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저분 씨 가족의 특별한 휴가 노란 잠수함 8
김유 지음, 고은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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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실제로는 아닌데 척하는 일로 점철되어 있다면 그 삶은 얼마나 가식적이며 스스로에게도 피곤한 일일까?

여기에 척하면서 사는 게 당연시된 한 가족이 있다.
지저분 씨의 특별한 휴가에는 깔끔한 척, 우아한 척, 잘난 척하는 가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책에 묘사된 남이 보지 않을 때 이 가족들의 행동은 남편 지저분 씨, 아내 구린내 여사, 아들 지지라는 이름만 봐도 어느 정도 상상이 된다.

지저분 씨는 겉으로는 새하얀 양복을 빼입고 깔끔을 떨지만 쓰레기 봉지 처리는 아무렇게나 해버린다.
자기가 사는 곳이 아니면 지저분하고 엉망이 되어도 괜찮다는, 나만 깨끗하면 된다는 생각을 지닌 모습이 이기적으로 비추어진다.
회사에서도 열심히 일하는 척하지만 실제로는 온라인 쇼핑에 sns까지...
가끔 나 스스로를 돌아보았을 때 이런 일이 아예 없다고는 말 못하겠다.
일정 부분 가식을 지닌 모습, 남들에게 보여지고자 하는 모습을 만들어내며 진짜 내가 아닌 가짜의 나로 살아가는 면 또한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남들이 있거나 없든지 간에 늘 한결 같은 삶의 태도를 갖추어나가는 진정성이 필요하다.
옷가게 사장님인 구린내 여사가 방귀 냄새를 향수로 가리며 우아한 척하는 건 애교에 가까워 보이며 그보다는 맞벌이를 하며 정신 없이 바쁘게 지내는 현대인의 일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즉석밥과 카레로 아침을 빠르게 먹고 배달 음식으로 일회용 그릇과 젓가락이 잔뜩 쌓여 있다.
흔히 볼 수 있는 여느 집의 모습이 아닐까.
잘난 척 대장 지지는 학교 수업에 방해가 될 정도로 엉뚱한 질문을 쏟아붓고 책을 읽는 척하면서 코를 판다.

이랬던 지저분 씨 가족이 판타스틱 최고의 워터파크 더럽랜드로 휴가를 다녀온 후 삶의 태도가 완전히 바뀌게 된다.
워터파크에 샤워도 안 하고 입장한 지저분 씨 가족은 더럽랜드에서 상상 이상의 더러움과 맞닥뜨리고는 비로소 자신들이 평소 행했던 위선과 이기심을 자각하게 된다.
이 책에는 현대인의 삶에 대한 풍자가 가득해서 과연 내가 어떤 모습과 태도로 살아가고 있는지 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진짜 깔끔하거나 우아하거나 잘났다면 남들 앞에서 지나치게 '척'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 이 후기는 해당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적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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