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우리 아이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책으로 읽게 되었다. 서양의 음악과 미술을 연관 지어 진행하는 토크 콘서트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접해본 적이 있는데 우리 아이는 신화 내용을 담은 그림을 보더니 이내 왜 신들이 저렇게 홀딱 벗고 있냐며 물었다. 그때 우리가 들었던 내용이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이야기였고 신과 함께라는 영화가 흥행할 때여서 사랑하는 사람을 되찾기 위해 저승을 다녀온다는 설정이 기억에 많이 남았다. 다양한 그림 자료를 보며 흥미로운 신화를 들려주었고 즉석에서 피아노 연주까지 더해져서 아주 인상적이었던 강연이었다. 서양 역사와 문화를 이야기하는 데 있어 빠뜨리지 않고 등장하는 양대 산맥이 기독교와 그리스 로마 신화인데 그중에 한 축을 이번에 처음 만나게 된 것이다. 아이는 책을 보자마자 다른 때와는 다르게 그림체가 마음에 든다며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그림도 마음에 드는 취향이었고 내용도 재밌었다고 했다. 미래엔 아이세움에서 출간된 어린이를 위한 인문학 시리즈 처음 읽는 그리스 로마 신화 1편은 신들의 세계인 올림포스의 탄생을 다루고 있었다.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 있고 캄캄한 혼돈의 세계 카오스!그 카오스를 뚫고 탄생한 최초의 신은 대지의 신 가이아로, 이 가이아로부터 수많은 자손들이 태어나게 되었다.그리스 로마 신화 속에는 정말 많은 신과 인간이 등장하며 온갖 다양한 이야기로 지루할 새가 없다.방대한 신화 이야기를 전혀 어렵지 않게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흥미와 재미를 느끼도록 구성해 놓았기에 처음 읽는다 할지라도 아무런 부담 없이 신화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어머니와 아들이 결혼을 하거나 오십 개의 머리와 백 개의 팔을 가지거나 외눈박이 괴물이 등장하고 자식을 어둡고 차가운 지하 감옥에 가두거나 입으로 삼키는 등 충격적인 내용이 나오기도 하지만 다 신이라는 상상에서 비롯된 일이기에 아이는 이미 평범한 인간의 세계가 아니란 걸 감안해서 그렇게 끔찍해하지 않고 읽는 것 같았다. 읽으면서 연신 감탄하는 건 "그림 이쁘다. 잘 그렸다!"특히나 여자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아이에겐 이 책에 나오는 여신들의 모습이 따라서 그리고 싶은 로망이 되었다. 적절하고도 재밌는 글 밥과 풍부한 표현의 그림이 단박에 아이의 마음을 사로잡아서 그리스 로마 신화 속으로 수월하게 빠져들었다. 신화 첫 권을 읽는데도 아주 많은 신들이 등장해서 헷갈리기 쉬운데 주요 열세 명의 신인 경우엔 신별로 소개하며 능력과 상징 및 에피소드를 수록해 놓았다. 단순히 신화 이야기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등장인물 간의 복잡한 관계를 한눈에 알아보기 쉽도록 신들의 계보를 따로 정리해 놓았고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그리스 로마 신화 더 깊이 보기 코너로 그 배경지식을 더할 수 있었고 그리스 로마 신화 완전 정복! 퀴즈로 읽은 내용을 정리하고 되짚어보게 하였다. 원래는 그리스의 신화였는데 그리스 반도를 정복한 로마 제국이 그들의 뛰어난 문화를 토속 신화와 합쳐서 그리스 로마 신화가 되었다.이렇게 탄생한 그리스 로마 신화는 서양의 소설, 영화, 연극, 미술 등의 예술 문화 전반을 아우르며 오늘날까지 영향을 미치는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우리 주변에 많은 스타벅스만 보아도 그 로고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세이렌을 그린 것이다. 1권을 너무도 재미있게 잘 읽었기 때문에 이후의 책도 기대되는 시리즈이다.- 이 후기는 해당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적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