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푸른숲 주니어 클래식 1
루이스 캐럴 지음, 발레리아 도캄포 그림, 김선영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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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엉뚱한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은 다 있을 것이다.

현실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만 머릿속에서는 무한 상상으로 뻗어나가며 현실과 상상을 구분하지 못했던 시절 말이다.

어린 시절 한 장면과도 같은 놀라운 상상의 세계를 담은 책 한 권이 있다.

바로 루이스 캐럴이 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이다.

 

이번에 푸른숲주니어에서 새롭게 출시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책표지에서부터 남달랐다.

비현실적이고 몽환적인 느낌의 숲에 둘러싸인 은발의 앨리스라니,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앨리스의 모습이었다.

과연 앨리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그림이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영국 가디언지에서 선정한 세계 최고의 문학 작품 100선 중 한 작품으로, 어린이 문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는 찬사를 받았다.

눈부신 오후 말하는 토끼를 따라 토끼굴로 들어간 앨리스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원래 있었던 곳으로 돌아가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여정이 그려져 있다.

 

이 책을 쓴 루이스 캐럴은 원래 작가가 아니라 목사 집안에서 태어난 수학자로, 본명은 찰스 루트위지 도지슨이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수학과 논리학을 가르치는 교수였는데 대학 근무 시절 학장이었던 헨리 리들의 세 아이들을 위해 들려준 이야기를 책으로 만든 거라고 한다.

그 아이들 중 주인공에 영감을 준 둘째 아이의 이름이 앨리스 리들이었다.

 

이 책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이 다름 아닌 삽화인데 기존에 읽었던 앨리스와는 확연히 다른 새로운 앨리스를 창조해냈다.

그린이 발레리아 도캄포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태생으로, 2008년 볼로냐 국제 어린이 도서전에서 작품이 전시되면서 명성을 얻었다.

 

예전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사사건건 처형하라고 외치던 하트 여왕과 납작한 카드 병정이었는데 그 외 바닷가재, 가짜 거북, 체셔 고양이 등 다양한 동물 친구들이 등장하고 다과회, 크로케 경기, 재판 등 다양한 사건이 전개되어 흥미진진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는 상상의 나라, 이상하고 신비로운 나라의 이야기가 마음껏 펼쳐져 있다.

내 몸이 마음대로 작거나 커진다면 어떨까, 무언가를 먹을 때마다 몸의 크기가 변하는 상상은 생각만 해도 짜릿하다.

서로 말을 주고받지만 실상은 말이 안 통하는 답답한 상황이 그려져 있고 발음이 같거나 비슷한 단어로 하는 말놀이가 많아 본의 아니게 영어 공부(?) 또한 하게 된다.

 

이 책의 그림은 따스한 색감에 부드러운 느낌이었고 황홀한 신비로움을 자아내고 있었다.

특히 눈에 띄는 색상이 빨강과 초록의 대비여서 마치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이 나온 배경을 모르고 읽으면 마냥 이 책이 온갖 해프닝이 뒤엉킨 뒤죽박죽 이상한 나라에서 펼쳐지는 상상이라고만 여길 수 있는데 책의 마지막에 수록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제대로 읽기에서는 책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풀어놓아서 책 속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19세기 빅토리아 시대를 대표하는 문학 작품 중 하나이고, 빅토리아 시대는 18세기 산업혁명으로 영국이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리던 시기였다.

간섭받는 걸 싫어하는 앨리스의 말과 행동은 빅토리아 시대를 대표하는 부유층 중산층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책에 나오는 메리 앤이라는 이름은 하녀를 가리키는 대표적인 이름이었다.

 

엉망진창 다과회에서는 차를 마시기로 유명한 영국 사람들의 취향이 잘 드러나 있다.

다과회에서 횡설수설하는 모자 장수의 모습은 모자를 만들 때 쓰이는 천인 펠트에 질산수은이라는 화학 약품을 사용해서 수은의 독성 때문에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걸 표현하고 있다.

부유층과는 달리 열악한 노동 환경과 병든 노동자의 모습을 그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시기 동화 주인공들이 거의 남자아이였던 시절에 여자아이인 앨리스가 주인공이 되어 어려움에 맞서 성장하는 모험 이야기이자 어린이에게 상상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새로운 이야기였기에 발간되자마자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이러한 배경을 읽고 나니 한층 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이야기가 더욱 흥미롭게 다가왔고 뻔히 아는 이야기에 새로움을 더할 수 있었다.

 

- 이 후기는 해당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적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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