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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포핀스 (Special Edition)
패멀라 린던 트래버스 지음, 로렌 차일드 그림, 우순교 옮김 / 시공주니어 / 2020년 12월
평점 :
품절
메리 포핀스가 유명한 동화라는 건 알았지만 책으로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하지 않아서 구체적으로 어떠한 내용인지 잘 몰랐다.
그러던 차에 유명한 삽화가 로렌 차일드의 일러스트로 메리 포핀스 책을 접하게 되었다.
메리 포핀스는 글을 읽기 전에 그림이 먼저 눈에 띄는 책이었다.
화려한 패턴의 삽화가 눈길을 사로잡았고 곧 로렌 차일드가 그리는 세계로 빠져들었다.
일반적으로 어떤 책에서 들어가는 글은 글을 쓴 저자가 적기 마련인데 이 책은 달랐다.
그림을 그린 로렌 차일드가 메리 포핀스와 처음 만난 인연을 떠올리며 어떻게 이 책의 작업을 하게 되었는지를 설명해 주고 있었다.
그녀는 이 책의 삽화를 그리기 전부터 타고난 예술적 감각과 개성 넘치는 작품으로 유명했다.
단순히 그림을 그리고 채색을 하는 수준이 아니라 사진을 오려 붙이거나 헝겊과 종이를 찢어 붙이는 콜라주를 바탕으로 독특한 구성, 현란한 색감과 강렬한 패턴, 다양한 질감 등을 활용한 신선한 표현 기법을 선보였다.
책의 마지막 장에는 그녀가 사용한 원단 패턴이 수록되어 있어 책을 읽으면서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나도 이런 패턴의 옷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살짝 들기도 했다.
내가 입으면 너무 눈에 띄고 부담스러울까 하면서 말이다.
알고 보니 메리 포핀스는 네 아이를 돌봐야 하는 유모이자 마법사였다.
어느 날 동쪽에서 불어온 바람에 내동댕이친 것처럼 뱅크스 네 집에 찾아온 메리 포핀스는 아이들에게 마법의 세계를 보여주면서 마음을 사로잡는다.
어릴 적 가장 순수한 마음으로 머릿속으로만 그려본 상상했던 일들이 현실이 되어 아이들 눈앞에 펼쳐지니 마음을 뺏길 수밖에 없다.
달콤한 알약을 먹고는 잠에 스르르 빠져든다든지, 우스운 일을 떠올리면 풍선처럼 몸이 날아오른다든지, 그림 속에 들어가 그 배경에 맞게 옷차림이 바뀐다든지 하는 일 말이다.
또한 동물들의 소리를 알아듣고는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눈다든지 하는 건 얼마든지 상상 속의 일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우리는 자랄수록 자유로웠던 상상과 말랑말랑했던 생각에서 멀어져 버리고 현실 밀착형 인간으로 거듭나게 된다.
물론 현실을 떠나 살 수는 없기에 현재를 살아가는 일이 중요하지만 가끔은 멍한 상태로 어릴 적 추구했던 그 세계를 가만히 그려보는 건 어떨까?
우리에게도 뭔가 꿈과 희망 같은, 말도 안 되는 걸 생각하며 지냈던 그런 시간이 있었음을 일깨워주는 동화였다.
그리고 어리고 약한 나를 지켜주고 돌봐주었던 사람에 대한 향수를 떠올리게 하며 마음을 애잔하게 했다.
무뚝뚝한 츤데레 매력으로 다가오는 메리 포핀스이지만 그녀의 마음속에 아이들을 사랑하는 힘이 강했기에 아이들에게 잊히지 않는 존재가 되었을 것이다.
사실 네 명이나 되는 아이를 돌본다는 건 극한 직업이나 다름없고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이다.
- 이 후기는 해당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적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