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을 이끈 놀라운 어머니 - 하와에서 마리아까지, 세상과 운명을 바꾼 12명의 여성들
존 맥아더 지음, 신동운 옮김 / 스타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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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39-142 덕망이 있는 여인의 잠언 31편은 성경 안에서 잘 알려진 부분이다. 그러나 흔히 알 수 없는 어느 왕이라고도 한다. 만약 르므엘이 솔로몬이라고 한다면, 자기 아들에게 훌륭한 품성에 관해 이런 격언들을 가르친 어머니가 밧세바가 된다. 이 여인은 덕망보다 부끄러운 행동으로 더 알려져 있다. 아마도 밧세바는 전혀 흠잡을 데가 없는 그의 조상 룻에 관해서 가르쳤을 것이다. 그래서 솔로몬은 룻을 마음속에 두고 잠언을 썼으리라. 이 잠언은 룻의 일생에 관한 것이다. 이 잠언에는 어머니들과 모성애에 솔로몬이 크게 존경심을 보이는 많은 사례가 나온다. 예를 들어 솔로몬의 지혜가 가장 잘 드러난 것은, 어머니는 자기 아이를 결코 해치지 않는 경우와 자기의 이익만을 위해 행동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잠언을 통해서 솔로몬은 자식들에게 부모로부터 배우라고 여러 번 충고하고 있다. 심지어 그는 지혜 그 자체를 여인으로 본다. 더욱이 솔로몬은 밧세바 앞에 엎드려 절까지 하면서 존경했다. 밧세바의 허물이 어떠했던지 또 그녀가 밧세바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르므엘왕의 어머니라는 사람은 자기 아들 솔로몬을 현명한 사람, 그리고 위대한 영도자가 되도록 도와 준 것은 분명하다.



목적을 이끈 놀라운 어머니라는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당혹스러웠던 대목을 옮겨 적어 보았다. 성경에 등장하는 어머니들 가운데 이 책의 저자인 존 맥아더 목사가 몇 명을 선정하여 소개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이 사람, 르므엘왕의 어머니라는 사람을 고른 이유를 나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이름도 모르고 그저 르므엘왕의 어머니라고만 되어 있는데다가 누가 썼는지도 불분명하다는 시편 한 편을 가지고 이렇게 추측이 난무하는, 되게 많은 가정 하에 글을 써 나가고 있어서 갑자기 신빙성이 떨어지고 자꾸만 책을 앞뒤로 넘겨보게 되더라는 것. 그러나 그게 누구이든 그러니까 솔로몬의 어머니이든, 르므엘왕의 어머니이든 그 여인에 관한 특별한 이야기가 있다면 또 모르겠는데, 여기서 하려는 이야기는 대체 무엇인지.



목적을 이끈 놀라운 어머니라는 제목도 여기 등장하는 사람들을 보면 제목과 과연 어울리는가 하는 의문이 생기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저자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해 그럴수도 있으니 그렇다치고, 이 책에는 하와부터 12명의 어머니들이 등장한다. 하와, 사라, 하갈, 리브가, 라헬과 레아, 요게벳, 드보라, 삼손의 어머니, 아비가일, 르므엘왕의 어머니,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 요한 마가의 어머니 마리아까지.

내게는 예상을 빗나간 주인공들이었다. 하와가 카인과 아벨 그리고 셋 등의 어머니이긴 했지만 그녀가 그 자녀들에게 어떤 것이든 목적을 이끈 어머니 노릇을 했었던가? 아무것도 안하지는 않았겠지 물론. 그러나 그게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는 아니지 않은가 말이다. 성경에 쓰여 있지 않으나 자녀들의 모습으로 보아 아마도 이랬을 것이다 하는 저자의 짐작위주의 이런 이야기를 읽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는데.

아마도 하와가 맨 처음에 등장하는 이유는 모든 생명과 인류의 어머니로서였던 것 같다. 그 이야기를 하기 위해 등장 시켰고 이 책에서는 카인과 아벨에 대한 언급은 한마디 뿐. 촛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하와라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였다. 아무래도 사탄의 유혹에 빠져 에덴동산에서 쫓겨나게 된 장본인이고보니... 이 책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P.23) 사탄이 어떤 수단으로 우리를 죄에 빠지게 해도, 아무리 교활함이 막아내기 어려울 정도라 해도, 그 행동 자체에 대한 책임은 죄지은 자에게 있는 것이다. 하와는 자기가 저지른 것을 남의 탓으로 돌린다 해도 그 책임을 벗어날 수는 없었다.

내가 책을 읽어가는 동안 혼란을 느꼈던 것은 그러니까 그 어머니라는 단어 때문이었던 것 같다. 성경에 등장하는 여인들의 이야기를 쓰면서 제목에 어머니를 넣으니 읽는 나는 그 어머니에 신경이 쓰였는데 내용을 막상 읽어보면 촛점이 어머니에만 치중된 것은 아니더라는 것이다. 여인들의 역할을 어머니에만 한정 시키는 것이 더 불만스럽지만. 성경이 쓰인 시대를 볼 때 여성의 지위라는 게 워낙 보잘것 없었기 때문에 성경에는 여성들이 주연이기 보다는 조연일 때가 많고 대게는 희생의 이미지가 많은 것 같다. 그래서 그 여성들에 대해 이야기 하려면 누군가의 어머니거나 누군가의 아내이거나 누군가의 딸로서 조명받기 마련인 것 같고.. 빙빙 돌려 얘기했지만 제목에 너무 구애받지 않으면 오히려 이 책을 받아들이기가 쉬운 듯.

그리고 사라와 하갈이 모두 등장하여 그것도 놀라웠다. 사라의 등장은 상투적이라 해도 수긍이 가는 마땅함이 있는데 하갈은 참 의외였다. 하갈이 나와서 신선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책에 하갈이 등장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하갈과 같은 선택을 하면 안된다는 얘길 하기 위해서였던 것이다.



이 책의 형식은 이런 식이다. 먼저 소개를 하고 성경속에서의 이 인물에 대한 설명을 들려주며 각각의 이야기 말미에는 짤막한 기도문을 곁들이고 있는데 앞서 저자가 왜 그 여인을 택해 설명했는지 그 기도에 의도가 들어있다.

기도란 하나님께 하는 것이지 사람을 향해 특히 누군가를 가르치기 위해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가만 보면 사람 들으라고 하는 기도도 참 많은 것 같다. 이 책에서도 방향 제시는 그 기도문에 들어있는 느낌.



가장 큰 문제는 이 책이 어떤 메모들을 이어 놓은 기분이 든다는 것이었다. 존 맥아더 목사가 정말 이렇게 써서 책을 냈단 말인가 하는 의심이 들 지경이었다.

그러다 책의 맨 뒷부분에 쓰인 두 줄을 읽으며 읽는 내내 내 마음이 왜 불편했는지 깨달았는데 그 두 줄은 이렇다. <<목적을 이끈 놀라운 어머니>>의 상당 부분은 존 맥아더가 저술하고 토마스 넬슨사에서 간행한 아래 서적에서 인용되었음을 알립니다.

그래서 책이 메모들 같았나보다.

암튼 성경 속 여인들에 대해 다시 자세하게 살펴보며 생각해 보게 될 것 같다. 어머니로서든 어떤 역할이든 여성들의 신앙과 삶에 대해서도 그렇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인물들이 아니지만 그들의 삶이 세상과 운명을 바꾸기도 하였으므로 나 또한 살아가면서 어떤 선택과 어떤 삶을 살아야 하겠는지 신중하게 해야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자녀를 양육하고 남편과 가정을 이루며 살아가는 순간순간에도 마찬가지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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