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솝 우화 전집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32
이솝 지음, 아서 래컴 그림,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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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은 노예였고 못생겼었고(?) 그러나 지혜로웠고 우화를 통해 교훈을 남겼던 사람이라고 내 기억 속에는 남아 있었다.

어릴 때 읽었던 이솝 우화 말미에 이솝에 대해 짤막하게 나와 있어서 그 정도로만 알고 있었고 이솝 우화는 짧으면서도 강렬해서 재미나게 읽었으며 어느날 문득 생각나는 그런 이야기였던 것 같다. 마치 성경처럼... 왜 그런 거 있잖은가? 읽을 땐 그냥 끄덕끄덕 하는 정도로 읽었는데 살아가다 어느 날 갑자기 불현듯 떠오르며 더 깊이 이해되고 그 말이 이 말이었구나 싶어지는 그런 순간 말이다.

이솝 우화는 일부러 기억해 두었던 에피소드들도 몇 개 있었다. 나중에 써먹어야지 하고 읽었던 것들. 또는 읽는 순간 '정말 그렇지!' 하고 공감이 되어 오래 기억에 남아 있는 이야기들도 있었고.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굉장히 짧기 때문에 읽고 또 읽고 했었더랬다. 그러면서 이솝은 어느 시대의 어느 나라 사람일까 하는 궁금증을 가졌던 기억이 있다. 성씨도 모르고 그냥 이솝은 이솝이었을 뿐. 노예여서 성도 없이 그냥 이솝인가? 하고 막연히 추측했었고 이런 수많은 이야기를 남겼다지만 내게는 전설처럼 오래된 사람 같이 여겨졌었다.

그러다 이솝 우화 전집을 우리집 아이들이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다는 얘기에 (아니 왜 우리집 애들은 세상 모두가 다 읽는 고전 중에 안읽었다고 하는 책이 많은것인가. 나는 열심히 읽게 해 줬다고 생각했었는데..ㅠㅠ) 나도 함께 다시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우화 원작 358편과 클래식 일러스트 88장이 수록된 책이다. 즉 내가 어릴 때 읽었던 간추려 놓은 이솝 우화보다 더 많은 내용이 담겨 있으며 가장 큰 차이점은 그리스어 원전을 직접 옮겼다는 것, 그리고 국내 최초로 19세기 유명 삽화가인 아서 래컴, 월터 크레인, 어니스트 그리셋, 에드워드 데트몰드 등이 그린 일러스트가 수록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랬는지 읽으면서 나는 솔직히 당혹감을 많이 느꼈다. 내가 읽었고 기억하고 있었던 것과는 온도차가 큰 이솝 우화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을 상대로 하여 교훈을 주려는, 약간은 다듬어지고 재미나게 포장한 이야기가 아니라 상당히 거칠고 센 느낌. 팩트 폭력이란 말이 여기에 좀 어울리는 거 아닐까 싶은 그런 느낌을 받으면서 읽었다. 우리 애들이 처음 읽을 이솝 우화로는 재밌다는 느낌보다 뭐랄까 거칠고 인정머리 없는, 날 것 같은 느낌을 준다고 해야 하려나..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아니 궁금증을 풀게 된 것은 이솝이 그리스인이며 이솝은 영어식 이름이고 원래 이름은 '아이소포스'. 기원전 620~564년경 사람이라 한다.

그리고 많은 동물들이 등장하므로 나는 이솝이 관찰력과 통찰력이 뛰어나 그들의 습성을 관찰하다가 이런 이야기를 지어냈나보다 생각했는데 이제보니 그리스에는 살지 않는 동물들이 많았다. 그래서 이솝이 리비아 출신이라는 설도 있고 노예로 잡혀온 아프리카 흑인이라는 설도 있다고.. 또한 전승되어 온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이솝 우화는 그 수가 확정되어 있지 않고 몇십 개에서 부터 많게는 600개 까지로 추정한다고 한다.

