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선 영단어 : 전치사 편 - 영어의 완성은 전치사 입니다 최우선 영어 단어 시리즈
김정호 지음 / 바른영어사(주)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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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말을 하다보면 이럴 땐 어떤 전치사를 넣어야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제대로 전달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뭐 사실은 거의 늘 그렇다. 나만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닐거라는 짐작에 아이들에게 같이 보자고 할 생각으로 보게 된 책이 이 책이다. "최우선 영단어: 전치사 편". 1편은 핵심동사, 그리고 2편이 이 전치사 편이라고 한다. 이 책에는 가장 먼저 알아야 할 52개의 전치사가 나와 있다. abc 순으로 되어 있어서 사전처럼 찾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실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700여개의 전치사 관용어구를 싣고 있다. 익숙해질때까지 익혀두면 영어를 공부할 때 도움이 되겠다. 또한 회화와 독해 모두에 쓰이는 900여개의 예문이 제시되어 있다. 어떤 식으로 쓰이고 해석되는지, 영어로 표현할 땐 어떻게 하는지 등을 공부하게 해 준다. 잘 모르겠다 싶을 땐 각 전치사와 동사구 및 관용구에 대한 해설이 바른영어훈련소 홈페이지에 올려져 있으니 도움이 될 것이다. 유튜브 채널도 있고 MP3도 제공해준다. 마땅한 교재가 없어서 영어를 못 배웠다고는 말할 수 없겠다. 어떤 영어책은 설명이 아주 많은데 이 책은 전치사, 관용어, 예문만을 주르륵 싣고 있어서 열심히 그리고 자주 들여다보고 익히고 외우기에 적합할 것 같다. 군더더기가 없다. 사전 찾듯 필요한 것을 찾고 평소에는 처음부터 읽어가며 외우고 예문 읽으며 자연스럽게 익히기를 되풀이하는 게 이 책을 잘 활용하는 방법일 듯 싶다. 잘 모르겠다면 해설 강의를 찾아보면서 말이다. 영어든 아니면 다른 어떤 언어든 배우려면 노력이 필요하고 시간이 걸리지만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으면 더디더라도 도움이 될 것인데 아이들 그림책이라도 만만해 보인다고 집어 들었다가 큰코다칠 때가 있다. 단어를 다 아는 것 같은데 왜 해석이 안돼? 싶을 때가 있는 것이다. 아이들 책이라 문장이 대단히 긴 것도 아니고 어려운 단어를 쓰거나 자주 쓰지 않는 말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전치사에서 걸리거나 관용어구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러는 경우가 있다. 우리말도 아닌데 모르는 게 당연하다. 이 사람들은 이 단어를 이런식으로도 사용하고 저런식으로도 사용하며 어떤 동사와 함께 나오느냐에 따라 각각 다른 의미를 갖게 되는것이구나 하며 익혀두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말도 옹알이 과정을 거치고 숱하게 틀려가면서 배웠듯이 영어도 그냥 그렇게 해 가면 되는 것. 내가 얼마나 긴 세월 영어를 배웠는데 아직도 입을 못 떼나? 하고 자책할 것이 아닌 것이 따지고 보면 영어를 그다지 많이 접한 게 아닐수도 있더라는 이야기. morning이 쉬워서 우리가 다 알고 있는 게 아니라 그저 많이 접해서 알게 되고 아니까 쉽다고 느끼는 것일 뿐. 다른 말도 그만큼 많이 들어야 알게 되고 쉽다고 느끼게 될 것이므로 영어를 하고 싶다면 수시로 책을 읽고 영어를 접하고 이런 책의 도움을 받아가며 공부해야 할 것 같다. 이건 사실 내게 내가 하는 조언이자 다짐 같은 거랄까. 작년 어느 주일날, 교회에 갔더니 여행객이라는 미국인 청년이 예배를 드리겠다며 찾아왔던 적이 있다. 하고 싶은 말이 가득하고 단어들이 두서없이 떠올랐으나 통 안쓰던 영어를 하려니 이 단어들을 죄다 어떻게 연결해줘야 좋을지 모르겠더라는 사실. 다들 내가 미국에서 살다 왔으니 그 청년과 영어로 대화를 해 주길 내심 기대하며 나만 바라보고 있었는데 말이다. 영어를 공부하겠다는 계획은 늘 연초에만 세우고 영어와는 담을 쌓고 살았더니 그저 당황스러울 따름이었다. 이제 자꾸 미루지 말고 아이들 공부할 때 나도 함께 책이라도 읽으며 잊지 않고 쓸 수 있도록 들여다봐야겠다. 전치사를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면 영어가 한층 수월해지지 않을까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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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수록 머리가 좋아지는 법 - 중년 이후 뇌기능에 대한 반전
