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영어 공부 - 태어나서 처음 하는
이혜영 지음 / DSL(뜨인돌)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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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지 6개월쯤 되니까 내가 하는 말을 알아듣고 8개월쯤 되니까 단어로 말하기 시작하고 돌 되기 전에 문장으로도 말하더라."고 어머니께서 말씀해 주셨다.

그러니까 태어나 반년만에 말귀를 알아듣고 돌 되기 전에 문장으로도 말한 놀라운 사람이 바로 "나"라는 사실.

증거도 증인도 있으니 딴지 걸기 없기다.

요즘 같았으면 "세상에 이런 일이"에도 출연하고, "스타킹"에도 나가고, 인터넷 기사로라도 한 줄 오르고 울 부모님이 SNS에도 마구 올려서 내가 영재라고 소문이 나며 유명인이 되었을지도 모르는데.... 흠... 그 정도는 아닌가? ^^;

암튼 나는 남들보다 말이 아주 빨랐고, 다른 발달과정도 상당히 빨랐었다.

지금은 그렇게 빨랐던 아이도 이렇게 평범하게 산다는 걸 온몸과 내 평생으로 증명하며 살고 있을 따름이지만...

어릴때 발달과정이 남들보다 빠른건 키우는 사람에겐 편리한 일이겠고, 그대로 잘 키우면 더 좋은 효과를 낼 지도 모르나 내버려두면 나처럼(?) 된다. -_-+

나는 그렇게 특히 말이 빨랐는데 읽고 쓰고 말하는 걸 좋아해서 그랬는지 아님 정말 소질이 있었는지 학교를 다니는 동안에도 가장 즐겁고 쉽게 했던 과목이 국어와 영어 그리고 제2외국어로 배웠던 프랑스어였다.

잘했냐면? 글쎄... 뭐 적어도 성적은 곧잘 나왔다. 특히 국어나 프랑스어는 학력고사에서도 만점에 가까웠거나 프랑스어는 만점이었고 (몇 문제 안되고 쉬웠기 땜에 자랑할만한 일은 아닌..) 대학때도 프랑스어는 계속 A+였다. 영어도 중고등학교 다니던 시절, 단어시험을 보면 항상 만점이었고, 듣기평가를 해도 만점을 주로 받았고 그럭저럭 잘 따라갔었다. 대학, 대학원 졸업할때까지 영어는 계속 따라다녔는데 패스할 만큼씩(만)은 했던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영어를 못하고 프랑스어도 할 줄 모른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ㅠㅠ

심지어 영어는 내가 미국에서 살다 왔음에도 불구하고 잘 할 줄 모른다. 믿을 수 없지만 명백한 사실이다. 믿고 싶지도 않지만 어엿한 사실이다.

언어에 소질있는 사람인줄 알았는데, 학교 다닐때 시험도 잘 치렀고 점수도 좋았는데 그거랑 내 영어랑은 완벽하게 별개더라는 슬프고 황당한 사실.

도대체 내 영어는 무엇이 문제인걸까? 어쨌거나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는 게 가장 큰 문제고 나는 바보인가 보다 하는 결론을 내리며 영어는 뒷전으로..

그럴수록 더 열심히 문제점을 파악하여 노력했어야 했는데 내 능력이나 소질과는 상관없이 워낙 공부를 좋아하지 않았던 나는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 같은 책만 골라 읽으며 요행을 바라왔던 듯 싶다. 지름길은 없다고 나 스스로도 말해왔으나 정작 중요한 공부, 진짜 영어 공부는 해 본 적이 없더라는 것. 특히 외우는 거 싫어하고 생각하는 것도 싫어하다보니 저절로 될 리가 없는 언어는 내 삶 속에서 머릿속에만 묵직하게 자리한 채로 늘 제자리. 전혀 안 하는 게 아닌데도 진전이 없는채로, 자신없는채로, 그저 막연한 느낌으로, 밑빠진 독에 물 붓는 느낌으로만 그렇게 되어버린 것이다.

태어나서 처음 하는 진짜 영어 공부.는 블로그 이웃이기도 한 레몬쌤의 책이다.

"태어나서" "처음" "하는" "진짜" "영어" "공부". 아아 한마디 한마디가 엄청 찔린다.

맞다. 나는 영어를 제대로 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 하면서 읽었다.

