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이어트 주치의가 있다 - 다이어트와 폭식을 반복하는 사람들을 위한 맞춤 해결법
전승엽 지음 / 라온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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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작고 마른 체형이었다. 태어날 때도 작았고 자라는 동안 비위가 약해 음식은 물론 물 조차도 비려서 잘 안마셨다. 잠도 많은 편이 아니었고 좋아하는 음식도 없었고 초코파이 한 개가 내게 너무 많은 양이라서 먹어본 적이 없었다. 단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사탕도 안먹었고 과자나 아이스크림 같은 건 몸에 좋지 않다고 부모님께서 자주 사주지 않으셔서 어쩌다 드물게 맛만 보았고 밥도 안먹는데 빵을 먹을 리가 없었으며 빵도 엄마께서 직접 만들어 주시는 것만 먹었고 콜라나 사이다 같은 탄산음료 역시 대학 들어가기 전까지 내가 마신 총량이 두 컵이 안된다. 입도 안대고 살다시피 했으니. 그래서 난 초등학교 졸업할 때 30킬로, 중학교 졸업할 때 35킬로, 고등학교 졸업할 때 40킬로였다. 식사 한 번 하는데 한시간씩 먹었고 느리게 먹다보니 두세숟가락 먹고 나면 이미 배가 불렀다. 그러다가 대학을 갔고 자취를 하게 됐다. 혼자 살면서 내가 먹고 싶은 것만 해 먹다보니 입학하고 한달만에 3킬로가 쪘다. 3년동안 5킬로씩 겨우겨우 찌던 살이... 그러면서 먹는 속도도 빨라졌고 잘 먹기 시작했고 생전 안먹던 인스턴트 음식들을 끼니를 떼우기 위해 먹고.. 그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중이 더이상 급격히 불어나지 않았던 것은 활동량이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이동을 나는 걸어서 했다. 걸어서 한시간 이내의 거리는 다 걸어다녔었다. 그러다 결혼할 때 45킬로, 애 셋 낳고 찐 살은 육아하면서 금세 원래대로 돌아갔었다. 이렇게나 길게 내 체중의 역사를 서술한 이유는 나는 원래 작고 마른 체형이었고 한번도 뚱뚱했던 적이 없었으며 살이 쉽게 잘 빠져서 내가 나를 그렇게 인지하고 살았다는 이야길 하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어느날부턴가 (정확하게는 딱 마흔 넘어가면서부터) 체중이 야금야금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한번 찐 살은 빠지지 않았고 그게 지금까지 꾸준히 불어나고 있다. 그러나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주제 파악을 못하고 이것도 맘만 먹으면 금세 빠지겠지 생각하며 다이어트는 먼나라 남의 일로만 여겼다. 그랬더니 나이에 비례하여 체중 증가 속도가 더 빨라지는 게 아닌가. 그러다가 최근 몇년 몸도 점점 아픈 데가 많아지고 건강검진하면 우울한 진단만 받다보니 체중을 반드시 조절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이게 이제는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았다.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하며 나를 다잡으며 나름 관심이 많아 여기저기서 들은 것도 많다보니 시도도 다양하게 하는데 살은 결코 빠지지 않더라는 슬픈 사실.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인지 알고 있으면서도 그걸 고치거나 개선하는게 어렵다는 핑계로 번번이 결심이 무너졌다. 그래서 이번에 "나는 다이어트 주치의가 있다" 라는 책을 정성껏 읽었다. 사실 대부분은 이미 다 아는 이야기였다. 요즘처럼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때가 없다보니 정말 들은 것도 아는 것도 많아져서... 그럼에도 새삼스럽게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역시 살이 찔 수 밖에 없겠구나 싶어지는 잘못된 습관들이 보였고 내게 맞는 방법을 찾아 다이어트를 해 나가야 하겠다는 생각을 다시한 번 했다. 솔직히는 나 혼자 힘으로 해 나가기에 어려워서 병원을 찾아 다이어트 주치의를 정해놓고 도움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긴 했다. 그러나 쉰 살 되기 전에 내가 할 수 있는 노력들을 "제대로" 해보고 싶다. 이 책에서는 유행하는 다이어트만 따라 하다 보면 몸이 망가진다고 얘기한다. 자기 생활습관, 식습관, 건강상태, 연령 등등 갖가지 조건에 따라 각자에 맞는 다이어트 방법을 찾아하길 조언한다. 6장으로 되어 있는데 살찌는 원인부터 분석하라는 게 1장의 내용, 2장은 유행하는 다이어트에 흔들리지 말라는 것, 3장은 습관을 바꾸라는 것, 4장은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체크해야 할 것들, 5장에서는 타입별 맞춤 다이어트 처방, 6장에서는 병원 다이어트에 대해 이야기 해 준다. 나로서는 "이거다" 할 만한 이야기는 없었어도 도움이 됐다. 왜 수면 시간이 중요한지, 내가 당장 해야 할 운동은 무엇이겠는지, 좋아하지만 자제해야 할 음식들은 무엇인지.. 이런 것들을 돌아보며 생각하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해오던 운동이 있는데 그걸 좀 더 규칙적이면서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계획을 짜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먹지 말라는 것은 자제해 보아야겠다. 워낙 잘 빠지지 않길래 다이어트는 평생 하는 거라고 생각하며 이러다 빠지면 좋고 안빠지는 건 당연하다고 방심해 온 것을 반성하면서 기간을 정해서 해봐야겠단 생각도 하게 됐다. 내년 건강검진 받으러 가기 전까지 최선을 다했다 싶게 해 보기로 맘도 돈독히 먹었다. 이제까지 늘 마음만 돈독히 먹었던지 아님 하긴 하는데 꾀를 부리며 대충 했던건지 반성하며.. 부록으로 비만 원인 분석표와 인바디 결과지 해석법이 있고 저자의 병원에서 쓸 수 있는 다이어트 대사검사 쿠폰도 있다. 건강을 위해 의지를 굳게 가지고 더 노력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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