이호선 지음 / 홍성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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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가기 위해 고향을 떠나 오면서 낯선 타향살이 하느라 처음엔 힘이 들었다. 낯선 곳, 낯선 사람들, 낯선 생활 속에서도 가장 힘들었던 건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으니 사람이 그렇게나 많은데도 나 혼자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다니다보니 길가에 홀로 앉아 계신 노인분들이 눈에 들어왔다. 온종일 같은 자리에 우두커니 앉아 계시던 그분들은 볕이 잘 드는 자리로 조금씩 옮겨 앉는 것 이외에는 움직임도 없고 말씀도 없이 온종일, 그렇게 매일 길가에 앉아계셨다. 노인이 되는 게 문득 두려워졌었다. 그분들을 위해 뭘 해 드려야 좋을지도 알 수가 없었고. 하루는 친구와 함께 종로를 걷다가 공원이 있어서 들어갔는데 공원에 들어서자마자 너무나 많은 할아버지들만 계셔서 뒷걸음 쳐 나온 적이 있다. 세상에 태어나 그렇게 많은 할아버지는 처음 본 듯. 그렇다, 거긴 탑골공원이었다. 그래도 그분들은 말동무할 친구들을 그곳에서 만날 수도 있고 장기라도 같이 두며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 동네 좁은 골목길에 하루종일 앉아서 보내시던 분들보다는 좋을 것 같았다. 나이를 먹을수록 친구도 중요하고 신체적 활동도 중요하고 규칙적인 생활도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요즈음은 어르신들의 겉모습만으로는 연세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정하고 활동적이며 멋있는 분들도 많으신 것 같다. 이미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셨고 은퇴도 하신 분들이지만 새로운 것을 배우고 도전하고 시도하고 열심히 다니며 활기차게 살고 계시는 분들이 많으시더라는 것. 그 활동들 덕분에 더 젊어지시는 것 같기도 했는데 정작 나는 그분들만 못하니 내가 더 노인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어쨌든 나는 노인의, 노년의 삶과 건강에 관심이 상당히 많은데 그래서 읽는 책들도, 하는 활동들도 사실은 노년을 대비한 것에 촛점이 맞춰져 있을 때가 많다. "나이 들수록 머리가 좋아지는 법" 이 책은 제목이 나를 끌어당겼다. 머리가 좋아지는 법? 게다가 나이가 들수록? 궁금해서 읽게 되었다. 나이를 먹으면 지금보다 더 나빠질 것만 많을 거라 생각했는데 더 좋아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생각하며. 이 책은 4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1장에서는 액티브 시니어에 대해 이야기 한다. 노인에 대한 보고서를 읽는 느낌이 들었다. 2장에서는 뇌가 늙으면 생기는 일들에 대해 이야기 해 주고 있다. 기억력, 건망증, 설단현상 같은 것들. 그리고 3장에서는 뇌의 신경가소성을 이야기한다. 여기서 그릿 지수라는 것이 나오는데 그릿이란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일을 끝까지 해내는 능력, 열정적 끈기를 말한다.(p.127) 탈러와 코발(Thaler & Koval, 2015)은 그릿을 근성(Guts), 회복탄력성(Resilience), 진취성(Initiative), 끈기(Tenacity)의 앞 글자를 따 설명하였다.(p.129) 마지막 4장에서 노년 인지 혁명이라는 제목으로 나이 들어 머리가 좋아지는 비결을 드디어 이야기 한다. 어려운 학습에 도전하라, 움직여라, 기억도 기술이다, 좋은 습관을 가져라, 학습 관계망을 형성하라... 등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관계와 습관, 학습의 역동성이 두뇌의 힘을 키운다고 이야기 한다. 이책은 이렇게 두뇌에 촛점을 맞추고 있어서 늙지 않는 두뇌를 위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노년이 되면 사실은 두뇌 뿐 아니라 육체도 늙는데 그 모든 것을 잘 어우러지게 돌보고 활용해야 늙어가는 속도를 늦출 수 있는 것 같다. 아니지, 심지어 노년에 이르기까지의 관록으로 더 좋아지는 것도 있다는 이야기이며 늙기는 하겠으나 낡아지지는 않는 비결일 수도 있겠다.

