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명랑한 세계 의학 여행 - 역사·인물·과학 모든 것이 담긴 의학 이야기 토토 생각날개 42
최현석 지음, 조승연 그림 / 토토북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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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명랑한 세계 의학 여행은 의학 관련해서 역사, 인물, 과학이 담긴 어린이를 위한 책이다.
의학이라고 하면 너무도 전문적인 분야라서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이 책은 의학이 발전해 온 역사와 더불어 그 역사에 기여한 인물 및 과학적 내용을 어린이들이 쉽고 재밌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세계 의학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로 풀어놓았다.

이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은 주인공인 토토, 여행 가이드를 자처하는 슈바이처 유령, 슈바이처 유령과 늘 함께하는 슈바이처의 고양이다.
슈바이처는 성자와 의사로, 존경받는 위인 중 한 명인데 알쏭달쏭한 슈바이처 유령이 등장해서 의학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책의 차례를 살펴보면 의학의 시작, 의학의 발전, 기술의 발달에 따른 의학의 눈부신 발전, 정신 의학의 발전, 우리 의학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시대별로 의학이 어떻게 발전되어 왔는지 알아볼 수 있으며, 의학이 어떻게 우리의 삶을 바꾸어 놓았는지 들여다볼 수 있었다.
또한 질병에 대한 이야기를 빠뜨릴 수 없는데 인류가 질병을 어떻게 극복해 나갔는지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엄마랑 병원에 온 토토는 보자기처럼 생긴 청진기 유령 슈바이처와 맞닥뜨리게 되고 슈바이처 유령과 함께 세계 의학 여행을 떠나게 된다.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이집트 테베의 무덤 앞이었고 세계 최초의 의학 기록으로 볼 수 있는 에버스 파피루스가 있었다.
여기엔 무려 3500년 전에 사람들을 괴롭혔던 질병에 대한 처방과 치료 공식들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다고 한다.

먼 옛날 사람들은 질병을 신이 내린 벌이라고 생각해서 기도나 마법을 써서 물리치려고 했다.
그리스 사람들은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에게, 이집트 사람들은 태양신 라를 비롯한 이집트 신에게, 유대인들은 여호와에게 빌었다.

동양 의학의 시작으로는 황제내경을 들 수 있는데 기와 음양오행 개념을 바탕으로 사람의 몸을 작은 우주로 생각하고 조화를 이뤄야 건강하다고 믿었으며 이 조화가 깨지면 병이 생긴다고 여겼다.

이집트, 중국을 거쳐 히포크라테스가 있는 그리스 코스 섬, 고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중세 로마 베네딕트 수도원, 1300년대 이탈리아 볼로냐 대학(유럽 최초의 의과 대학), 파도바 대학(부검으로 유명한 병리학의 아버지 모르가니), 미생물학의 아버지 루이 파스퇴르의 나라 프랑스, X선을 발견한 뢴트겐의 나라 독일, 페니실린을 처음 발견한 알렉산더 플레밍의 나라 영국 등등 꿈속까지 여행하며 의학의 세계로 초대된 토토의 신나는 여정이 그려졌다.

책을 읽을 때마다 나오는 슈바이처의 고양이가 들려주는 ~ 이야기, 인물의 혼잣말 인터뷰 코너, 세상을 뒤흔든 질병을 통해 의학에 관한 더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슈바이처의 고양이가 들려주는 이야기 중에서 흥미로웠던 건 수도원 이야기였다.
수도원이 의학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궁금해지는데 갈레노스 이후 뚜렷한 발전이 없었던 중세에는 수도원에서 의학 교육이 이루어졌고 치료와 간호를 담당했다.
또한 수도원에서 생겨난 약초 정원으로 먼 훗날 약학이 전문적인 학문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바탕이 되었다고 한다.

혼잣말 인터뷰 코너에 소개된 인물로는 서양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 서양 의학의 황제 갈레노스, 해부학의 개혁가 베살리우스, 위장 생리학의 개척자 윌리엄 보몬트, 세균학의 창시자 코흐, 엑스선을 처음 발견한 뢴트겐, 청진기를 만든 라에네크, 화학 공정을 통해 약을 맨 처음 만든 연금술사 파라셀수스, 종두법의 창시자 제너, 근대 외과학의 아버지 파레, 소독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제멜바이스, 정신 분석의 창시자 프로이트, 그리고 지석영이었다.

이 중에서 인상에 남았던 혼잣말 인터뷰는 제멜바이스였다.
제멜바이스는 1840년 대 오스트리아 빈 종합병원에서 산부인과 의사로 일했는데 사망 환자를 부검하는 일도 많았다고 한다.
이때 부검을 맨손으로 했고 부검을 마치면 대충 닦은 후 산모들을 진료해서 산모들이 많이 죽어나갔다고...
그런데 의과 대학 진료소와 조산사 진료소에서 산모의 사망률 차이가 크게 났고 의과 대학에서 부검을 시작한 후 사망률이 높아졌다는 걸 알게 된 제멜바이스는 손을 위생적으로 관리해야 하며 병실에 들어오기 전 소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에는 세균이나 감염 지식이 없었던 시대였기에 이 주장은 수십 년이 지나 실현되었고 한참 후에야 수술 전 소독이 의무사항이 되었다.

세상을 뒤흔든 질병에는 페스트, 콜레라, 결핵, 암, 인플루엔자, 코로나19가 소개되어 있었다.
이렇게 흥미로운 이야기에 재밌는 삽화, 유익한 정보가 더해지니 토토와 함께 신비로운 의학 여행이 더욱 즐거워졌다.

슈바이처 유령과 토토와 떠나는 마지막 여행지는 1884년 즈음의 근대 대한 제국이었다.
이 시기는 우리나라에 서양 의학이 들어온 시기였고 의료 선교사 호러스 알렌의 제안으로 최초의 서양식 병원인 제중원을 설립했다.
우리나라 의학 역사에서 기억해야 할 중요한 인물 중 한 분으로 지석영이 있다.
지석영은 종두법을 들여와 천연두의 위협에서 많은 사람들을 구했을 뿐 아니라 한글 교육 보급과 의학 교육에도 지대한 공헌을 했다.
장래 희망이 의사인 토토에게는 슈바이처 유령과 함께한 세계 의학 여행이 아주 뜻깊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책의 마지막에는 가볍게 살피는 의학 역사 연표가 수록되어 의학 역사를 한눈에 정리하기 좋았다.

놀랍고도 기적 같은 의학의 세계, 그 역사를 돌아보는 시간이었고 인류가 질병과의 투쟁에서 어떻게 싸워왔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했는지 소중한 발자취가 담긴 책으로, 심오한 의학의 세계에 한걸음 더 가깝게 다가가는 느낌이었다.

- 이 후기는 해당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적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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