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계절은 영원하지 ㅣ 꿈꾸는돌 47
하유지 지음 / 돌베개 / 202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단 지원 도서 





​

표지부터 청소년 드라마의 한 장면을 담은 듯했다.

게다가 북토크에서 작가님이 말한 사랑에 대한 부분이 기억나서

더 누군가의 첫 사랑 혹은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설레임이 있을 것 같았다.

​

안 그래도 고학년 학생들은 로맨스 도서를 찾고는 해서 더 이 도서를 읽어보고 싶었다.

추천의 글을 보니 단순 로맨스만 담은 것이 아니라 청소년에게 전하는 주제적 메시지가 함께 담겨있으리라는 기대감이 들었다.

​




아이들이 웅성거리다가 교실에 나갔다.

나와 추동하도 서로 바라보다가 가장을 들고 일어났다. 계단을 내려가 학원 밖으로 나섰다.

덥고 찬란한 여름 날시가 활짝 열린 책처럼 눈앞에 펼쳐졌다. 추동하가 눈이 부신 듯 잠시 눈을 감았다가 떴다.

긴 속눈썹에 맺히는 햇빛.

-

​

오한봄, 봄을 가득담은 소녀에게

추동하, 가을과 겨울을 담은 소년이 찾아왔다.

​

가을과 겨울이 이름에 있지만, 따스함과 다정함이 묻어나는 소년.

청소년 문학이어도 읽으며 자연스레 미소짓게 되는 대사를 만날 수 있다.

또한,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에서 풋풋한 귀여움에 혹은 예전의 추억이 떠올라 멈추며 읽을 수도 있다.

그런데 무작정 오그라드는 표현이 아니라, '오한봄'이라는 소녀의 상황과 마음에 닿는 따스한 말이다.

여러 표현 중 아래의 문장을 적어본다.

​

-

봄철에 피어나는 꽃보다 네가 더 예뻐. 이 산에 가득한 단풍보다 네가 더 환하게 내 마음을 물들여. (134쪽)




-

내가 이토록 쉽게 엄마를

사랑하게 될 줄은 몰랐다.

여름이 점점 더 깊어 간다.

(70쪽)

-

​

단지 오한봄, 추동화 두 소년과 소녀의 만남으로만 이어진 소설이라면 지루하거나 아이들에게 소개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

그런데, 이 책은 그러한 상황을 겉으로 드러내면서도

주인공의 상황과 새로운 인물의 등장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면적인 성장을 담았다.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와 함께 가족과 관계, 삶과 의미, 상황과 이해를 읽어가게 된다.

​

서로의 상처를 마주하고 이해할 수 없었던 상처를 알아가며

감추고 외면하는 쉬운 선택이 아니라,

마주하고 나아가며 성장하는 걸음을 걸어가는 주인공의 과정을 통해

시선으로 그 과정을 함께 나아가는 청소년 독자들에게도 그 마음과 변화가 닿으리라 생각된다.

​

인상깊어 표시해 둔 책 속 문장들을 소개한다.




희망으로 둥글둥글해진 마음이 또 제멋대로 때굴때굴 굴러가려 했다.

엄마가 떠나지 않는다고 그게 해피엔딩이기는 할까, 섣부르게 김칫국까지 마시며 고민하게 된다.

엄마가 왔다 가도 덤덤할 줄 알았는데, 한 권을 다 떼지 못한 수학 교재처럼 내 마음에도 풀지 못한 문제가 숱하게 남을 것 같다.

첫 번째 이별은 갓 태어났을 때라 아무것도 모르고 지나갔다지만, 이렇게 다 크고 맞이하는 두 번째 이별 앞에서 초연해질 수 있을지.

아무래도 자신이 없다. 마음이 큰다는 것은 그 안에 인내심과 무심할뿐만 아니라 슬픔과 아픔도 더 많이 담기는 일 같다.

(85쪽)





-



엄마는 어떤 사람일까. 착한 사람도 자기 자식을 외면하거나 포기할 수 있다.

인생은 한 가지 잦대로만 재단하기에는 너무 크고 넓고 깊고 하여튼 복잡하다.

엄마가 착한 사람이면 난 엄마를 얼마쯤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는데, 그게 더 괴로울지도. 미움과 혐오가 가장 손쉬운 법이니까.

무시하거나 밀어내면 그만이잖아. 그간 엄마 쪽으로 무관심이란 철옹성을 쌓고 내 나름 속 편히 지내 왔듯이.

(29쪽)



-



그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슬픈 순간이었던 것 같아. 너무 슬프지만 절대 잊고 싶지 않은 순간.

고통스러운 기억이라 해도 그 기억이 오히려 발 디디고 설 땅이 되기도 해. (110쪽)

-

살다 보면 내 삶이라고 해서 온전히 내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돼.

내 것이 아니라면 남의 것은 더더욱 아니지. 뭐든 원하는 대로 해, 오한봄.

너의 인생을 걸어가. 언제 어디서든 네 삶을 다시 시작해. (152쪽)

​


-

몇 주 뒤, 보낸 사람 칸에 주소를 끝까지 다 쓴 택배가 왔다.

받는 사람은 강만춘이 아니라 오한봄. 백설기 모양의 스쿼시 장난감이었다.

손으로 만지는 대로 모양이 바뀌다가도 조금만 매면져 주면 원래대로 돌아오는.

너와 나의 회복력을 믿고 싶어.

​

엄마가 보낸 한 줄짜리 편지였다.

(162-163쪽)

-

그러면 영원은 몇 살인데?

그 앞에서 열여덟 살이든 서른 여덟 살이든 무슨 차이인데?

어차피 도토리 키 재기잖아.

나는 차라리 자신만만한 도토리가 될래.

(176쪽)

​





마지막 부부인 '작가의 말'이 주인공인 한봄 그리고 동화와 함께 나누는 방식으로 되어 있어서 정말 독특했다.

이러한 구성을 보며 더욱 작가님꼐서 애정을 담으신 도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여왕님보다 대왕님이 좋다는 한봄이,

그리고 거부하고 무시하던 시선에서 이제 마주하며 나아가는 한봄이.

​

동하와 함께 웃는 시간도,

엄마와 서로 가까워지고 조금씩 알아가며 이해하는 시간도,

그 모든 시간 속 성장하는 봄.

​

한봄이의 마주함을

그리고 새롭게 회복해 나아갈 시간을 응원한다.

​

표시하게 되는 문장이 많이 있었지만,

특히 인상깊은 문장은

'너와 나의 회복력을 믿고 싶어.'

이 문장이 마음에 오래 남는다.

​

오늘 이 글을 읽으신 분 그리고 '어떤 계절은 영원하지'를 읽으신 분들은

'너와 나의 회복력을 믿고 싶어'의 문장을 읽으며 스스로에게 전하고, 함께 나아가는 다른이에게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실패처럼 보여도 일어남의 과정일 뿐이라는 것을.


#하유지 #돌베개 #어떤계절은영원하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