나는 아직 이 책을 읽고 당장 뭔가를 적용해야 하는 시니어는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잘 나이 들어가려면 나의 성향을 극복하고 보다 진취적이고 활동적이어야 하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으며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은 시간 조망에 관한 내용이었다. 시간에 대한 개인적인 인식이나 관점을 시간 조망(time perspective)이라 한다.(p.140)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미래를 짧게 내다보고 몇 개월 단위의 짧은 목표를 세우거나 삶을 정리하는데에 시간을 쓰고, 반면 먼 미래를 보고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는 사람이 있는데 그들은 남은 시간을 길게 보기 때문으로 액티브 시니어에게 있어 미래 시간 조망은 정서나 인지, 동기에 영향을 미치면서 그들이 어떻게 어떤 사회적 행동을 할 것인가를 예측하게 해주고 중년 이후 미래 시간 조망은 성공적 노화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p.142)

늙어가면 자연스럽게 모든 것이 퇴화되고 새로운 것이 없다고 생각하며 볕을 따라 자리만 옮기는 삶이 아니라 관계와 습관 그리고 학습을 통해 조금씩 더 나아가는 노년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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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영국에서 일 년 동안 살기로 했다 - 좌충우돌 네 가족의 영국 체류기
석경아 지음 / 프롬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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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만 들으면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무모한 거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영국에서 일 년 동안 살기로 했다는 4인 가족 이야기'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미 1년 살고 돌아와서 쓴 글이다. 준비하는 과정부터 영국에 가서 1년 살다 돌아오기까지의 1년을 알뜰하게 기록한 책인데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외국살이를 준비하는 사람들, 그 중에서도 단기간 유학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조금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막상 외국살이를 가려고보면 하나부터 열까지 염려되는 것도 많고 궁금한 것도 많아서 어떤 식으로 준비해야 좋을지 막막하기 마련인데 이렇게 조목조목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먼저 겪어본 사람의 안내서가 있으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이 책은 공부하러 가게 된 남편과 이 책의 저자인 아내 그리고 어린 자녀 둘 이렇게 일가족이 영국의 리즈에서 1년간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기록한 책이다. 저자가 아내이기 때문에 남편의 입장보다는 언어와 문화에 더 서툴고 아이를 키우며 살림을 도맡아 하는 아내의 입장에서 쓴 글이라서 같은 입장이었던 나에게 깊이 공감이 되었다. 우리가 미국으로 갔던 그 시절과 처지가 비슷해서 그랬던 거 같다. 읽기 전에 생각하기로는 미국과 영국이 비슷한 듯 다른 면이 많을 것 같고 이민자의 나라이자 한인들이 많은 미국보다 영국에서의 삶이 어쩌면 더 힘들 것 같다 싶었는데 읽어보니 사람 사는 건 다 똑같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며 살았던 기록을 보고 있자니 지나간 것은 다 아름다운 추억이고 그립기 마련이라 해도 이렇게 좋은 면을 더 바라보고 감사하며 살아가는 이 가족을 응원하게 되었다. 유학을 다녀와서 사사건건 그들과 우리를 비교하며 불평과 비판으로 가득한 사람들을 보면 그들이 느낀 불편함 덕분에 상대적 우월감을 갖게 되거나 비교 발전의 기회가 더 생기는 일도 있긴 하겠지만 같이 불편한 기분이 되는 것이 불가피한데 이 책을 읽고 있으려니 내 마음도 차분해지고 내 삶에 감사하게 되고 더 좋은 일이 있기를 응원하게 되고 그랬다.

유학을 꿈꾸는 사람들 중에는 형편이 넉넉치 못한 경우도 많을 것이다. 이미 가정을 이루어 유학을 떠나는 게 선뜻 결정하기 어려운 사람들도 있을테고. 그러나 다녀온 사람의 입장에서 하는 결과론적인 말일 수도 있고 어쩌면 상투적인 표현일 수도 있으나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형편과 처지를 핑계대지 않고 꿈을 이루려고 노력하다보면 꿈만 꾸던 그 길이 현실이 되어 있는 일이 생기는 것 같다. 지나온 날을 돌아보면 아쉬움도 있고 후회도 남지만 하지 않아서 생기는 후회보다 직접 경험하고 얻은 결과가 크든 작든 더 값지게 쓰일 수도 있고.

나는 미국에서 6년을 살았었다. 이 책의 저자처럼 내게도 아주 어린 아기가 있었고 30대 중반을 넘어선 나이에 남편이 하던 일을 그만두고 공부를 하러 떠난 것도 같았다. 당연히 다녀온 후의 미래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었고 우리의 경제력이 넉넉한 것도 아니었으며 영어가 유창한 것도 미국에 아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럴 때 도움이 되어주는 것, 그때의 좋은 만남은 얼마나 귀하고 소중하며 잊을 수 없는 것인지.

