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서는 길을 묻지 마라
나태주 지음 / 열림원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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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것을 함축하는 시어(詩語)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나는 시를 좀처럼 잘 읽지 않는 편이다. 실제로 부족한 것은 시어에 대한 이해가 아니라 삶에 대한 이해의 부족일 지도 모르겠다. 내게 있어서 시는, 어렵지만 다가가도 싶고 이해하고 싶고 마음에 담고 싶으나 읽으면 알쏭달쏭해서 어려운 그런 쟝르다. 마음이 촉촉할 때, 그러니까 감정에 젖어 그것을 잘 표현할 수 있을 때만 나는 시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런 마음이 사라지면 알던 시도 모르게 되는 일이 생기고. 그래서 나는 시인은 모두,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그 사랑의 대상은 한정되어 있지 않다.

최근에 읽은 나태주님의 시산문집 '사막에서는 길을 묻지 마라'는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되었다. 비유나 은유 보다는 편지 같기도 하고 일기 같기도 한 잔잔한 글들이 시가 되었다. 책의 형식은 5부로 되어 있고 1부로 부터 4부까지는 나태주님의 시. 5부는 산문형식이다. 시를 좀처럼 가까이 하지 않고 잘 이해하지 못하다보니 아무런 배경 설명도 없이 다짜고짜 시가 연이어져 있어서 내가 읽고 이해하고 느끼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확신이 처음에는 없었다. 그러나 읽어가는 동안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이 이해되기 시작했고 따로 설명이 없어도 미루어 짐작이 되었는데 맨나중에 나오는 5부 사막에 다녀와서 내가 사막이라는 걸 알았다 부분을 읽어보니 앞서 읽어 온 시들이 다 정리가 되는 기분이 들었다.

사막은 사실 내 관심 밖에 있는 곳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뜨겁고 혹은 차갑고 황량한, 죽어 있는 곳이라고 생각되었었다. 그러다 사막이 아름답다는 말들을 듣게 되면서 호기심이 생겼다. 사막이 아름답다는 건 어떤 의미에서일까. 어딘가 우물이 숨어 있어서 아름답다는 건가? 암튼 덕분에 그 후로는 사막에서 낙타를 타고 모래언덕을 거니는 것이 나의 버킷 리스트 1위로 등극했다. 아직까지는 그런 기회가 없었지만.

책을 읽다보니 작가는 낙타에게 감정이입을 많이 하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그것만으로도 작가가 사막을 굳이 갔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물론 저자는 사막에 다녀왔고 가서 좋았고 많은 것을 깨달았겠으나 그의 시를 읽다 느껴지는 느낌은 굳이 사막이 아니었어도 그는 사막을 알고, 낙타를 알고, 사람을 알고, 삶을 알고,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책을 읽고 난 나의 소감일 뿐 저자는 사막에 다녀와 비로소 해결한 것들이 있었겠지. 그리고 나는 더더욱 사막에 가 보고 싶어졌다.

읽다가 마음에 남아 책 한 구석을 접어 둔 구절들을 옮겨 적어본다.



길 없는 길

사막에서 먼 길 떠났다가

그 자리로 돌아오고 싶을 때면

낙타의 새끼를 죽여

그 자리에 묻고 어미 낙타를 타고

길을 떠난다 그런다



그러면 기어코 어미 낙타

길을 잃지 않고

먼 길 여행을 마치고

제 새끼 묻힌 자리로 돌아온다고

그런다



아, 징그러운 모정이여

잔인무도한 인간들의 잔꾀여! (잔인무도)



사막에 가고 싶다

사막에 가고 싶다

그렇게 말하지 말아라

네 마음이 바로 사막이다



사막을 보고 싶다

사막을 보고 싶다

그렇게 말하지 말아라

네가 있는 곳이 바로 사막이다



서울이 그대로 사막이고

네가 사는 시골이 사막이고

네가 또 스스로 낙타다

네 이웃과 가족이 모두 낙타다



그렇지 않고서는 네가

이렇게 고달플 까닭이 없고

네가 그렇게 외로울 까닭이 없다

사막을 사막에서 찾지 말아라 (사막을 찾지 말아라)