사실은 블로그를 통해서도 봐 왔기 때문에 책은 익숙했다. 그래서 더 찔렸다. 누구는 이렇게 친절하게 방법까지 다 알려줘가며 영어 하나도 아니고 무려 73개의 언어를 공부하고 있는데 나는 와아 이런 분도 있구나, 이렇게 하면 정말 영어가 되겠는걸~ 하면서 내내 구경만 해 왔던 것이다.

그렇다. 우리집 책장을 보면 영어를 어떻게 공부하면 좋을지 알려주는 책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그 중에 한권이라도 제대로 붙들고 했다면 지금과는 다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그러니까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관건은 내가 레몬쌤 따라 할 것이냐 또 흐지부지 하고 말 것이냐에 달린 것이다.

다만 이 책은 좀 다르다. 뒤에 트레이닝 북도 같이 있는데 본책도 트레이닝 북도 얼마나 열심히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이렇게만 하면 된다, 몇개월만 하면 귀가 뚫리고 입이 열린다, 이것만 알면 응용이 된다.. 이런 것이 없다. 진짜로 영어를 공부로, 공부답게 하는 방법을 말하고 있다. 레몬쌤은 공부를 좋아하는 분이라는 생각도 했다. 내가 과연 그 길고 긴 터널을 지나갈 끈기가 있는가 하는 생각마저 해봤다. ​마침(?) 시기가 좋다. 새해를 맞이했으니 또다시 영어를 시작하기에 적합하달까. ㅋ 이젠 정말 하면 되는것이다. 레몬쌤 따라 사전에 색칠해가며, 손가락에 굳은 살이 박히도록 쓰고 또 써 가며 말이다.

레몬쌤은 글을 참 재미있고 끄덕끄덕하게 잘 쓰시는 분이라 책 읽기가 참 쉽다. 영어도 그렇게 수월하게 되는거라면 얼마나 좋을꼬...

트레이닝북에는 사전을 펼쳐 단어를 공부하는 법 부터 나와 있다. ​ 단어장을 만들어 쓰는 방법도 알려준다. 전치사와 시제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고 있고, 조동사, 불규칙 동사도 정리되어 있다. 문장 해석 순서와 문장의 형식, 각 동사와 그리고 부사, 숙어가 정리되어 있다. 본책에서 소개하는 영어책을 읽기 위한 단어들도 있고..

영어를 그동안 해 오면서도 가장 골치아프고 외우기 싫어서 미뤄두고 안 하고 넘어가던 것들만 어쩌면 이렇게 골라서 적혀 있는지 트레이닝 북을 보면서 내가 영어를 왜 못하고 있는지 알 수 밖에 없었다. 이제 나한테 달렸다. 할 것이냐 말 것이냐 ...

레몬쌤은 이렇게 책을 끝맺는다.

<그래도 시간을 들여서 제대로 공부해야 해요. 그게 제일 빠르고 쉬운 길이에요. 공짜 영어는 없답니다. 대신 헛된 공부도 없다는 걸 명심하세요!​> 옳은 말씀이다. 해보자, 진짜 영어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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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하는 성질 죽이기 - 행복하고 싶으면 분노를 조절하라!
로널드 T.포터 에프론 지음, 전승로 옮김 / 다연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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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읽는 순간 잠시 망설였다. 읽어볼까 아님 말까.

읽어볼까 하고 생각했던 건 "내 얘기잖아." 하는 생각에서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지 말까 했던 건 내 마음의 조절 문제라고 여겼기 때문에 읽어보기까지 할 필요가 있겠나 싶어서였다.

하지만 결국 읽었고 결과적으로는 읽기를 잘했다 싶기도 하고... 또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읽기를 잘했다고 생각한 것은 분노와 화, 그리고 욱하는 성질에 대해 두루 잘 알게 되어서 왜 욱하고, 어떻게 욱하는지 그리고 그걸 어떻게 조절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지식이 생겼기 때문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기를 잘 한 게 아니었다고 느끼는 것은 내가 여전히 욱하는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는 것과 실천에 옮기는 것은 별개의 문제인...

그래도 문제를 파악하고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고 볼 수 있으니 그래, 읽기를 잘했다. 이 책은 분명 도움이 된다!

성격이 좋다는 말을 많이 듣고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내 스스로 그렇지 못하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바로 욱하는 성질 때문이 아닌가 싶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었지만 어느 순간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밖으로 분출이 될때면 내가 아닌 딴 사람이 되어 버린 듯이 변하기도 하고 심지어 이성을 잃어 순간적인 기억마저 상실이 되질 않나, 또는 분노의 순간을 기억하고는 있으나 부분적으로 폭발하는 모습도 많았다. 그리고 그게 심화(?)된 것은 결혼 후 아이를 낳고 키우는 과정 속에서다.