먼저 경험한 사람의 이런 기록이 누군가에게는 꿈을 꿔 볼 수 있게 해 주는, 또는 꿈을 현실화 하는데에 도움이 되어주는 안내서가 되어 줄 것 같다. 나는 내 블로그에는 착실하게 그 과정을 적어왔지만 사람마다 형편이 다를텐데 하는 생각, 내 경험이 특별하지 않은데 하는 생각, 모든 유학을 일반화 시킬 수도 없다는 생각... 등으로 책을 쓸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는데 (글도 잘 못 쓰기도 하거니와) 이 책을 읽고나니 나같은 사람에겐 공감을, 같은 꿈을 꾸는 사람에게는 도움을 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영국이라면 유럽 여행 중 런던에서만 하룻밤 지낸 기억이 전부였던 나에게 영국에서의 삶도 나쁘지 않겠는걸! 하는 생각과 함께 단기 여행이라도 다녀오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해 주기도 했다. 과연 그런 날이 다시 오려나... 저자처럼 10년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고 꿈꾸며 살아봐야겠다. 그리고 좋은 만남과 인연이 많은 저자의 가정을 보며 이들이 좋은 사람이었겠다는 짐작도 해보게 되었고 나도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읽기 전에 책에 대해 짐작했던 것과 읽어가면서 하던 생각은 다르지 않았는데 다 읽고나니 뜻밖에도 내가 내 삶을 더 잘 살아가야겠고 내가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는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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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뇌가 달라졌다 - KBS 시사기획 창 10대 스마트폰 절제력 프로젝트
이흥철.이혜나.이준원 지음 / 마더북스(마더커뮤니케이션)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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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스마트폰을 사용한지도 어느덧 꽤 많은 세월이 흐른 것 같다. 사실 나는 전화는 전화로만 사용한다는 주의였더래서 남들이 다 스마트폰 쓸 때도 뚝심있게 옛날 폴더폰을 고집했는데 그게 망가져서 폰을 스마트폰으로 바꾸게 되면서 새로운 세계가 열렸다. ㅡㅡ;; 어느새 폰이 나인지, 내가 폰인지 싶을만큼 일체감을 자랑하며 중독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만큼 몸의 일부처럼 지니고 다닌다. 스몸비는 나같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일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제 스마트폰의 그 많은 기능 중에서 전화로서의 기능으로는 거의 사용을 않고 있다. 스마트폰은 내게 전화기가 아니다.

내가 이지경이다보니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안다. 성인이 되어 쓰기 시작한 폰에 어른인 나도 이렇게 중독이 되는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과도한 사용을 금지시키고자 하나 그게 쉬울리가.

내가 모범이 되기 위해 나도 같이 사용을 자제하지만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문제는 사용 자제는 가능하나 스마트폰을 쓸수록 독해력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수면의 질도 떨어지는 걸 느끼게 되었다는 것이다. 한창 자라는 아이들에게는 더 나쁠 게 분명한데 아이들도 그 사실을 알지만 이미 스마트폰 없이 사는 건 어려워져 버렸을 뿐이고...

내가 이 책을 읽은 이유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으면 얼마나 좋은가를 알기 위함이 아니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스마트폰을 적절히 쓰는 방법이 되겠는가를 알고 싶어서 읽었다. 이미 알고 있지만 아이들 스스로도 다시한 번 자각할 수 있도록 책을 읽힐 생각도 있었다.



이 책 『중학생 뇌가 달라졌다 : KBS 시사기획 창 10대 스마트폰 절제력 프로젝트』는 2019년 경기도 고양시 덕양중학교에서 있었던 중학생들의 스마트폰 70일 절제 실험을 기록한 책이다. KBS 시사기획 창 제작팀과 연세의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은주 교수팀이 함께 한 실험이라고 한다.

3개월 스마트폰 안쓰기 운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중학생을 모집하여 실험을 했다. 이 책에는 그 내용이 자세하게 담겨 있다. 그리고 스마트폰 절제 70일의 유의미한 효과와 실리콘 밸리의 IT구루들이 전하는 10대 청소년을 위한 올바른 미디어 사용법에 대해서도 싣고 있다.

맨 뒷부분에는 스마트폰 절제력키우기 실천 워크북도 있다. 꼭 해보고 싶은데 그러려면 아이들과 사전에 많은 대화를 나누어야 할 것 같다. 이제까지도 여러 노력을 해 왔지만 끝까지 지켜지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아이들이 먼저 느끼고 동의해줘야 하고 나 역시 함께 노력해야만 한다.

