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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 보는 음식의 세계
이은정 지음, 강영지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20년 10월
평점 :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는 게 인생에 있어서 얼마나 큰 즐거움인지 모른다.
예전에는 끼니를 때운다는 개념으로 음식을 먹어야 사람이살 수 있으니까 먹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수록 맛있는 행복에 대해서 기대감을 가지며 살아가는 것 같다.
이러한 의식의 전환은 수많은 매체에서 무의식중에 들려주는 쿡방, 먹방의 향연이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를 일이다.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를 전면에 내세우며 음식에 숨겨진 역사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 한 권을 읽었다.
역사로 보는 음식의 세계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 온 각종 식재료부터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음식의 유래를 소개하는 책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하게 먹는 떡볶이, 짜장면, 순대, 김밥, 햄버거, 라면 같은 음식에서부터 삼계탕, 소불고기, 굴비구이, 보쌈김치, 간고등어, 게장, 초밥 등이 등장한다.
언제부터 어디에서 어떻게 이러한 음식이 만들어진 것인지 요리연구가인 주영 선생님과 그녀의 딸 선이, 할머니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그 유래를 들려준다.
마치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에게 조곤조곤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해서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
먼저 하나의 음식을 소개하기에 앞서 음식의 주요 식재료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다.
예를 들면 떡볶이라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떡볶이의 주재료가 되는 밀을 소개하는 식이다.
메인으로 우리나라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 후 같은 재료를 사용한 세계의 요리를 소개한다.
우리에게 떡볶이가 있다면 일본에서는 밀을 이용해서 라면을 만들었고 우리에게 보쌈김치가 있다면 독일에서는 양배추를 소금에 절인 사우어크라우트를 먹었다.
같은 재료를 가지고도 지역마다 다르게 활용해서 음식을 만들어내며 다양한 식문화가 발달하게 되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더 알아볼까? 코너를 통해 식재료와 음식에 얽힌 배경지식을 더할 수 있는 점 또한 좋았는데 소가 내뿜는 메탄가스를 읽으면서 또 한 번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환기시켰고 생선으로 만든 어간장이 어떤 맛일지 궁금해졌다.
또한 바닷장어구이, 대하구이, 바지락칼국수, 꽃게찜 등 유명한 먹거리가 풍부했던 태안반도에 유조선과 크레인 충돌 사고로 기름띠가 둘러졌는데 인간 띠를 이룬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으로 10년 만에 바지락과 꽃게가 나타났다는 기적 같은 사실이 감동적이었다.
우리가 즐겨 먹는 음식과 역사를 연관시켜 읽으니 흥미로운 부분이 많아서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반란을 일으켜 유배를 간 이자겸이 이름을 지어 인종에게 바친 굴비, 병자호란으로 남한산성으로 피신 간 인조가 항복하면서 먹은 닭백숙, 게장과 감을 같이 먹여서 경종을 독살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던 영조의 이야기가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았고 음식의 유래를 알게 되니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애환이 담겨 있어서 더욱 특별한 음식으로 다가오는 것 같았다.
- 이 후기는 해당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적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