그 이전까지는 익숙한 사회 속에 속해 있었고 어느 정도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생겼으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주 욱할 일이 발생하지 않았었는데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며 살아가다보니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들을 만나게 되고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과 내 힘에 부치고 내 역량 밖의 일들을 만나면서 결국은 내 밑바닥까지 드러나 보이게 되는 일들이 생기더라.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 속에서 성격이 왜 이러하며, 그렇게 무서운 사람이었냐는 말을 이젠 심지어 자주(!) 들으며 살게 되니 나중엔 죄책감까지 갖게 되었다. 고치고 싶은데 되풀이 되는 상황 속에서 허우적 거리게 되고 나만 보며 자라난 아이들이 은연중에 나를 닮아가게 될까봐 걱정도 되고 내가 이런 사람으로 굳어져 가는 것도 답답한 노릇이었다.

내가 겨우 이런 사람이었나, 왜 내 마음인데 조절을 못하나 하고만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단순히 내 마음 하나만 고쳐 먹고 참으면 되는 식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책에서는 그렇게 욱하는 성질, 분노를 밖으로 분출하는 것에 대해 이 책에서는 꽤 다양하게 바라보고 분석해 주고 있다.

욱하는 성질도 종류가 다양하더라는 사실. 그래서 읽다보면 욱하는 이유에도 다 다른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내가 어떤 경우에 해당이 되는지를 알 수 있다. 그말은 즉 내가 어떻게 해야 그 성질을 고칠 수 있는지에 대해 알게 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리고 저마다 자신의 성질을 알고 분노를 조절하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일이다. 사회는 자기 혼자 살아가는 세상도 아니며 욱하는 성질이 단순히 화를 밖으로 표출하는 성질 못된 사람의 ​개인적인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고 일어나면 들려오는 무시무시한 뉴스들에 어쩌다 세상이 이렇게 되었나 싶을 때가 요즘들어 훨씬 많아졌다. ​

범죄의 유형과 이유는 역시 제각각이지만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일어난 범죄도 의외로 많음을 본다.

따라서 분노를 조절하는 것은 중요하다. 자기 자신의 평화로운 삶을 위해서는 물론이요, 타인과 더불어 안전하고 조화롭게 살기 위해서도 그러하다.

이 책에서는 분노란 무엇인가, 무엇이 분노를 만드는가를 먼저 알아보고 각기 다른 이유의 분노를 유형별로 예를 들어가며 설명해준다. 그리고 그 유형별 분노를 예방하는 방법에 대한 설명도 함께 있다.

체크 리스트도 있어서 읽는 독자들은 자신이 어떤 유형인지 알아볼 수 있고 분노를 일으키는 순간을 모면하거나 그것에서 벗어나 조절할 수 있는 법도 배울 수 있다. "그냥 원래 성격이 그래." 하고 치부하고 넘어갈 일이 아니고 자신의 일이든 주변인의 성질이든 개선이 가능하다고 하니 노력해서 개선해야 할 필요를 느낀다.

돌발성 분노, 잠재적 분노, 생존성 분노, 체념성 분노, 수치심에서 비롯된 분노, 버림받음에서 비롯된 분노 등으로 구분하여 실례를 들어 이야기해 주고 있어서 읽다보면 '이게 내 얘기구나, 혹은 누구누구의 얘기구나. 그렇다면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하는 것들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욱하는 성질은 막을 수 있는 것이라는 것. 그런 습관을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것. 그것을 위해 분노를 조절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고 필요하다면 전문가나 주변인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 반드시 고쳐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 나와 그리고 사회를 위해서도 그래야 한다는 것이다.

노력해서 나도 올해부터는 다른 사람이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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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아일랜드 영국
정유선 지음 / 뮤진트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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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여름, 유럽으로 여행을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오랜시간 날아간 끝에 다다른 곳은 독일의 뮌헨. 하지만 거긴 런던으로 가기 위한 경유지였을 뿐, 우리는 공항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고 곧장 영국의 히드로 공항으로 가기 위한 비행기를 기다렸었다.

히드로 공항은 대단히 붐비는 바쁜 공항이었고 날씨와 교통(항공상황, 활주로 상황)을 고려하여 예정보다 훨씬 늦게 비행기에 올라야 했다. 그 뿐 아니라 런던에 도착해서도 활주로가 붐비는 관계로 영국 상공을 다섯번도 넘게 선회한 후에야 착륙 허가를 받고 간신히 땅에 발을 디딜 수 있었다.