어린아이가 아니가 청소년도 아니다

이제는 당당한 어른

어깨가 무겁고 발길이 또 무겁다



그러나 스무 살 당신

당신은 지금 당신 인생의 희망이며 최정점이며

가장 빛나는 보석이며 동시에 꽃이다



그걸 알았으면 가라, 세상 속으로 가라

세상 속으로 가서 세상에 물들지 말고

세상에 휩쓸리지 말고

차라리 세상 그것이 되라



스무 살 당신이 이기지 못하면

그 누구도 이기지 못한다

그 어떠한 당신도 이기지 못한다

무엇보다 당신을 이겨라

당신을 참아내고

당신의 열정을 이기고 소망을 이겨라



차라리 세계 속으로 가라

가서 또 다른 당신을 찾아내라 만나라

모래밭 사막 속으로 낙타 되어서 가라 (스무 살 당신)



p.165 귀로에 오르고 보면 벌써 마음은 한국에 돌아와 있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돌아와 가슴이 뻑뻑해서 힘이 들었다. 이미 사라진 풍경들이 아른거리고, 들리지 않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서 고통스러웠다. 그 풍경과 소리를 지워내지 않고서는 다시금 나의 생활로 돌아가기가 어렵다. 그 방법이 바로 메모를 정리하는 것이고, 사진을 정리하는 것이고, 또 여행기를 적은 일이다.

p.166 인생에서 터닝 포인트를 주는 것은 독서와 여행과 인생의 고난과 시련이다. 고난과 시련은 사람을 낙망케 하여 아예 그 자리에 주저않게 하거나 판을 깨게 하므로 권할 일이 되지 못한다. 그리고 독서는 일상적인 일이라 평범하고 가장 좋기로는 여행이라 하겠다.

p.171 아, 우리가 한 번 지나쳐온 길을 다시 간다는 것은 얼마나 어렵고도 어려운 일인가!

p.182-183 사막에는 길이 없다. 사람 발길이 닿는 곳이 그대로 길이다. 아니다. 사막에는 길이 너무 많이 발길이 헤맨다. 그것은 하루하루 우리의 삶도 그렇다. 애당초 세상에는 길이 없다. 아니다. 길이 너무 많아서 걱정이다. 벗이여 사막에서는 길을 묻지 말아라. 그대 발길 닫는 곳이 길이고 그대가 멈추는 곳이 집이고 그대가 눕는 곳이 그대의 방이다. 그곳에 누워 하늘의 별들을 보아라. 그 별들이 그대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줄 것이다. 반갑다 인사해줄 것이고 가슴 속 비밀을 털어놓을 것이다. 나는 인생에게 인생을 묻지 않는다. 인생에서 길을 찾지 않는다. 인생은 그대로 인생, 사는 것 자체가 인생이고 순간순간의 숨결이 그대로 인생이고 돌아보아 모든 기억의 집적이 또한 인생이다. 그냥 살아보는 거다. 열심히 살아보는 거다. 멈출 때까지 살아보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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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의 연대기
기에르 굴릭센 지음, 정윤희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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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과 티미는 부부다. 이야기는 존이 풀어가지만 티미의 시점으로 쓰여있다. 결혼의 연대기라는 제목 때문에 결혼한 부부의 갈등을 다룬 이야기겠지 하는 지극히 당연한 짐작만으로 책을 읽었는데 이야기는 내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노르웨이 작가 기에르 굴릭센의 장편소설인데 노르웨이판 부부의 세계 같았다. 얼마전 모채널에서 방송했던 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첫부분만 보다 말았기 때문에 얼마나 비슷하고 어떤 면이 다른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아참, 부부의 세계 원작은 미드였다.

뭐지? 부부의 세계는 전세계적으로 이런 모습을 하고 있는건가?!

비현실적이라고 하기에는 그보다 더한 현실을 주변에서도 보았기 때문에 씁쓸하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도 없을 것 같기는 하다.