읽다가 금도끼 은도끼 이야기가 우리나라 전래동화가 아니라 이솝 우화였다는 사실에 놀라고 나 어릴 적에는 교과서에도 이솝 우화들이 실렸었구나 하는 생각도 하며 반갑게 읽었다. 살면서 또 불현듯 생각나는 장면들이 생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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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을 이끈 놀라운 어머니 - 하와에서 마리아까지, 세상과 운명을 바꾼 12명의 여성들
존 맥아더 지음, 신동운 옮김 / 스타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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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39-142 덕망이 있는 여인의 잠언 31편은 성경 안에서 잘 알려진 부분이다. 그러나 흔히 알 수 없는 어느 왕이라고도 한다. 만약 르므엘이 솔로몬이라고 한다면, 자기 아들에게 훌륭한 품성에 관해 이런 격언들을 가르친 어머니가 밧세바가 된다. 이 여인은 덕망보다 부끄러운 행동으로 더 알려져 있다. 아마도 밧세바는 전혀 흠잡을 데가 없는 그의 조상 룻에 관해서 가르쳤을 것이다. 그래서 솔로몬은 룻을 마음속에 두고 잠언을 썼으리라. 이 잠언은 룻의 일생에 관한 것이다. 이 잠언에는 어머니들과 모성애에 솔로몬이 크게 존경심을 보이는 많은 사례가 나온다. 예를 들어 솔로몬의 지혜가 가장 잘 드러난 것은, 어머니는 자기 아이를 결코 해치지 않는 경우와 자기의 이익만을 위해 행동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잠언을 통해서 솔로몬은 자식들에게 부모로부터 배우라고 여러 번 충고하고 있다. 심지어 그는 지혜 그 자체를 여인으로 본다. 더욱이 솔로몬은 밧세바 앞에 엎드려 절까지 하면서 존경했다. 밧세바의 허물이 어떠했던지 또 그녀가 밧세바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르므엘왕의 어머니라는 사람은 자기 아들 솔로몬을 현명한 사람, 그리고 위대한 영도자가 되도록 도와 준 것은 분명하다.



목적을 이끈 놀라운 어머니라는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당혹스러웠던 대목을 옮겨 적어 보았다. 성경에 등장하는 어머니들 가운데 이 책의 저자인 존 맥아더 목사가 몇 명을 선정하여 소개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이 사람, 르므엘왕의 어머니라는 사람을 고른 이유를 나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이름도 모르고 그저 르므엘왕의 어머니라고만 되어 있는데다가 누가 썼는지도 불분명하다는 시편 한 편을 가지고 이렇게 추측이 난무하는, 되게 많은 가정 하에 글을 써 나가고 있어서 갑자기 신빙성이 떨어지고 자꾸만 책을 앞뒤로 넘겨보게 되더라는 것. 그러나 그게 누구이든 그러니까 솔로몬의 어머니이든, 르므엘왕의 어머니이든 그 여인에 관한 특별한 이야기가 있다면 또 모르겠는데, 여기서 하려는 이야기는 대체 무엇인지.



목적을 이끈 놀라운 어머니라는 제목도 여기 등장하는 사람들을 보면 제목과 과연 어울리는가 하는 의문이 생기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저자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해 그럴수도 있으니 그렇다치고, 이 책에는 하와부터 12명의 어머니들이 등장한다. 하와, 사라, 하갈, 리브가, 라헬과 레아, 요게벳, 드보라, 삼손의 어머니, 아비가일, 르므엘왕의 어머니,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 요한 마가의 어머니 마리아까지.

내게는 예상을 빗나간 주인공들이었다. 하와가 카인과 아벨 그리고 셋 등의 어머니이긴 했지만 그녀가 그 자녀들에게 어떤 것이든 목적을 이끈 어머니 노릇을 했었던가? 아무것도 안하지는 않았겠지 물론. 그러나 그게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는 아니지 않은가 말이다. 성경에 쓰여 있지 않으나 자녀들의 모습으로 보아 아마도 이랬을 것이다 하는 저자의 짐작위주의 이런 이야기를 읽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는데.