해가 지기 전에 숙소에 도착할 수 있을거라 기대했는데 비행기에서 해가 지는 것을 본 후에야 내릴 수 있었고 8월에 느낀 런던의 첫 느낌은 "대단히 스산하며 춥다"는 것이었다.

영국은 그렇게 우리에게 많은 기다림의 시간을 준 끝에 얼굴을 보여주었는데 그만큼의 기대감도 증폭시켜 주었더랬다.

기다려야 했던 많은 시간동안 나는 내가 아는 영국에 대해, 그러니까 영국에 대해 내가 아는 것 모두를 떠올려 보았는데 한번도 가 보지 못한 나라였음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내가 영국에 대해 아는(?) 것이 아주 많더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많은 것 중에 문학작품과 작가가 다수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문학과 예술의 힘은 그래서 참 크고 놀라운 것이 아닌가 싶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에 대해 그 나라를 가 보지 않고도 이해하고 느껴볼 수 있게 해 주는 힘을 갖고 있으니.

그 나라에 대한 인상이기도 하고 소개가 되어주기도 하고 때로는 정신에 영향을 미쳐 보이지 않는 힘으로 지배하는 영향력까지 갖는 것이니.

그러나 나의 영국 여행은 달랑 하루였다. 애초에 유럽의 6개국을 오가는 날까지 포함하여 12일에 다닌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일인거지. 영국에서 박물관 한군데만 12일을 보라고 해도 시간이 모자랄 것 같은 아쉬움이 가득한데 어쩔도리가 없었다.

다만 우리의 여행 콘셉트는 "종교개혁지 성지순례"였기 때문에 그 주제에 충실하게 다녔다.

그러면서 느끼길 다른 주제를 가지고 찾으면 또 다른 재미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겠구나 싶었다. 문학이나 음악, 미술 등의 다양한 콘셉트를 가지고 말이다. 그땐 많은 나라를 훑는 듯한 여행이 아니라 한군데를 가더라도 보다 더 깊이있게 보고 느낄 수 있을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이 책의 작가는 그걸 실행에 옮겼다. 그런데 어린 딸아이와 함께였다.

홀로 배낭여행을 떠나거나 홀로 어떤 컨셉트를 가지고 하는 여행이었다면 보다 쉬웠(?)으련만 여섯살 아이와 함께 아일랜드와 영국의 한달여, 동화와 동화작가들을 쫓아 떠난 여행이라니 그 여정이 만만하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도전이 만만치 않아 쉽게 누구나 할 수 없으면서도 다들 한번쯤은 꿈꿔보는 일. 게다가 여행 마지막 일정에는 저자의 친정 어머니와도 동행을 하여 3대가 함께 여행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참 부러웠다.

아일랜드에서 시작하여 스코틀랜드 그리고 잉글랜드를 돌며 오스카 와일드, 조너선 스위프트, 제임스 조이스, 예이츠, 로버트 스티븐슨, 조앤 K. 롤링, 제임스 매튜 베리, 월터 스콧, 루이스 캐럴, 하워드 파일, 셰익스피어 등등 그들의 작품과 그들을 만나는 여정.

책을 읽어가며 나도 다시금 어린시절 접했던 그들의 작품과 동화를 떠올릴 수 있었다. 저자의 어린 딸은 그 동화를 직접 만나는 시간을 보냈을테고, 저자는 자신의 유년시절을 만났을 것 같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유년시절의 재경험이기도 하다. 잊고 있었던 시절을 아이를 매개로 다시 기억하며 아이에게는 한층 더 나아진 새로운 세계로 인도해주는 엄마로서의 역할과 경험은 의미있고 행복한 일이다. 생각만큼 간단하고 낭만적이기만 한 일은 아니지만. ​

그리고 시간과 노력, 그리고 돈을 들여 여행을 하였으니 꼭 뭔가를 배워야만 하고 그러기엔 아이가 너무 어린거 아닌가 하는 계산이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책을 다 읽어갈 즈음 해보았다. 비록 아이가 어른만큼, 그 여행에 들인 비용만큼의 결과를 얻지 않을지라도 함께 하는 그 시간의 귀함, 그 자체의 중요함이 더 크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실 나는 아이들이 어리면 어차피 다 잊어버릴텐데 하는 계산과 어린 아이와의 동행이 가져다 줄 불편을 더 크게 생각하느라 여태 아무것도 못해왔으니... ​

삽입된 사진들을 통해 엿보는 그곳, 그리고 저자가 인상깊게 여겨 인용한 작품 속 글귀들이 나도 또한 좋아서 베껴적어 놓았던 부분들과 같아 반가운 마음도 가져보며 읽었다.