존은 30대 초반의 유부남이었다. 아내가 있고 어린 딸도 있었다. 어느 날 존은 딸을 데리고 병원에 갔다가 20대 중반 의대생 티미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둘은 사랑에 빠졌고 존은 아내와 딸을 버리고 티미와 결혼을 한다. 티미는 동거중이었는데 동거남에게 헤어지자고 이별 통보를 하고 존과 결혼했다. 그리고 존과 티미는 열렬히 사랑하며(?) 아들을 둘 낳고 20년을 살았다. 책에서는 두사람의 성관계를 무척 열심히 묘사하고 있는데 적나라한 듯 하지만 야하지 않고 자세한 묘사지만 읽는 나는 흥분되지 않는, 부부의 자연스러운 일상이라해야 하나 뭐라고 해야 하나. 암튼 연인같기도 하면서 부부로서는 자연스러운 성생활을 묘사하고 있다. 꽤 자주 그런 장면들이 등장하는데 이런 대목이 많은 이유는 그들 둘이 아들들을 낳고 살면서도 서로 많이 사랑했고 가까웠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작가의 의도였던걸까? 지면을 제법 많이 할애하여 존과 티미가 성관계를 가질 때 뭘 어떻게 했는지를 써나간 의도가 작가에게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맞이한 그들의 파국은 그래서 참 허무하고 무상한 기분이 들었다. 사실 존이 하루아침에 우연히 병원에서 만난 티미에게 빠져 아내와 딸을 버렸기 때문에 존이 티미와 아무리 진심으로 열렬히 사랑한다고 해도 둘의 사랑이 쉽게 인정되거나 지지하는 마음이 들지는 않았었다.

가끔 남편이 내게 이런 이야기를 할 때가 있다. 남편이든 아내든 둘 중 누군가가 다른 사람과 바람이 나서(혹은 누군가와 사랑에 빠져) 마음이 떠났을 때 도덕적으로 옳으냐 그르냐, 배신이냐 아니냐 등을 떠나 한번 떠난 마음은 돌이키기 어렵고 이혼을 하지 않는다해도 껍데기만 붙들고 사는 것이기 때문에 관계를 끝내는 게 낫다고, 끝내지 않아도 이미 끝난 관계이기 때문에.. 라고 말이다. 남편이 어떤 마음으로 그런 이야기를 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나를 믿어서 그랬는지, 아님 우리 둘 다를 믿지 못해서 그랬는지, 혹은 일어나지 않은 일이니 쿨하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자존심 상하게 붙들고 있느니 마음이 아픈 건 아픈거고 사랑을 찾아 가겠다는 사람은 보내주자는 그런 마음이었는지...) 나는 동의하기 어려웠다. 살다보니, 배우자가 있고 자녀들이 있음에도, 어느 날 자기 생애에 '아 이게 진정한 사랑이구나' 싶은 사람을 만나 정말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일이 설령 생긴다해도 부부라는 관계가 사랑 하나만으로 성립된 게 아니었듯이 그들 사이에는 지켜야 하는 의리와 기타 무수한 관계 그리고 의무와 책임이 있는 것이므로 사랑을 찾았으니 나는 이만 떠나겠다고 하고 떠나는 것은 결코 옳지 않다고 말이다. 기쁠때나 슬플때나 외로울때나 즐거울때나 가난할 때나 부유할 때나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때까지 사랑하겠냐는 상투적인 주례사가 나는 부부간에 참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서 그렇다. 그러나 외도, 도박, 폭력, 마약 등등과 같은 범죄 행위가 있다면 자비의 여지 없이 이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엥 그럼 남편과 나의 의견이 결국은 같은 건가? ㅡㅡ;; 그리고 행복하기 위해 결혼했는데 어느 누구도 행복하지 않다면 그래서 하게 된 이혼이라면 그 역시 지지한다. 그러나 존은 그런 상황이 아니었고 전처와 딸을 버린 것에 대해 새로운 사랑이 정말 진실하고 정당하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서 그랬는지 티미를 무척 사랑했다. 티미도 그랬고. 군나르라는 남자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군나르라는 남자는 내가 보기엔 정말 평범했다. 왜 남편과 아들들을 버리고 그 남자에게 티미가 빠져들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하긴 존과 티미도 평범했다. 우리도 무수히 많은 존과 티미 그리고 군나르와 존의 전처를 주변에서 만나고 있을 것이며 나 역시 그런 사람 중의 하나일 것이다. 특별하지 않지만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특별한 사람이 되는 것이고. 군나르를 사랑하게 된 티미에게는 더 이상 존이나 아들들의 자리가 없었던 것 같다. 티미에게는 군나르를 만난 뒤로부터는 군나르를 만난 첫째날, 군나르를 만난 둘째날, 그리고 셋째날...들만이 존재했다. 존은 절망했지만 돌이킬 수 없었다.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았다고 해서, 수도 없이 성관계를 했다고 해서, 자식들이 있다고 해서,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는다고 해서 떠난 아내의 마음을 붙잡을 수가 없었다. 그가 전처를 그렇게 떠났던 것처럼.

