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스마트폰을 사용한지도 어느덧 꽤 많은 세월이 흐른 것 같다. 사실 나는 전화는 전화로만 사용한다는 주의였더래서 남들이 다 스마트폰 쓸 때도 뚝심있게 옛날 폴더폰을 고집했는데 그게 망가져서 폰을 스마트폰으로 바꾸게 되면서 새로운 세계가 열렸다. ㅡㅡ;; 어느새 폰이 나인지, 내가 폰인지 싶을만큼 일체감을 자랑하며 중독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만큼 몸의 일부처럼 지니고 다닌다. 스몸비는 나같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일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제 스마트폰의 그 많은 기능 중에서 전화로서의 기능으로는 거의 사용을 않고 있다. 스마트폰은 내게 전화기가 아니다. 내가 이지경이다보니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안다. 성인이 되어 쓰기 시작한 폰에 어른인 나도 이렇게 중독이 되는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과도한 사용을 금지시키고자 하나 그게 쉬울리가.내가 모범이 되기 위해 나도 같이 사용을 자제하지만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문제는 사용 자제는 가능하나 스마트폰을 쓸수록 독해력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수면의 질도 떨어지는 걸 느끼게 되었다는 것이다. 한창 자라는 아이들에게는 더 나쁠 게 분명한데 아이들도 그 사실을 알지만 이미 스마트폰 없이 사는 건 어려워져 버렸을 뿐이고... 내가 이 책을 읽은 이유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으면 얼마나 좋은가를 알기 위함이 아니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스마트폰을 적절히 쓰는 방법이 되겠는가를 알고 싶어서 읽었다. 이미 알고 있지만 아이들 스스로도 다시한 번 자각할 수 있도록 책을 읽힐 생각도 있었다. 이 책 『중학생 뇌가 달라졌다 : KBS 시사기획 창 10대 스마트폰 절제력 프로젝트』는 2019년 경기도 고양시 덕양중학교에서 있었던 중학생들의 스마트폰 70일 절제 실험을 기록한 책이다. KBS 시사기획 창 제작팀과 연세의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은주 교수팀이 함께 한 실험이라고 한다. 3개월 스마트폰 안쓰기 운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중학생을 모집하여 실험을 했다. 이 책에는 그 내용이 자세하게 담겨 있다. 그리고 스마트폰 절제 70일의 유의미한 효과와 실리콘 밸리의 IT구루들이 전하는 10대 청소년을 위한 올바른 미디어 사용법에 대해서도 싣고 있다. 맨 뒷부분에는 스마트폰 절제력키우기 실천 워크북도 있다. 꼭 해보고 싶은데 그러려면 아이들과 사전에 많은 대화를 나누어야 할 것 같다. 이제까지도 여러 노력을 해 왔지만 끝까지 지켜지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아이들이 먼저 느끼고 동의해줘야 하고 나 역시 함께 노력해야만 한다. 디지털 웰빙 습관을 만들기 위한 대안과 10대 청소년을 위한 소셜 미디어 에티켓, 스마트폰 바른 사용 실천 가이드 등의 내용도 좋았다. 문제는 그것을 실천하느냐 하지 못하느냐에 달렸지만. 아이들과 책을 읽으며 진지하게 얘기를 하고 규칙을 정해보아야겠다. 사실 이제까지는 나의 걱정으로 인해 나의 일방적 결정과 규칙이었더래서 애들 입장에서는 자기들 폰을 억지로 빼앗긴 기분이었을 터라.. 아이들 몸의 일부가 된 스마트폰을 떼 내어 보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 얘기에 공감한다. 아이들 스스로 그렇게 할 수 있어야 하고 그렇게 해 봄으로써 생기는 변화를 스스로 자각하도록 해 주어야겠다. 코로나19로 인해 이제는 수업마저 스마트 기기로 하고 있다보니 스마트폰을 떼 내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 되었지만 절제력을 꼭 키워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