아마도 하와가 맨 처음에 등장하는 이유는 모든 생명과 인류의 어머니로서였던 것 같다. 그 이야기를 하기 위해 등장 시켰고 이 책에서는 카인과 아벨에 대한 언급은 한마디 뿐. 촛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하와라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였다. 아무래도 사탄의 유혹에 빠져 에덴동산에서 쫓겨나게 된 장본인이고보니... 이 책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P.23) 사탄이 어떤 수단으로 우리를 죄에 빠지게 해도, 아무리 교활함이 막아내기 어려울 정도라 해도, 그 행동 자체에 대한 책임은 죄지은 자에게 있는 것이다. 하와는 자기가 저지른 것을 남의 탓으로 돌린다 해도 그 책임을 벗어날 수는 없었다.

내가 책을 읽어가는 동안 혼란을 느꼈던 것은 그러니까 그 어머니라는 단어 때문이었던 것 같다. 성경에 등장하는 여인들의 이야기를 쓰면서 제목에 어머니를 넣으니 읽는 나는 그 어머니에 신경이 쓰였는데 내용을 막상 읽어보면 촛점이 어머니에만 치중된 것은 아니더라는 것이다. 여인들의 역할을 어머니에만 한정 시키는 것이 더 불만스럽지만. 성경이 쓰인 시대를 볼 때 여성의 지위라는 게 워낙 보잘것 없었기 때문에 성경에는 여성들이 주연이기 보다는 조연일 때가 많고 대게는 희생의 이미지가 많은 것 같다. 그래서 그 여성들에 대해 이야기 하려면 누군가의 어머니거나 누군가의 아내이거나 누군가의 딸로서 조명받기 마련인 것 같고.. 빙빙 돌려 얘기했지만 제목에 너무 구애받지 않으면 오히려 이 책을 받아들이기가 쉬운 듯.

그리고 사라와 하갈이 모두 등장하여 그것도 놀라웠다. 사라의 등장은 상투적이라 해도 수긍이 가는 마땅함이 있는데 하갈은 참 의외였다. 하갈이 나와서 신선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책에 하갈이 등장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하갈과 같은 선택을 하면 안된다는 얘길 하기 위해서였던 것이다.



이 책의 형식은 이런 식이다. 먼저 소개를 하고 성경속에서의 이 인물에 대한 설명을 들려주며 각각의 이야기 말미에는 짤막한 기도문을 곁들이고 있는데 앞서 저자가 왜 그 여인을 택해 설명했는지 그 기도에 의도가 들어있다.

기도란 하나님께 하는 것이지 사람을 향해 특히 누군가를 가르치기 위해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가만 보면 사람 들으라고 하는 기도도 참 많은 것 같다. 이 책에서도 방향 제시는 그 기도문에 들어있는 느낌.



가장 큰 문제는 이 책이 어떤 메모들을 이어 놓은 기분이 든다는 것이었다. 존 맥아더 목사가 정말 이렇게 써서 책을 냈단 말인가 하는 의심이 들 지경이었다.

그러다 책의 맨 뒷부분에 쓰인 두 줄을 읽으며 읽는 내내 내 마음이 왜 불편했는지 깨달았는데 그 두 줄은 이렇다. <<목적을 이끈 놀라운 어머니>>의 상당 부분은 존 맥아더가 저술하고 토마스 넬슨사에서 간행한 아래 서적에서 인용되었음을 알립니다.

그래서 책이 메모들 같았나보다.