군나르도 유부남이었다. 군나르가 자기의 원가족에게 어떻게 하고 티미를 만나는지에 대해서는 나와 있지 않다. 사랑이란 참으로 이타적인 것인데 시작은 늘 이렇게 이기적이다. 그들의 이기적인 사랑은 많은 사람들을 아프게 했다. 존은 전처와 딸을, 티미는 동거남과 존과 아들들을, 군나르는 그의 아내와 자녀를... 누군가의 사랑과 성취는 또다른 많은 사람들에게는 불행이고 비극이 되었다. 사람이 모두 제각각 독립적인 존재로 나의 행복이 타인의 불행과 양립하는 것이 아님에도 결혼한 사람의 부정한 관계 앞에서는 그렇게 되는 것을 보게 된다. 존과 티미가 갈등 관계에 놓여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존은 티미의 마음이 떠난 것을 인지했을 때에도 티미를 그리워하고 기대하고 사랑했다. 그걸 티미가 너무나 잘 아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의 관계는 끝이 났다.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결혼 이야기여서 이런 전개를 갖고 있는것인지도 모르겠다. 결혼하여 가정을 이룬 두 사람이 살아가는 내내 노력해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부부간에도 해야 하는 말과 하지 말아야 하는 말이 있음을 생각하게 되기도 했다. 사랑이 스러져 가는 모습을 보는 것, 결혼이 깨어지는 것을 보는 것, 남겨진 배우자와 자녀들의 아픔을 보는 것이 슬펐던 이야기. 결혼의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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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10가지 명령 - 성경에서 찾은 그리스도인을 위한 가르침
송태근 지음 / 샘솟는기쁨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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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교회에서 40일 말씀 양육 시간에 어느 간증 영상을 보았는데 그중에 지금껏 잊을 수 없는 이야기가 있다. 전도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그런 곳에서 선교하는 분들의 순교 장면을 보고 어느 분이 하신 간증이었는데 내게 너무나 충격적이었고 마음에 못으로 박은 듯이 박혀버렸다.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지는 못하는데 딱 하나 확실한 것은 순교자의 발끝에서부터 차로 서서히 깔고 지나가는 와중에 차 아래에 깔린 그분에게서 비명 대신 찬송가가 흘러나왔다는 얘기였다. 그 찬송가는 314장 "내 구주 예수를" 이었다. 내 구주 예수를 더욱 사랑, 엎드려 비는 말 들으소서, 내 진정 소원이 내 구주 예수를 더욱 사랑 더욱 사랑...

다른 종교를 가진 나라에 가서 그들의 종교를 얕잡아보거나 무언가를 훼손하거나 무리하고 미신적인 행동으로 사회질서를 흩어버리는 게 아니고 그들 사이에 섞여 살아가면서 자신의 삶으로 예수님을 드러내고 증거하며 살아가다가 목숨을 잃는 순간에도 미움이나 원망도 없이 예수를 사랑한다고, 더욱 사랑하기를 소망한다고 찬양하는 것은 대체 어떤 삶일까. 그런 일은 그런 사명을 받은 선교사님들이나 하는 일이라고, 나는 그렇게 살지 않아도 되니 다행이라고 차마 생각조차 할 수가 없었다. 지금 내 삶 속에서 누가 나더러 교회 가서 예배하지 말라는 사람도 없고, 교회 다니면서도 왜 구별된 삶을 살지 않느냐고 괴롭히는 사람도 없다는 것이 어쩌면 더 부끄러운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늘 한다. 나는 이미 너무나 세상 속에 어우러져 아무도 내게 도전받지 못하고 사는 이런 삶을 살면서 내가 감히 크리스찬이라고 해도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말이다.

