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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10가지 명령 - 성경에서 찾은 그리스도인을 위한 가르침
송태근 지음 / 샘솟는기쁨 / 2020년 11월
평점 :
몇 년 전 교회에서 40일 말씀 양육 시간에 어느 간증 영상을 보았는데 그중에 지금껏 잊을 수 없는 이야기가 있다. 전도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그런 곳에서 선교하는 분들의 순교 장면을 보고 어느 분이 하신 간증이었는데 내게 너무나 충격적이었고 마음에 못으로 박은 듯이 박혀버렸다.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지는 못하는데 딱 하나 확실한 것은 순교자의 발끝에서부터 차로 서서히 깔고 지나가는 와중에 차 아래에 깔린 그분에게서 비명 대신 찬송가가 흘러나왔다는 얘기였다. 그 찬송가는 314장 "내 구주 예수를" 이었다. 내 구주 예수를 더욱 사랑, 엎드려 비는 말 들으소서, 내 진정 소원이 내 구주 예수를 더욱 사랑 더욱 사랑...
다른 종교를 가진 나라에 가서 그들의 종교를 얕잡아보거나 무언가를 훼손하거나 무리하고 미신적인 행동으로 사회질서를 흩어버리는 게 아니고 그들 사이에 섞여 살아가면서 자신의 삶으로 예수님을 드러내고 증거하며 살아가다가 목숨을 잃는 순간에도 미움이나 원망도 없이 예수를 사랑한다고, 더욱 사랑하기를 소망한다고 찬양하는 것은 대체 어떤 삶일까. 그런 일은 그런 사명을 받은 선교사님들이나 하는 일이라고, 나는 그렇게 살지 않아도 되니 다행이라고 차마 생각조차 할 수가 없었다. 지금 내 삶 속에서 누가 나더러 교회 가서 예배하지 말라는 사람도 없고, 교회 다니면서도 왜 구별된 삶을 살지 않느냐고 괴롭히는 사람도 없다는 것이 어쩌면 더 부끄러운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늘 한다. 나는 이미 너무나 세상 속에 어우러져 아무도 내게 도전받지 못하고 사는 이런 삶을 살면서 내가 감히 크리스찬이라고 해도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말이다.
나는 간증집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딘지 모르게 자기 의를 드러내거나 이게 무슨 하나님의 은혜라고 이렇게 적어놓았나 싶은 이야기가 간혹 있어 그랬다. 설교집도 썩 즐겨 읽지는 않는다. 설교가 재미있을 리 없잖나. 아무리 은혜가 된다해도 일단 설교는 재미가 없는....;; 성서강해서는 어렵고 성경 이야기는 차라리 성경을 읽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무엇보다 현재를 살아가는 대형교회의 유명한 미국인 목사님들이 쓴 책을 읽다보면 위로와 은혜가 있기는 하나 회개와 도전이 되는 일이 드물었던 것 같다. 그러나 그런 책은 잘 팔린다. 위로가 되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상처받고 외롭고 고단했던 몸과 영혼을 그런 따스한 말씀으로 위안을 삼을 수 있을터이니.
그런데 이번에 내가 읽은 이 책, 예수님의 10가지 명령은 몇 년 전 내가 본 간증과도 같이 내 마음에 못처럼 아니 가시처럼 거슬리게 박혀 버렸다.
지금의 내 삶이 이토록 안일하고 평안한 것은 부끄러운 것이라는 회개와 도전이 되는 책이었다. 내가 너무 쉽게, 너무 달콤하고 편안한 것만을 취해 예수를 믿는다고 생각하고 예수를 믿는 삶이라고 생각해 왔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어졌다.
이 책은 저자이신 송태근 목사님이 선교지 답사를 위해 인도를 방문했다가 그곳에서 10년 넘게 선교사로 사역하고 있는 선교사님과 현지인 목사님의 안내를 받아 선교 현장을 직접 다니며 보고 느끼고 깨달은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그 선교사님의 가르침들을 주제로 설교하며 쓴 책이다. 그것이 이 책에서 하나하나 설명되고 있는 10개의 가치이며 회개, 세례, 말씀 안에 거하기, 기도, 성령 충만, 성찬, 사랑, 헌금, 전도와 제자화, 핍박 속에서 기뻐함이다. 어쩌면 크리스찬이라면 누구나 아는 10가지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새로울 것이 없을 거라고 미리 추측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읽어가면서 나는 내가 이미 다 알고 있고 잘 알고 있다고 여겼던 저 가치들이 사실은 나의 편리대로, 나의 얄팍한 이해로만, 제대로 엄격하게 지킬 생각은 아예 하지 않은 채 살아온 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송태근 목사님은 창세기, 마태복음, 사무엘상, 요한복음, 에베소서, 고린도전서, 고린도후서, 베드로전서...등의 하나님 말씀 가운데에서 위의 10가지 가치들을 설명하고 있다. 목사님의 주장이 아니고 하나님의 말씀이자 예수님이 본을 보여주시는 삶이었다. 그것들을 통해 기독교 신앙의 차별성, 구별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해봐야겠다. 우리 각자의 삶의 자리마다 생명의 복음이 뿌려지고 자라나고 열매를 맺게 되기를 바라는 저자의 바람처럼 우리의 삶이 그리스도 예수를 드러내고 증거하는 삶이기를, 그 어려움과 고난 속에서 기뻐하고 즐거워 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