암튼 성경 속 여인들에 대해 다시 자세하게 살펴보며 생각해 보게 될 것 같다. 어머니로서든 어떤 역할이든 여성들의 신앙과 삶에 대해서도 그렇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인물들이 아니지만 그들의 삶이 세상과 운명을 바꾸기도 하였으므로 나 또한 살아가면서 어떤 선택과 어떤 삶을 살아야 하겠는지 신중하게 해야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자녀를 양육하고 남편과 가정을 이루며 살아가는 순간순간에도 마찬가지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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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 타인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단호하고 건강한 관계의 기술
박상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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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성공 비결요? 많이 듣고, 모임 시간에 가장 먼저 가서 기다리고, 모임이 끝나면 한 명 한 명에게 당신의 말을 잘 들었다, 큰 도움이 되었다, 고맙다고 인사를 했어요. 그러면 다 나를 도와주려는 내 편이 됩니다." (p.159) 이 책에 실린 프로듀서 표재순 감독님의 인터뷰를 옮겨 적어보았다. 관계에 있어서 필요한 것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것은 타인의 말을 잘 들어주고 경청하며 소통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 이야기만, 내 뜻만을 고집하고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 함께 하는 시간과 상대의 존재 그리고 그들과의 소통을 가볍게 여기지 않으면 세상의 모든 관계는 원활하고, 또한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게 마음처럼,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가까우면 가까워서 방심하여 소홀히 대하기 쉽고 멀면 어떻게 대하는 게 좋을지 알지 못해 실수하기 쉬우며 진심을 가지고 대한다해도 서툰 표현으로 내 진심을 전달하지 못하거나 내 안의 문제로 타인의 진심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일도 있고 의견이 다를 때 그것을 절충할 기술이 모자라 다투는 경우도 있고 사이가 나빠졌을 때 다시 화해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하는 일도 있기 때문이다. 만나는 사람들과 어떤 식으로든 관계를 갖고 살게 되는데 그 관계를 맺음에 있어서 어려움을 느끼다보면 자신이 속한 사회가 불편하고 어렵고 때로는 회피하고 싶어질 것이다. 우리는 모두 관계가 중요함을 안다. 그러나 나의 미성숙함으로, 인격의 모자람으로 관계를 어긋나게 하는 일도 있고 상대방의 무례함으로 어려운 관계 속에 놓이기도 한다. 그럴 때 세상 모든 사람과 사이좋게 살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으므로 서로 원하지 않거나 잘 맞지 않으면 안만나는 게 좋겠지만, 그런 사람들과 만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상황이라면 뭔가 개선이 필요한데 무엇을 어떡해야 바로잡을 수 있는지 막막할 때가 있다. 이 책에서는 그럴 때 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연습을 어떻게 하면 좋은지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인간관계에 대해, 그리고 그 관계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음에 대해, 왜 관계 속에서 상처를 입게 되는지에 대해.. 그리고는 고전(특히 명심보감)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지혜를 들려준다. 그리고 저자는 우리에게 좋은 사람 노릇을 그만두라고 권한다. 어떤 사람들이 상처를 주는지에 대해서도, 동료가 곧 친구는 아니라는 것도, 또한 관계는 성장할 수 있는 것이므로 서로를 성장시키는 관계 만드는 법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다양한 사례를 들어 그럴 때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어서 관계 속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사람이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2장에서 다루는 관계를 살리는 공감대화법은 저자가 조언해 주는 것을 따라 직접 연습해 보면 좋을 것 같다. 그 중에서 생각이 아니라 소망을 말하라는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같은 말을 다르게 표현하는 연습을 해 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그렇게 하지마가 아닌 나는 네가 이렇게 하면 좋겠어로 바꾸어 말하라는 것이다. 나 역시 특히 가족들에게 타인의 말과 행동으로 미루어 짐작하여 넘겨짚은 내 생각대로 말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면 상대의 이야기를 들을 때는 상대의 감정과 원하는 것을 해석하여 듣도록 하라고 한다. 말을 할 때든, 들을 때에든 연습이 많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상 내 언어도 바꾸어 표현해 보려니 평소 내가 말하던 대로 하게 되고 말을 바꾸어 보려니 어색하고 그랬던 것이다. 그리고 누구나 남의 속마음을 알 수 없는 것인데 독심술 하지 말라고 쓰여 있어서 웃음이 나왔다. 그랬었구나. 남의 속마음을 내 멋대로 해석했던 적이 있지 않았나 싶어 반성이 됐다. 타인과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자기 자신과의 관계도 중요함을 빼놓지 않고 있다. 자기 마음 지키는 연습도 아울러 해 줘야 함을 깨달았다.

