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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이 찾아오면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98
강은지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6년 10월
평점 :
서평단 지원도서

문제가 해결되거나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그것을 마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그 과정은 한 순간에 잃어나지 않는다.
주인공의 시선으로 구성되어 있는 흐름을 따라가며,
인물의 목소리를 듣고 내면의 아픔과 고민을 마주하게 된다.
숨이 벅차오르며 그제야 내쉬는 호흡을 함꼐 내쉬게 된다.
자극적일수도 있는 소재로 비춰질수도 있는, 그렇지만 현실의 아픔이자 이제는 사회적인 문제이기도 한 내용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묵묵한듯 보이지만 위태로운 현실 속에 저마다의 아픔고 고통을 지닌 청소년들.
그들의 걸음을 따라 이야기를 읽어가게 된다.
독특하게 느껴지는 부분 중 하나는 '계단'이다.
오른다고 했을 때, 먼저 생각나는 것은 '산'이다. 그런데, 저자가 택한 장소는 '계단'이었다.
계단과 산은 다르다.
주변의 풍경과 맑은 공기, 앞서 오른이의 발자국이나 흔적 들려오는 자연의 소리 혹은 사람들의 목소리.
산은 그런것이 존재한다.
하지만, 계단에는 그런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앞서 오른 이가 있어도 발자국이 남아 있지 않고, 누군가의 온기고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오르는 이의 발이 차디찬 계단을 딛고 올라갈 뿐이다.
오를수록 숨이 가빠지고 벅차오르지만,
눈에 보이는 계단의 모습은 어느 층이든 별반 다르지 않다.
거친 숨을 내쉬어도 깨끗한 공기로 돌아오지 않는다.
폐쇄적인 곳에 오르는 이의 공기만 들락날락할 뿐이다.
그렇지만 그곳을 오른다.
오르는 이는 어떤 마음일까.
그렇게 마주한 끝엔 무엇이 있을까.
[책 속 문장]

*
울 거면 8층 같은 데서 울어. 3층까진 사람들이 쉽게 올라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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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디는 존재라면 그게 무엇이든 응원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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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은 넉넉한 마음의 곳간까지 탈탈 털고 우릴 겨우 사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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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감정은 견딜 수 없어서 몸이 먼저 미래의 감정을 조금 떼어 왔다.
그러면 너무 아프지만 견딜 수 있는 사람이 됐다.
*
불행은 때론 예측할 수 없었다.
폭우가 쏟아지기 전 몰려온 먹구름 처럼 불행 앞엔 꼭 자잘한 일들이 힌트가 됐다.'

*
걱정이 아니라 숨만 차오르는 당연한 불행 속으로.
*
“걔 안 약해요.”
*
그러나 한 명쯤은 구원의 마음에 손을 얹어 주었다면,
그의 마음에 따뜻한 손자국이 하나라도 남겨져 있었다면
다르지 않았을까. 생각이 자꾸만 맴돌았다.

*
숨이 더 필요했다.
숨죽이고 있던 모든 순간의 숨을 쉬어야 한다는 듯이.
*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대가를 지불하지 않아도 편이 되어주는 거.
너무 어려운 일이란 걸 그땐 몰랐다.

*
너도 정말 힘들었겠다고 말해 주고 싶은데.
사실은 내가 제일 듣고 싶은 말이야.
*
전부는 100이거나 0이란 걸 우리는 몰랐다.

*
"믿는 건 공짜잖아. 네 믿음이 아무리 거대해도 0원이라고."
*
삶이 죽음보다 앞에 있다는 걸 알았다.
죽음이 삶의 그림자일지라도 결코 스스로 앞설 순 없다고 믿었다.
믿었다.
나는 믿었다.
올 해 읽은 청소년 문학 작품 중 손에 꼽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마침내 서로에게 존재로서의 구원이 되기까지.
숨이 벅차오르게 묵묵히 걸어가는 그 고통의 과정을,
마침내 오르고마는 이들의 걸음을,
그리고 내뱉어지지 않는 마음의 상처와 위태로운 현실까지
섬세하기 그려낸다.
구원이 찾아오면,
도서의 제목을 생각하면 무언가 이들의 현실과 어려움을 해결해 줄 것 같다.
그런데, 저자는 그저 찾아오는 기적같은 손길을 그려내지 않는다.
찾아오는 것이 아닌, 마침내 마주하여 찾아낸다.
학교 폭력, 가정 폭력, 가정의 형태과 관계, 친구라는 말의 의미, 삶과 죽음.
무엇하나 가볍게 말할 수 있는 소재가 아니다.
그런데, 이러한 소재들을 다루고 있음에도 시선이 멈추지 않고 읽어가게 된다.
잠시 멈추어 소리내지 않고 읽게 되는 페이지들 그리고 그곳에 붙인 인덱스가 계단처럼 층을 이룬다.
인물과 내면과 인물을 둘러싼 갈등의 상황
읽는 것만으로도 숨이 차오르는 상황 속에서
인물들을 어떻게 그 계단을 올랐을지.
그 호흡을 따라 숨을 내뱉으며 읽어가게 된다.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을 가져도 좋다.
그 계단에 멈추어 인물들의 내면과 상처
그리고 나아가 묵묵히 감추어 누르고 있던 자신의 상처를
이들과 함께 내쉬어 보자.
🙌 함께 읽어요!
• 현실의 아픔과 고민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나아가고
서로 다른 상처를 보듬으며 성장하는 청소년 소설을 찾는 분
• 부모의 기대나 가족의 무게를 홀로 짊어진 청소년·청년
• 강은지 작가의 전작이나 깊이 있는 내면 묘사를 좋아하는 사람
• 가슴속 슬픔을 억누르며 소리 없이 우는 것에 익숙한 이들
• 위태로운 현실에도 나아가며 성장하는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
#구원이찾아오면#강은지#미래인#청소년소설#학교폭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