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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과학 탐정 홍대용 ㅣ 블랙홀 청소년 문고 18
윤자영 지음 / 블랙홀 / 2021년 2월
평점 :
품절
조선 과학 탐정 홍대용이란 제목을 들었을 때 홍대용이란 이름이 흔한 이름은 아니었기에 바로 조선 후기 실학자 중 한 사람인 바로 그 홍대용을 떠올렸다.
홍대용은 동양 최초로 지구자전설을 주장한 조선 후기 실학자로, 양반가 자제로 태어났지만 벼슬을 마다하고 청나라 사신 행렬에 참여했고 서양의 선진 과학 기술을 먼저 경험할 수 있었다.
청나라에 다녀온 후 의산문답을 저술했는데 지구의 중력, 지전설, 무한우주설, 유성과 혜성, 기상 현상 및 조석까지 당시엔 상상도 할 수 없는 과학 지식을 녹여낸 책이었다.
실제로 집에 개인 천문대를 세우고 혼천의를 개량했다니, 천문학과 과학에 기울인 그의 관심이 놀랍기만 하다.
하지만 홍대용은 과학뿐 아니라 성리학은 물론 수학과 역사, 음악까지 섭렵한 창의 융합형 지식인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홍대용이라면 어떤 유년 시절을 보냈을까 상상하며 지은 픽션이 바로 이 책, 조선 과학 탐정 홍대용이다.
지은이 윤자영이 추리소설 쓰는 고등학교 생물 선생님이라는 점이 흥미로웠다.
조선 과학 탐정 홍대용은 본격적으로 고학년이 읽으면 좋을 만한 책으로, 책 속에 삽화가 없이 글로만 이루어진 점이 눈에 띄었다.
역사 속 인물인 홍대용의 연구와 사상에서 영감을 받아 쓴 것으로,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사건은 모두 작가의 상상이 더해진 창작으로 보면 된다.
만인의 평등을 넘어 만물의 평등을 부르짖은 홍대용이라면 당시 엄격한 신분제 사회에서 서얼인 중인뿐 아니라 천대 받던 백정까지 서슴없이 지내지 않았을까라는 가정 하에 이야기는 시작된다.
석실서원에서 사서삼경을 배우던 유생 홍대용은 실학이라는 학문에 눈을 뜨게 되고 이에 매진하기로 다짐한다.
서원을 나와 그가 선택한 길은 담헌 정탐단과 함께 조선 팔도를 기행하며 미궁에 빠진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다.
담헌 정탐단 멤버는 신분과 나이, 성별이 각기 다른 이로 구성되어 그가 주장한 평등사상의 단면을 들여다보게 했다.
혼자서 혼천의를 만드는 장면이라든가, 서원을 다녔던 유년 시절 등 역사적 사실과 작가가 상상의 나래로 꾸며낸 이야기가 조화롭게 펼쳐지며 세 건의 살인사건의 진범을 잡는 추리소설로 전개되었다.
소설에서 그린 홍대용은 허황된 귀신을 믿지도 않았고 눈속임을 하는 무당에게도 넘어가지 않았다.
오로지 눈으로 보이는 진실만을 추구하며 자신의 과학 지식을 활용해서 사건을 해결해 나갔다.
그러한 과학적이고 실용적인 태도를 취함으로써 어긋난 진실을 바로잡을 수 있었고 힘없고 억울한 사람들의 누명을 벗길 수 있었다.
그가 백성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과학에 매진했고 그들과 같은 편에 서서 그 마음을 헤아리는 모습이 정말 멋지다는 생각을 했다.
- 이 후기는 해당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적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