사실 나는 타인과의 관계를 맺는 것이 어렵다고 잘 느끼는 편이 아니었다.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며 내가 이야기 할 때 저의가 따로 있는 말을 하는 일이 없고 남의 얘길 들을 때도 굳이 왜곡해서 듣는 편이 아닌데다 나를 거절하는 사람을 만난다해도 회복탄력성이 좋은 편이라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나 나에게 관심없는 사람이 나를 좋아해 주거나 관심을 갖는 사람보다 많다는 것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이를 먹어가다보니 내 또래의, 나와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하고만 만나는 것이 아니었고 내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점점 많아지다보니 이럴 땐 어떻게 하는 것이 더 좋을까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럴 때 책에서 차근차근 들려주었던 조언대로 연습해 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나만을 위함도 상대만을 위한것도 아니고 함께 어울리는 서로를 위해서가 될 것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든 의연하게 대처할 마음의 근육을 키우고 관계를 잘 맺기 위해 관계 연습이 필요하다 하겠다.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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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이어트 주치의가 있다 - 다이어트와 폭식을 반복하는 사람들을 위한 맞춤 해결법
전승엽 지음 / 라온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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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작고 마른 체형이었다. 태어날 때도 작았고 자라는 동안 비위가 약해 음식은 물론 물 조차도 비려서 잘 안마셨다. 잠도 많은 편이 아니었고 좋아하는 음식도 없었고 초코파이 한 개가 내게 너무 많은 양이라서 먹어본 적이 없었다. 단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사탕도 안먹었고 과자나 아이스크림 같은 건 몸에 좋지 않다고 부모님께서 자주 사주지 않으셔서 어쩌다 드물게 맛만 보았고 밥도 안먹는데 빵을 먹을 리가 없었으며 빵도 엄마께서 직접 만들어 주시는 것만 먹었고 콜라나 사이다 같은 탄산음료 역시 대학 들어가기 전까지 내가 마신 총량이 두 컵이 안된다. 입도 안대고 살다시피 했으니. 그래서 난 초등학교 졸업할 때 30킬로, 중학교 졸업할 때 35킬로, 고등학교 졸업할 때 40킬로였다. 식사 한 번 하는데 한시간씩 먹었고 느리게 먹다보니 두세숟가락 먹고 나면 이미 배가 불렀다. 그러다가 대학을 갔고 자취를 하게 됐다. 혼자 살면서 내가 먹고 싶은 것만 해 먹다보니 입학하고 한달만에 3킬로가 쪘다. 3년동안 5킬로씩 겨우겨우 찌던 살이... 그러면서 먹는 속도도 빨라졌고 잘 먹기 시작했고 생전 안먹던 인스턴트 음식들을 끼니를 떼우기 위해 먹고.. 그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중이 더이상 급격히 불어나지 않았던 것은 활동량이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이동을 나는 걸어서 했다. 걸어서 한시간 이내의 거리는 다 걸어다녔었다. 그러다 결혼할 때 45킬로, 애 셋 낳고 찐 살은 육아하면서 금세 원래대로 돌아갔었다. 이렇게나 길게 내 체중의 역사를 서술한 이유는 나는 원래 작고 마른 체형이었고 한번도 뚱뚱했던 적이 없었으며 살이 쉽게 잘 빠져서 내가 나를 그렇게 인지하고 살았다는 이야길 하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어느날부턴가 (정확하게는 딱 마흔 넘어가면서부터) 체중이 야금야금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한번 찐 살은 빠지지 않았고 그게 지금까지 꾸준히 불어나고 있다. 