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망 지구학 클럽 탐 청소년 문학 35
무카이 쇼고 지음, 고향옥 옮김 / 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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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

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 먼 훗날의 얘기이겠지만 언젠가는 지구도 사라지고 태양도 소멸될 것이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미래에 일어날지도 모를 일을 상상하며 쓴 청소년 소설이 있어 읽어보았다.

무카이 쇼고가 쓴 멸망 지구학 클럽이라는 책이다.

 

멸망 지구학 클럽이라는 제목만으로 세기말적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멸망이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어두운 분위기와 함께 결코 유쾌할 수만은 없는 이야기임을 직감했다.

내일 당장 지구가 멸망한다면 뭘 할 것인지, 예전에 밀레니엄 종말론이 팽배해서 믿진 않았지만 어쩌다 한 번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과연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사과나무 한 그루 심을 만한 마음이 들까 했던...

 

멸망 지구학 클럽은 붉은 요성 델타와 지구의 충돌로 인해 지구 멸망 110일을 남겨두고 일어나는 네 아이의 서사를 다루고 있다.

지금 현재 누리고 있는 모든 것들이 조만간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공포와 두려움을 내재한 채 살아가야 하는 비극을 소재로 한 내용이다.

 

멸망 지구학 클럽은 탐 청소년 문학 시리즈 중 한 권으로, 청소년이 등장하는 청소년을 위한 문학을 소재로 하고 있다.

이 시리즈에는 멸망 지구학 클럽의 작가인 무카이 쇼고의 작품이 여럿 수록되어 있었다.

무카이 쇼고는 <어서 오세요! 수학 가게입니다>로 포플라사 신인상을 받고 2013년 데뷔했다.

어서 오세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또 놀러 오세요! 등 수학 가게입니다 시리즈가 세 권이나 되었다.

 

멸망 지구학 클럽에서 그리고 있는 미래의 모습은 매우 암울했다.

운석과 충돌하여 멸망 바로 직전에 놓인 지구, 거기서 죽음을 떠올려야 하는 아이들, 코앞에 닥친 지구 멸망을 숨기려는 정부와 그러한 정부에 대항하는 반정부 세력의 폭도들, 자원 부족으로 암시장 거래를 해야 하는 상황, 그 와중에 한정판 우주여행 티켓으로 지구를 탈출하려는 소수의 사람들...

모든 상황이 혼돈의 연속이었고 그러한 상황에서 뭘 할 수 있을지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이 소설의 분위기는 마냥 어둡지만은 않았다.

끊임없이 자신들의 존재를 증명하려는 노력과 함께 함께 있어서 뭔가를 해보려는 의지를 불태웠다.

생명이 끊어지더라도 그들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힘을 모아 연구를 해나갔다.

핀홀 카메라 만들기, 지구 멸망까지의 역사 수집, 반딧불이 관찰 등등 생의 의미를 찾아나갔다.

 

멸망 지구학 클럽은 다가오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절망과 공포를 어떻게 직면해야 되는지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마냥 두려워만 할 것이 아니라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남은 인생을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게 요지였다.

소설 속 네 아이들은 아직 청소년이기에 어른이 되지 못하고 생명의 끈을 놓아야 한다는 비극과 마주한 처지였다.

하지만 지구 멸망을 앞두고 정부가 정해준 대피소로 가는 대신 단 하루만이라도 자신의 의지대로 살고 싶은 아이들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각자 사연은 다르지만 그들은 포기와 절망, 무기력 대신 자유와 행복을 선택했다.

 

- 이 후기는 해당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적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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