나는 간증집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딘지 모르게 자기 의를 드러내거나 이게 무슨 하나님의 은혜라고 이렇게 적어놓았나 싶은 이야기가 간혹 있어 그랬다. 설교집도 썩 즐겨 읽지는 않는다. 설교가 재미있을 리 없잖나. 아무리 은혜가 된다해도 일단 설교는 재미가 없는....;; 성서강해서는 어렵고 성경 이야기는 차라리 성경을 읽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무엇보다 현재를 살아가는 대형교회의 유명한 미국인 목사님들이 쓴 책을 읽다보면 위로와 은혜가 있기는 하나 회개와 도전이 되는 일이 드물었던 것 같다. 그러나 그런 책은 잘 팔린다. 위로가 되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상처받고 외롭고 고단했던 몸과 영혼을 그런 따스한 말씀으로 위안을 삼을 수 있을터이니.

그런데 이번에 내가 읽은 이 책, 예수님의 10가지 명령은 몇 년 전 내가 본 간증과도 같이 내 마음에 못처럼 아니 가시처럼 거슬리게 박혀 버렸다.

지금의 내 삶이 이토록 안일하고 평안한 것은 부끄러운 것이라는 회개와 도전이 되는 책이었다. 내가 너무 쉽게, 너무 달콤하고 편안한 것만을 취해 예수를 믿는다고 생각하고 예수를 믿는 삶이라고 생각해 왔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어졌다.

이 책은 저자이신 송태근 목사님이 선교지 답사를 위해 인도를 방문했다가 그곳에서 10년 넘게 선교사로 사역하고 있는 선교사님과 현지인 목사님의 안내를 받아 선교 현장을 직접 다니며 보고 느끼고 깨달은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그 선교사님의 가르침들을 주제로 설교하며 쓴 책이다. 그것이 이 책에서 하나하나 설명되고 있는 10개의 가치이며 회개, 세례, 말씀 안에 거하기, 기도, 성령 충만, 성찬, 사랑, 헌금, 전도와 제자화, 핍박 속에서 기뻐함이다. 어쩌면 크리스찬이라면 누구나 아는 10가지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새로울 것이 없을 거라고 미리 추측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읽어가면서 나는 내가 이미 다 알고 있고 잘 알고 있다고 여겼던 저 가치들이 사실은 나의 편리대로, 나의 얄팍한 이해로만, 제대로 엄격하게 지킬 생각은 아예 하지 않은 채 살아온 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송태근 목사님은 창세기, 마태복음, 사무엘상, 요한복음, 에베소서, 고린도전서, 고린도후서, 베드로전서...등의 하나님 말씀 가운데에서 위의 10가지 가치들을 설명하고 있다. 목사님의 주장이 아니고 하나님의 말씀이자 예수님이 본을 보여주시는 삶이었다. 그것들을 통해 기독교 신앙의 차별성, 구별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해봐야겠다. 우리 각자의 삶의 자리마다 생명의 복음이 뿌려지고 자라나고 열매를 맺게 되기를 바라는 저자의 바람처럼 우리의 삶이 그리스도 예수를 드러내고 증거하는 삶이기를, 그 어려움과 고난 속에서 기뻐하고 즐거워 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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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Go 초등 필수 영단어 따라 쓰기 900 - 그림과 함께 쓰면서 익히는 초등학교 필수 영단어
이민정.장현애 지음 / 반석출판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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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초등 영단어 완전정복과 한세트다.

초등 영단어 완전정복에는 2000여개의 단어가 수록되어 있고 이 책에서는 900개의 단어를 따라 쓸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 책은 알파벳을 쓰는 것으로 시작한다. 영어를 처음 배우는 초등생들이 사용하면 되겠다. 영어 유치원을 다녔던 친구네 아들을 보니 이미 영어 유치원에서 배우는 단어 수준이 어마무시하더라만 그건 그쪽 세계의 이야기이고 일단은 기본적인 단어부터 차근차근 해 나가는 수밖에.