길을 잃은 앨리스가 나무 위에 있는 체샤 고양이를 보며 물었다.

"내가 여기서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 말해줄래?"

"네가 어디로 가고 싶은지에 달려 있지."

"어디든 별로 상관없는데..."

"그렇다면 어느 쪽으로 가든 무슨 문제가 되겠어."

우리 삶도 그렇지 싶다.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는 어디로 가고 싶은지에 달려 있다. 그리고 걸을만치 걷다보면 어디든 가서 닿기 마련이다...

​여행 중 어디가 가장 좋았냐는 엄마인 저자의 질문에 저자의 딸은 "오늘이 가장 좋았어." 라고 했다고 한다.

오늘을 가장 좋게 여기며 살아가는 지혜가 나에게도 필요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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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알파벳 콜렉터 4 - C-1편 : 신데렐라 판타지 알파벳 콜렉터 4
송경민 기획, 크리트리 지음 글.그림 / 겜툰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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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만화, 학습동화가 많이 나온다. 사실 나는 만화면 만화, 학습이면 학습이 좋지 학습만화, 학습동화는 썩 기대를 갖지 않는 편이다.

재미가 없거나 공부가 안되거나 그렇더라는... 물론 재미도 있고 공부도 되는 책도 있다. 그 질의 차이가 있겠으나.

만화든 책이든 읽는 독자에게는 어떤식으로든 영향을 주기 마련이고 어떤 종류로든 학습이 되므로 또한 어떤 책을 읽느냐 하는 것은 중요하다. 특히 만화처럼 쉽게 읽히고 기본적인 재미를 보장할 수 있는 책일 경우엔 손쉽게 손이 가고 읽게 되는 만큼 내용이 좋으면 더 좋지 싶다.

나는 특별히 만화니까 읽으면 안된다고 하는 엄마는 아닌데 그렇다고는 해도 아이들이 늘 만화만 읽고 있다면 달갑지만은 않을 것 같다. 그러므로 되풀이해서 자꾸 보고 있어도 내용이 해롭지 않으면서 거기에 학습 효과까지 있다면 그나마 안심이 될 것 같다.

판타지 알파벳 콜렉터는 학습만화다. 학습만화이고, 영어단어 학습 만화이다.

내용은 기존의 세계명작의 주인공과 줄거리를 잘 믹스하여 녹여낸 그런 내용이랄까. 그리고 그 세계명작과 관계없이 늘 등장하는 손오공이라는 이야기를 끌고 가는 중심 캐릭터가 이 시리즈에 늘 나온다.

4권은 신데렐라 이야기를 빌어 거기에 영어 단어들 (4권에서는 C로 시작되는 단어)을 익힐 수 있게 되어 있는데 손오공과 신데렐라라니 싶지만 뭐 만화니까 불가능은 없다.

판타지 알파벳 콜렉터 4권은 본책 한권과 단어카드 그리고 알파벳 브로마이드로 구성되어 있다.

4권에서는 C로 시작하는 단어들을 다루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1권부터 3권까지 읽지 않았어도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는다거나 하는 문제는 전혀 없다.

1권은 A로. 2권과 3권은 B로 시작하는 단어로 이야기가 이뤄진다.

우리집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건 책의 이야기도 물론이지만 특히 단어 카드로 하는 게임과 그 게임을 통해 카드 따 먹기다. 카드 게임을 통해 단어를 익히게 되기도 하고 그 카드는 본책의 내용 중에도 언급이 되었던 것들이라 반복학습의 효과도 있다. 그러나 우리집 애들은 영어 단어를 익히기 위해서 보다는 그 카드로 할 수 있는 다양한 다른 게임들을 더 많이 한다.

그래도 그러면서 자꾸만 보게 되니까 저절로 눈에 익어 알게 되기는 하더라는. 거의 매일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그 카드를 가지고 노는데도 닳지 않을만큼 단단하게 잘 만들어져 있다.