그러나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주제 파악을 못하고 이것도 맘만 먹으면 금세 빠지겠지 생각하며 다이어트는 먼나라 남의 일로만 여겼다. 그랬더니 나이에 비례하여 체중 증가 속도가 더 빨라지는 게 아닌가. 그러다가 최근 몇년 몸도 점점 아픈 데가 많아지고 건강검진하면 우울한 진단만 받다보니 체중을 반드시 조절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이게 이제는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았다.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하며 나를 다잡으며 나름 관심이 많아 여기저기서 들은 것도 많다보니 시도도 다양하게 하는데 살은 결코 빠지지 않더라는 슬픈 사실.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인지 알고 있으면서도 그걸 고치거나 개선하는게 어렵다는 핑계로 번번이 결심이 무너졌다. 그래서 이번에 "나는 다이어트 주치의가 있다" 라는 책을 정성껏 읽었다. 사실 대부분은 이미 다 아는 이야기였다. 요즘처럼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때가 없다보니 정말 들은 것도 아는 것도 많아져서... 그럼에도 새삼스럽게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역시 살이 찔 수 밖에 없겠구나 싶어지는 잘못된 습관들이 보였고 내게 맞는 방법을 찾아 다이어트를 해 나가야 하겠다는 생각을 다시한 번 했다. 솔직히는 나 혼자 힘으로 해 나가기에 어려워서 병원을 찾아 다이어트 주치의를 정해놓고 도움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긴 했다. 그러나 쉰 살 되기 전에 내가 할 수 있는 노력들을 "제대로" 해보고 싶다. 이 책에서는 유행하는 다이어트만 따라 하다 보면 몸이 망가진다고 얘기한다. 자기 생활습관, 식습관, 건강상태, 연령 등등 갖가지 조건에 따라 각자에 맞는 다이어트 방법을 찾아하길 조언한다. 6장으로 되어 있는데 살찌는 원인부터 분석하라는 게 1장의 내용, 2장은 유행하는 다이어트에 흔들리지 말라는 것, 3장은 습관을 바꾸라는 것, 4장은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체크해야 할 것들, 5장에서는 타입별 맞춤 다이어트 처방, 6장에서는 병원 다이어트에 대해 이야기 해 준다. 나로서는 "이거다" 할 만한 이야기는 없었어도 도움이 됐다. 왜 수면 시간이 중요한지, 내가 당장 해야 할 운동은 무엇이겠는지, 좋아하지만 자제해야 할 음식들은 무엇인지.. 이런 것들을 돌아보며 생각하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해오던 운동이 있는데 그걸 좀 더 규칙적이면서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계획을 짜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먹지 말라는 것은 자제해 보아야겠다. 워낙 잘 빠지지 않길래 다이어트는 평생 하는 거라고 생각하며 이러다 빠지면 좋고 안빠지는 건 당연하다고 방심해 온 것을 반성하면서 기간을 정해서 해봐야겠단 생각도 하게 됐다. 내년 건강검진 받으러 가기 전까지 최선을 다했다 싶게 해 보기로 맘도 돈독히 먹었다. 이제까지 늘 마음만 돈독히 먹었던지 아님 하긴 하는데 꾀를 부리며 대충 했던건지 반성하며.. 부록으로 비만 원인 분석표와 인바디 결과지 해석법이 있고 저자의 병원에서 쓸 수 있는 다이어트 대사검사 쿠폰도 있다. 건강을 위해 의지를 굳게 가지고 더 노력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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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르는 수익형 부동산만 산다!
고진영 지음 / 한국경제신문i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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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피아노 레슨을 했었다. 여기서 "나도" 라고 쓴 이유는 이 책, <<나는 오르는 수익형 부동산만 산다>>의 저자가 피아노 전공자 라고해서다.