디지털 웰빙 습관을 만들기 위한 대안과 10대 청소년을 위한 소셜 미디어 에티켓, 스마트폰 바른 사용 실천 가이드 등의 내용도 좋았다. 문제는 그것을 실천하느냐 하지 못하느냐에 달렸지만. 아이들과 책을 읽으며 진지하게 얘기를 하고 규칙을 정해보아야겠다. 사실 이제까지는 나의 걱정으로 인해 나의 일방적 결정과 규칙이었더래서 애들 입장에서는 자기들 폰을 억지로 빼앗긴 기분이었을 터라..

아이들 몸의 일부가 된 스마트폰을 떼 내어 보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 얘기에 공감한다. 아이들 스스로 그렇게 할 수 있어야 하고 그렇게 해 봄으로써 생기는 변화를 스스로 자각하도록 해 주어야겠다.

코로나19로 인해 이제는 수업마저 스마트 기기로 하고 있다보니 스마트폰을 떼 내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 되었지만 절제력을 꼭 키워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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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예민한게 아니라 네가 너무한 거야
유은정 지음 / 성안당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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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긴 뒤끝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반은 맞는 말이더라. 이미 자기 성질대로 다 했으니 뒤끝이 남을 게 없어서 그런 것이었다. 대신 그런 사람 때문에 곁에 있는 사람들은 상처를 입는다. 그 상처입은 감정들은 해결되지 못하고 마음 한켠에 쌓여 있다가 세월이 꽤 흐른 후에도 불쑥 불쑥 올라올 때가 있다. 그럴때 다 지난 일을 가지고 뭘 그리 예민하게 구느냐고 핀잔을 듣고 또 상처를 입는다. 뒤끝없다는 그 사람이 입힌 상처로 그렇게 된 것인데 나만 예민한 사람이 되는 경우다.

가족이니까 이런 말도 할 수 있는거지, 또는 너를 생각해서 해 주는 말이니까 오해말고 들어.. 라고들 하며 충고인지 조언인지를 해 주는 사람도 있다. 잘 들어보면 사실은 비난일 때가 많다. 충고인 척, 조언인 척 하는 그 애매한 말들에 언짢아하면 나는 다시 예민한 사람이 된다. '고마운 줄도 모르고 그 말을 고깝게 들어? 나니까 이런 말도 해주는 건데' 라면서 말이다.

이 책에서는 이렇게 정서적 폭력을 입힌 가해자와 심리적 내상을 입은 피해자가 뒤바뀌는 상황에 대해 얘기한다. 기질적으로 원래 예민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고 상황과 문제에 의해 예민한 상태에 놓은 사람의 이야기다. 자신의 무례함을 상대의 예민함으로, 자신의 배려없음을 상대의 옹졸함으로 바꾸어 버리는 그런 사람, 그런 경우, 그리고 그럴때 내가 해야 할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저자는 이야기 한다. 경계의 문제라는 것. 나와 타인 사이에 존재하는 심리적 경계선을 지켜야 한다는 것. 그들에게서 회피와 방관, 침묵과 도피로만 대처하지 말고 서로서로 심리적 경계선을 침범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이다. 또한 나역시 때때로, 혹은 그보다 자주 그 경계를 넘어 타인에게 상처를 입히는 가해자가 될 수도 있음을 알려주면서 따로 또 같이 적정선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현명한 개인주의자가 되라고 조언한다.

제목이 일단 가장 후련했고 읽어가는 동안 이해받는 기분이 들어서 마음의 응어리들이 해결이 되기도 하고, 반면 나도 의도했든 그렇지 않았든 누군가에게는 이런 류의 상처를 입힌 적이 있었겠구나 싶어서 반성이 되기도 했다. 내마음을 챙기고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또한 공들여 해 주어야 하는 일이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살아가는데에 현실적인 조언이 될 얘기들도 있어서 자기편이 필요한 사람, 성장하고자 하는 사람, 용기가 필요한 사람, 확신이 필요한 사람 등에게 심리 테라피가 되어 줄 것이다. 나는 반추적 사고를 그만해야 겠다는 개인적 깨달음을 얻었고 중독은 결핍의 다른 이름이라는 것도 의미있게 생각하게 되었다. 잘 보이려 애쓰지 말고 잘 지내려 애쓰면서 묵은 감정을 잘 해결해야 겠다는 생각도 했다. 쉬울 것 같으나 쉽지 않아 이제까지 못해온 일 그러나 그 시작을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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