책 읽으며 잘 연계하여 익힐 수만 있다면 교과부지정 초등영단어로 구성되어 있으니 단어를 의미와 함께 잘 알게 될 거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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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암송하는 말씀 캘린더 365 - 말씀이 쏙쏙, 영어실력도 쑥쑥!
더드림주니어 편집부 엮음, 이은경 그림 / 더드림주니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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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영화 엑소더스를 보았다. 보고 난 소감을 써 보자면 내가 감독의 의도를 알 수는 없으나 본인이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만 보여줬거나 그게 아니라면 본인은 성경 말씀을 믿되, 믿지 않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출애굽 사건을 두고 과학적으로 설명을 해 보고자 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가령, 성경에서는 모세가 지팡이를 뱀으로 바꾸었거나 지팡이를 강에 갖다 댔더니 강이 피로 변했다든가 십계명이 적힌 돌판에는 하나님께서 직접 말씀으로 새기신 것으로 되어 있는 반면 영화 속에서는 지팡이가 뱀으로 변하는 마술 같은 이야기는 빼 버렸다거나 지팡이를 강물에 갖다 댔더니 갑자기 물이 피로 변한 것이 아니라 악어떼의 공격으로 강이 피로 물들게 되었다는 식의 상상력을 동원하여 그럴듯한 근거를 대고자 노력한 모습이 보였던 것이다. 십계명이 새겨진 돌판 역시 모세가 영감을 받아 직접 새기는 장면으로 나오고.

영화가 잘 되었나 못 되었나를 이야기하려는 것도 아니고, 성경 말씀대로 만들지 않아서 실망스럽더라는 이야기도 아니다.

다만 나는 성경을 증명해 보이려는 노력들이 가끔 하릴없게 여겨질 때가 있다. 그것이 과학적이든 비과학적이든 하나님의 말씀은 그냥 그 말씀 자체에 힘이 있고 그 오랜 시간을 뛰어넘고 초월하여 오늘을 살고 있는 내게 살아 역사하심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동안 마음이 힘들고 괴로움 속에 낙심과 절망이 가득했을 때 그 시간들을 견뎌보려고 성경을 펼쳐 읽으며 베껴 쓰기를 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턴가 마음에 평화가 찾아오고 평안해졌다. 그 어떤 이야기보다 평안과 위로가 되어 주는 말씀이 하나님 말씀이었음을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어 감사했다. ​

크리스천들은 기도를 많이 한다. 주로 간구하는 기도를 많이 하지 않나 싶다. 주로 자신의 소망하는 바를 열심히 구한다. 그러고는 하나님이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으신다고 하기도 한다. 아직 때가 아니거나 하나님께서 원하지 않으시는 모양이라며, 혹은 자신이 덜 열심히 기도한 모양이라며...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왜 하나님께 일방적으로 구하기만 하고 하나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들으려 하지 않는가 싶을 때가 많다. 하나님께서는 시공을 초월한 하나님의 말씀을 이미 성경을 통해 하고 계신다. 옛날 옛날에 지어낸 이야기로써 가 아니고 지금도 내게 주시는 말씀인 것이다. 내 삶에 적용이 될 만한 이야기를 굳이 아는 성경 속에서 찾아 이해하는 거 아니냐고 말한다면 또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 그것과 그것은 전혀 다른데, 어쨌든 내가 내 상황에 걸맞은 말씀을 찾아내서 적용하고 감동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께서 내 삶 속에 여전히 실재하며 말씀하고 계시는 것이다.

그렇게 말씀은 중요하며 그것을 가까이하고 게다가 암송까지 할 수 있다면 몇 배로 더 좋을 일이다.

영어로 암송하는 말씀 365는 365일 매일매일 말씀을 한 구절씩 읽고 암송해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책상머리에 놓고 매일 넘겨가며 보기에 딱 좋다. 컬러로 된 삽화도 예쁘고 큼직한 활자도 눈에 잘 들어온다.

영어는 NLT (New Living Translation)를 사용하고 있다. 내가 아이들과 막상 암송해 보려니 아아 쉽지 않았다.

우리말로도 매일 한 구절씩 암송하는 게 간단치 않은 일인데 하물며 영어로까지 외우려니 오며 가며 읽는 데만도 바쁘더라..

그러나 때때로 성경은 오히려 영어가 우리말보다 이해하기 빠를 때가 꽤 많다. 우리말로 옮겨진 성경은 아무리 새번역, 개역개정판이라 해도 의미가 얼핏 다가오지 않을 때가 있더라는 사실.. 나만..?? --;; 그럴 때 영어로 읽어보면 훨씬 의미가 선명해질 때가 있다.

새해에는 하루 한 장씩 넘겨가며 아이들과 함께 열심히 읽고 마음에 새겨볼 작정이다. 마음에 새기다 보면 내 삶이 진짜 크리스천답게 변하고 세상에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사람이 되는 날도 오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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