나는 학교 졸업 후 전문 연주자의 길이 아닌 학생들 가르치는 일을 했었다. 레슨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의 버스 정류장 앞에는 부동산 중계업소가 있었는데 나는 늘 그 앞에 서서 밖에 써붙인 아파트 매매, 전세, 월세... 등등의 광고를 열심히 들여다보곤 했다. 그 당시 나는 원룸 임대 주택에서 전세로 살고 있었는데 내가 벌어서 모은 돈과 전세비를 빼서 합하면 아파트 매매로 나온 작은 평수 한 채 정도는 살 수 있겠는데? 하며 보느라 그랬다. 물론 그 당시의 내 목적은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니라 전세 계약 하며 이사 다녀야 하는 게 안정적이지 않아서 그랬던 거였는데 그때 너무 고민하지 말고 생각했던대로 목동에 아파트 한 채를 샀더라면 지금 나는 지금보다 형편이 낫지 않았을까. 30여년 전 대학 입학을 하며 자취방을 구할 때 방 한 칸이 아니라 집을 사 두었어야 했다고 종종 생각해본다. 그러나 이제와서 그런 생각을 해본들 달라질 것은 없을 뿐이고..

어렸을 때 어느 날 저녁, 부모님께서 나를 데리고 어느 동네 빈 터에 데리고 가신 적이 있었다. 그곳에 땅을 사셨는데 (집을 지어 우리가족이 살려고) 여기가 바로 그 자리다 하시며 내게 보여주시려 그 밤에 데리고 가신 것이었다. 내겐 그저 허허벌판이었는데 부모님께서는 집 옆으로 길들이 날 것이고 위치가 이러저러하여 좋고... 등등 여러가지 조건을 얘기해 주시며 좋은 자리라고 하셨었다. 어렸기 때문에 들어도 뭐가 어떻다는 것인지는 잘 알지 못했지만 부모님께서 집을 짓느라 땅을 사시거나 마당 있는 집으로 이사하실 때 고려하시던 것들과 어느 시골에 산을 구입해 밤나무를 심고 키우시던 거며, 은퇴 후 또 어느 시골에 밭을 사서 농사를 지으시던 때마다 무엇을 보고 결정하시는지에 대해 보고 듣다 보니 어떤 자리를 좋은 곳이라고 하는지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하지만 부모님도 나도 집이란 우리가 사는 공간으로만 인식했지 재테크의 수단이라고 한번도 생각해보질 못해서 늘상 우리가 살기에 적합한 집 만을 구해왔다. 재테크를 위해 부동산을 구입하는 것은 상상해 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 이제와 보니 나보다 젊은 사람들도 전세나 월세를 내주고 수익을 내며 살아가는 경우가 있었다. 그것을 보며 나는 그럴만한 돈이 없으니 할 수 없는 일이라고만 여겼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런 나에게 돈보다 생각이 가난하면 투자를 못 한다고 얘기하고 있었다. 목차에 적힌 그 한줄 때문에 나는 이 책을 읽었다. 그렇다면 나 같은 사람도 투자를 할 수 있다는 건가? 돈도 돈이지만 부동산에 대해 아는 게 없으니 설령 투자할 돈이 있다해도 좀 두려운데? 하는 마음이 강했다. 한편으로는 종잣돈을 만들어 대출도 받아가며 잘 고르면 수익을 내는 부동산을 가져볼 수도 있는거 아닌가 하는 기대도 해 보긴 했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되어 있다. 저자 자신의 경험담, 수익형 부동산에 대해, 발품도 팔고 경제 신문도 읽으며 스스로 관심을 가지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이야기, 그리고 관련 각종 설명들이 들어있다. 솔직히 읽으면서도 나는 돈도 없고 생각도 가난하여 나랑 상관이 좀 먼 얘기처럼 느껴지긴 했다. 이런 저런 용어 설명을 읽어도 알듯말듯했고 말이다. 하지만 여건만 맞는다면 열심히 공부해서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투자할 돈을 만들어야겠다.

책을 읽으며 반성한 것은 돈도 없으면서 돈을 벌 궁리를 하지 않았다는 것과 그런 쪽으로 무지하면 공부라도 했어야 했는데 너무나 관심이 없었구나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책은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읽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나는 먼저 공부를 하여 보는 안목을 갖추고 종잣돈 만들 노력을 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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