참으로 정겹다. 느티나무라니 무엇을 지향하는 곳인지에 대해서도 마구 전해져오는 기분이 들었다.
나어릴 적 동네에도 있었다. 그 나무 아래 평상엔 늘 사람들이 앉아 쉬기도 하고 굳이 약속을 따로 정하지 않아도 저절로 모여드는 그런 장소 아니었던가.
그런 도서관이 이 책에 있다. 그리고 내가 미처 생각하거나 고려하거나 배려하지 못 했던 세상도 함께 있었다.
처음엔 꿈꿀 권리라는 제목을 두고 책 속에 길이 있다..는 뻔한 이야기를 하려는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읽어가다 나중엔 크게 감동을 받아 자꾸만 눈앞이 뿌옇게 흐려지는...
나는 학교를 세우는 꿈을 꾸었더랬다. 바른 교육이 중요하고 뜻깊은 일이라는 생각에 학교를 세우고 싶었던 젊은 시절의 호기로운 꿈.
내게 그런 꿈이 있었다는 것마저 잊고 살다 꿈꿀 권리를 읽으며 느티나무 도서관장님이라는 저자를 존경하게 되었다. ​
누가 꿈의 크기를 정할 수 있을까.
우리 앞의 삶이 결코 녹록지 않으나 이렇게 배려하는 곳이 많아지고 차별 없는 책 읽기가 있다면 꿈꿀 권리뿐 아니라 그 꿈을 실현할 날도 머지않다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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