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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푸들 ㅣ 래빗홀 YA
우신영 지음 / 래빗홀 / 2026년 8월
평점 :
서평단 지원도서

'우신영' 작가. 저자의 이름만으로도 '부럽다'라는 감정이 톡 튀어나와버린다.
저자의 책이라고 하면, 혹시 이것도 공모전 수상작인가? 하는 생각부터 든다. 그만큼 수상을 많이 한 작가다.
2024년 제30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언제나 다정 죽집>, 제1회 이지북 고학년 장르문학상 대상 수상작 <맨홀에 빠진 앨리스> 등의 도서의 저자여서 익숙하게 알고 계신 분들도 계실것이다.
혼불문학상, 비룡소 황금도깨비상, 책읽는샤미 어린이장르문학상, 사회평론 어린이스토리대상 등을 수상했다.
'언제나 다정 죽집'을 통해 알았는데, 책읽는샤미 어린이장르문학상의 '맨홀에 빠진 앨리스'도 저자의 도서였다.
그런데, 사회평론 어린이스토리대상까지 수상하다니. 관심있게 보는 것에서 모두 저자의 이름과 작품을 보게되었다.
글을 잘 쓰시는 분이구나, 라고 생각했다가 반복되어 보게되는 저자의 이름에 '또, 이 분이 탔구나.'라는 생각이 들고
관심을 가지게 되는 작가이면서도 동시에 부러움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질투, 부러움은 조금만 짙어져도 질투가 되어버린다.
본디, 부럽다는 감정 자체가 질투와 시작의 선이 같다.
질투는 부러움의 엇나간 시선, 곪아가는 그림자, 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질투'라는 두 글자를 가장 자주 마주하는 시기가 바로 청소년기다.
누가 말하지 않아도 숫자로 나열되는 선에 자연스레 부러움이 스며들고
서로 가까이 있는 시간이 많은 만큼
성적, 외모, 인기, 시간, 태도 등 부러워 할 것들이도 더 많이 보인다.
그런데, 알약만 먹으면 당신이 질투하는 그 사람의 삶을 훔칠 수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부러움의 대상인 그 존재의 미모, 재능, 매력, 모든 것을 내가 가질 수 있다면,
단지 알약 하나로.
그 계약의 조건은 단 하나,
멈추라고 말할 수 없을 뿐.
당신이라면, 이 유혹적인 계약 앞에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
지금 누군가의 얼굴이 달처럼 떠올랐다면, 좋다. 오늘 밤 당신의 창가에도 검은 개가 산 이슬을 털며 나타나 계약을 제안할 것이다. 축축한 버섯 냄새를 풍기는 발바닥을 내밀면서, 당신은 그약을 거부할 수 있을까.
답은 하나다.
-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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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라는 이름의 초록색 고름. 이 몸이 가장 사랑하는 녹즙이지! 인간의 영혼을 타락시키는 감정 중 그게 최고거든.
시기와 비교에 갈려 나간 영혼 부스러기는 내가 즐겨 먹는 흑빵이고. 요 녹즙과 흑빵엔 곰팡이도 금세 펴.
헛것을 보게 하고 미친 춤을 추게 하는 곰팡이 말이야.
생각하는 존재입네 어쩌네 떠들지만 내가 보기엔 결국 질투하는 존재라고.
너희가 욕하는 우리 악마들은 막상 질투를 모르거든. 각자의 악에만 충실하고 떳떳해.
반면 인간은 제 영혼을 망가뜨려 가면서도 타인에 대한 질투를 멈추지 않아. 탁수현 옆의 표우수 너처럼."
- 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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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부끄러워할 필요 없어. 인간적인 건데 뭐. 그래서 내가 신께 좀 깐죽거렸지. 당신의 피조물들이 너무도 어리석다며.
각자 계이름대로 살면 되는데 도는 미를 질투하고, 미는 솔을 질투하다 곡을 망가뜨린다고.
아, 그랬더니 신께서 반론을 펼치시는거야. 아니라고, 인간들은 서로의 소리를 탐내면서도 화음을 이룰 수 있다고.
도는 도대로 솔은 솔대로, 오선지 속 제자리에서 어울릴 수 있다고.
그래서 내기를 청했지. 질투에 빠진 인간 하나를 항복시키고 나면 내가 신을 이긴 것으로. 너그러운 그분은 이 악마를 항상 귀엽게 받아 주시거든."