영어 노트에 바르게 쓰는 법부터 익힐 수 있는 이 책은 각 단어마다 쓰기에 따라 4번에서 6번 이상 따라 쓸 수 있을 것 같다. 그정도만으로 단어가 다 외워지지 않을테니 곁에 노트를 두고 마저 쓰면서 외우면 좋겠다. 외우는 방법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손으로 직접 써 보는 것도 필요하니까.

또한 이 책은 60일 완성을 목표로 공부하도록 만들어진 책이다. 5일에 한번씩 연습문제를 통해 그동안 외웠던 단어를 점검해 볼 수 있게 되어 있기도 하다. 모든 단어마다 귀여운 그림이 있고 한글 뜻과 함께 영단어와 한글로 표기한 발음이 있으며 그 곁에 직접 따라 쓰며 공부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한글 발음은 최대한 원어발음에 가깝도록 적어놓은 듯 싶은데 역시 이것은 참고만 하면 좋겠다. student를 스튜든트 라고 적어 놓는 식이므로. 행동을 나타내는 단어로 세수하다, 청소하다, 설거지하다 같은 표현도 나온다. 그리고 wash one's face, clean, do the dishes 라고 적혀 있다. 단어를 공부하되 문장 속에서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꼭 공부하면 좋겠다. 숫자와 요일 뿐 아니라 달력을 어떻게 읽는지도 나와 있어서 알아두면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우리은하계의 행성들 이름도 있다. 별들의 이름을 영어로 알아두는 것 뿐인데 갑자기 앎의 세계가 넓어지는 것이 느껴질 때가 있을 것이다.

주방용품 같은 것도 자주 쓰이니까 쓸모가 많다. 얼마전 외국인과 식사를 하면서 같이 음식을 먹던 사람들이 그 외국인에게 젓가락질을 해 본 적 있느냐고 묻고 싶어했다. 그런데 다들 젓가락을 영어로 뭐라고 하는지 얼른 생각이 안나는지 젓가락이 영어로 뭐야? 라고들 하며 얼굴만 바라보더라는. 뭐긴 뭐야. 젓가락은 chopsticks지. 알면 별거 아닌데 잊어버리면 말문이 막히는 게 바로 단어. 자꾸 되풀이하며 외우고 사용하고 그러면 우리말처럼 생각나는 날이 오겠지. 미국에서 아기를 낳으러 병원에 갔을 때 간호사들이 무척 많은 것을 질문하고 체크했던 적 있다. 진통이 오는 와중에 영어로 질문에 답하려니 그것도 참 정신 사나운 일이었는데 그래도 무난하게 어려운 것 없이 잘 대답을 했더랬다. 그러다가 내게 그들이 이전에 수술을 받은 적이 있냐고 물었다. 내가 수술을 받은 적이 있던가? 하고 생각하다가 계류유산이 되어 병원에 갔을 때 의사선생님이 몹시 안타까워 하시며 바로 당장 소파수술을 해 주셨던 기억이 떠올랐다. 난 그당시 몹시 아팠고 슬펐고 병원 도착과 동시에 수술대에 오르느라 정신을 잃어 아무 기억이 없었는데 암튼 정신을 차려보니 회복실이었다. ㅠㅠ 하여간 미국인 간호사에게 소파수술을 했었다고 말하려는데 그걸 영어로 뭐라고 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앞서 설명한 걸 다시 영어로 장황하게 더듬더듬 늘어놓아야 했다. 단어를 모르면 설명이 길어진다는.. 아 물론 이 책에는 소파수술이니 유산이니 하는 단어는 안나온다. 병원 관련 단어로는 배탈, 설사, 천식, 고혈압, 식중독 이런 단어들이 나온다. 이런 단어들도 알아두면 요긴하다. 단어와 함께 학교에서 배우는 책도 읽고 영어책들을 읽으며 또 단어를 익히다보면 실력이 늘어가겠지. 도중에 그만두지 말고 꾸준히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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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영단어 완전정복 - 가장 알기쉽게 배우는, 영어 필수 단어 2000여 개 수록
이민정.장현애 지음 / 반석출판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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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영단어를 익히고 공부하는 책은 많다. 어떤 책이든 잘 이용해서 외우면 영어를 하는 데에 도움이 되겠지. 하지 않는 게 문제지, 좋은 책이 없으랴.. 지난 주 우리교회에는 인도네시아에서 오신 목사님이 교육파트에 부임하셨다. 그런데 인도네시아 사람도 영어를 잘 해서 나는 좀 충격. 왜 나만 영어를 못해? 게다가 그 분은 일주일만에 우리말도 꽤 늘어서 오셨더라는. 뭐지? 나랑 똑같은 일주일을 보냈는데 왜 누구는 외국어가 늘고 나는 늘 제자리란 말인가. 이 생각을 초등학교 다니는 우리집 막내도 똑같이 했는지 선교사님 만나러 가기 전부터 엄청 걱정을 했다. "만나면 뭐라고 인사를 하고 이야기를 해야 해?" 라고 하면서. 그래서 이때다 하고 영단어부터 차근차근 공부하자고 했다. 사실 영단어며 영어책이며 늘상 공부하자고는 해 왔는데 감독(?)을 안했더니 책을 하다말아서 언제나 책마다 앞부분만 보다 말거나 생각날 때만 한번씩 펼쳐보았던 거 같다. 학교에서 배우는 영어 외에 다른 책으로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을 안하는 것 같다. 달리 학원을 보내지 않았더니 교과서에 나오는 단어 정도 알면 되는 줄 아는 듯. ㅠㅠ 그나마 책이 예쁘고 새 책이고 어렵지 않아 보이면 흥미를 느끼는 듯 하니 이 책부터 시작하여 갖고 있는 다른 책들도 끝을 보도록 해야겠다.