- 68~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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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 단 한 번도 질투라는 감정을 느껴보지 않은 인간이 존재할까?
'질투'는 자극적이면서도 낯설지 않은 그러면서도 들키고 싶지 않은 감정이다.
가면 뒤에 숨기고 싶어하는 감정, 그렇기에 더 유혹적인 것.
악마의 말처럼 우리는 질투하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순간적인 질투부터, 점점 더 몸집을 키워가는 질투, 자신도 모르게 짙은 안개처럼 켜켜이 층을 쌓아가는 질투 등.
그 모습과 형태도, 대상과 그 이유도 다르겠지만, 우리에게 질투는 낯선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거기까지만 보게 하는 것이 악마의 함정이지 않을까.
'인간들은 서로의 소리를 탐내면서도 화음을 이룰 수 있다고.'
질투하는 사람은 많지만, 우리는 질투에만 머물지 않는다.
또한, 서로 다름으로 함께하는 우리들이기에
질투라는 감정도 그 모두 같음이 아닌 서로 다 다름을 기반으로 한 시선에서 생기는 것이다.
인간은 서로의 소리를 탐내면서도
즉, 우리는 질투라는 감정을 느끼거나 순간순간 그러한 질투에 마음이 기울어지기도 하지만
그렇지만 각자의 과정으로 질투하기에 더 노력하기도 하고,
질투하면서도 함께 하는 과정에서 배워가기도 하고 나아가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내기도 한다.
그렇지만 질투와 욕망에만 시선을 둔다면, 그 매혹적인 유혹에 넘어지기 쉽다.
그렇지만 그런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그럼에도 그 흔들림을 마주하면서도 나아가는 삶,
그것을 블랙 푸들 악마의 유혹으로 시작하여
주인공의 갈등과 변화, 성장의 스토리 아래에 담아내고 있다.
[ 책 속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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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터치 낸 게 어때서? 잘 쳐 보려다 건반에서 길 좀 잃은건데."
- 89쪽
"그래, 해 봐. 탁수현. 마음가는 대로 쳐 봐. 건반에서 길 잃어도 돼. 내가 같이 길 찾으러 다녀 줄 테니까."
- 2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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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란 말이야, 제목처럼 언어 없이 하는 이야기란다. 어쩌면 침묵의 이야기.
그러니 이 곡은 소리가 사라진 순간의 침묵이 중요해.
침묵이 가장 뚜렷해지는 건 연주자의 손이 멈추는 순간이야. 어쩌면 음악가는 그 침묵과 마주하기 위해 연주하는 걸지도 몰라. 그러니 멈추어야 하는 순간, 용기 있게 멈출 줄 알아야 한단다."
- 2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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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는 밖으로 보여지는 갈등과 사건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보여지는 흐름이 있고,
스토리 안에 담겨진 주제적 흐름이 있다.
읽고, 주제를 담은 대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지 피아노 위의 손의 멈춤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겉으로 보여지는 것은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이지만, 연주자만이 아니라 연주를 삶에 비유하며
우리가 마주하는 수많은 유혹과 질투 그것에 대한 경고라고 생각된다.
'침묵의 이야기'
그 중, 어쩌면 음악가는 그 침묵과 마주하기 위해 연주하는 걸지도 몰라, 라는 대사를 읽으며 생각해 본다.
우리의 삶에도 잠시 쉼표를 찍으며, 멈추어 스스로 마주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내가 원하지 않아도 잠시 걸음을 멈추어야하는 상황이 오기도 한다.
그러한 상황에서 다른이가 내 앞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바라볼 때,
만만하게 생각했던 사람이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누리며 나타날 때,
그것에 대한 부러움은 질투가 되고,
그 질투 속에 끊임없이 흘러가면 '자신이 정말 멈추며 마주해야할 순간을 놓칠 수도 있다.
그러한 순간을 아는 지혜와 용기. 질투 가운데 그 순간을 놓치지 않기를,
용기 있게 멈출 줄 아는 어른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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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은, 친구들에게 용서를 빌고 싶은 내 마음이고, 욕망은······ 지금 당장 널 죽여 버리고 싶은 내 마음이지."
- 2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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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린 샘도 내고 욕도 하고 그러는 거야.
우정과 질투는 생각보다 가까이 있거든. 피아노의 백건과 흑건처럼. 모양과 색깔은 달라도 좋은 연주를 하려면 둘 다 필요해."