<<초등 영단어 완전정복>>은 초등생을 위한 필수 단어 2000개가 수록되어 있다. MP3 CD가 포함되어 있으며 한국어 뜻과 영어 단어가 모두 녹음된 파일을 제공하여 발음도 잘 익힐 수 있다. 단어만 많이 안다고 유창하게 말하게 되거나 문장력이 생기는 건 아니지만 말을 하고 글을 읽으려면 단어는 기본이니까. 언젠가 내가 미국에서 살던 시절에 우리집에 놀러온 일본인에게 유자차를 대접한 적 있는데 무슨 차냐고 묻는 그사람에게 나는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말은 못해도 단어는 꽤 많이 안다고 자부하던 나였는데 유자차가 대체 영어로 뭐지? 아예 한번도 못 들어본 것이었던 탓에 순간 말문이 턱 막혔더라는...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다보면 어려운 단어보다는 자주 쓰는 단어를 잘 아는 것도 필요하더라. 이 책의 목차를 보면 일상생활 단어와 여행 단어로 구분하여 일상생활 단어로는 개인소개, 신체, 감정 및 행동 표현, 교육, 계절/월/요일, 자연과 우주(날씨 표현이나 오염 동식물 같은), 주거 관련 단어, 음식, 쇼핑, 도시, 스포츠와 여가로 챕터를 나누어 단어를 소개해주고 있다. 그리고 여행단어편에서는 공항에서 쓰는 단어들, 입국심사, 숙소(예약, 호텔 등등), 교통, 관광으로 구분하여 그에 관련된 단어들을 소개한다. 단어마다 그림까지 곁들여, 보는 재미가 있다. 시각적 효과 때문에 어려운 느낌이나 싫은 느낌이 줄어드는 것 같다. 한글로 발음을 다 적어 놓았는데 이것은 다른 책들도 그렇고 대부분 이렇게 되어 있는 것 같다. 한글에 얽매이지 말고 MP3를 통해 잘 듣고 따라하면서 한글로 표기된 발음은 참고만 하면 좋을 것 같다. 관련 대화와 관련 단어도 있으니 영단어와 함께 읽고 외우면 훨씬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에는 유자가 있을까? 있다. 유자는 citron이다. ^^ 선교사님과 보다 매끄러운 대화를 나누게 되는 날이 올때까지 단어부터 열심히 해 보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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