- 2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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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막이 재킷을 벗어 내 몸을 덮어 주던 래현이 위를 가리켰다. 청보라빛 하늘에 은색 벽돌이 오각형을 그리고 있었다.
어디한 군데 이지러짐 없이 완전한 오각형을.
그제야 알았다. 혼자서 도달하는 완벽함은 불가능하지만, 여럿이 만들어 가는 완전함은 가능하다는 것을.
가끔 서로를 질투하기도 하지만 우리에겐 함께 바라볼 창공의 별이 있다는 것을.
음악이라는 별, 우정이라는 별, 사랑이라는 별, 악마처럼 검은 밤에도 빛나는 별을 바라보는 순간 우린는 친구일 것이다.
- 2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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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이 아니라 완전함을 만들어가는 우리.
가끔 서로를 질투하기도 하지만 바라보는 시선을 함께 하는 우리.
어두운 밤에도 빛나는 별의 존재를 알고 함께 하는 친구의 우리.
시작은 질투지만,
그 끝은 우정이다.
그런데, 단지 무조건적 화해로 연결되는 억지가 아니라
서로의 상황과 존재, 그리고 결핍과 필요.
그것을 돌아보며 함께 성장한다.
어쩌면, 우리는 불완전한 존재 그 자체로 완성되는 빛이 아닐까.
하나의 작은 빛은 서로 다른 빛과 함께 모일 때, 더욱 밝고 아름답게 빛난다.
마치, 밤하늘의 수많은 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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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두고 갈래. 손이 커지면서 갑갑했거든. 누나의 삶은 다섯 살에 멈췄지만 계속 그것만 복사하며 살 순 없어. 내 시간은 흘러가야 하니까."
- 2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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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고맙지. 그 덕분에 소리가 특별해졌어. 누나에게 들려주고 싶은 곡이 생각났고, 그게 <장송 행진곡>이었어.
이제 진짜 헤어지려고. 만난 적도 없지만 매여 있던 누나랑. 엄마 탯줄로, 머리카락으로, 피아노 현으로 꽁꽁 묶였던 걸 풀고, 이제 난 내 음악을 연주하려고. 표우수 네가 그걸 가능하게 해 줬어."
- 2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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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모두 서로 다른 특징이 있다.
그 중 유독 완벽하게 빛나는 소년.
모든 것을 갖춘듯한 아이.
완벽한 아이, 질투의 대상인 탁수현.
멀리 있어도 빛나지만, 내 옆에 있어서 더욱 눈부신
아니, 눈꼴 시린 존재.
그런데, 인간이라는 불완전한 존재는
시기질투의 시선으로 그 사람이 완벽해 보이는 것 뿐이지
완벽한 사람은 없다.
탁수현의 숨겨진 비밀이 후반부에서 밝혀지는데,
주인공뿐만 아니라 각 아아들의 이야기까지 함께 어우러지면서
스토리의 완성도가 높아지고 책이 주는 메시지도 더 잘 전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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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나는 앞으로도 수현을 계속 질투하게 될지 몰랐다. 하지만 그게 더 이상 부끄럽거나 두렵진 않았다.
녀석처럼 아름다운 존재를 질투하지 않는다면 그건 인간이 아니라 신 혹은 악마일 테니까.
나는 이제 좀 더 떳떳하게 녀석을 질투하기로 마음먹었다.
- 2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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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와 욕망이라는 자극적이면서도
현실의 우리들이 외면하기 어려운 소재로 겉으로 드러나는 스토리를 전개하면서
그 아래에 아이들의 관계와 우정 그리고 함께하는 성장을 담아
완벽하지 않지만 그 자체로 아름다운 우리들의 삶을 연주한 소설.
책을 읽기 전, 혹은 읽으면서
질투의 대상, 부러운 누군가가 떠올랐다면,
그래서 블랙 푸들의 제안에 마음이 움직였다면,
이 책을 펼치고 꼭 마지막까지 읽어가시길 바란다.
블랙 푸들 악마라는 것부터 일반적인 소설과 달랐다.
그렇지만, 자극적인 소재 사용으로 끝나지 않는다.
관계와 우정, 질투와 욕망의 유혹이 강한 청소년 학생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책이다.
그렇지만, 학생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외면하고 싶은 그 질투와 부러음을 어른들도 이 책을 만나 읽어가며 마주하고,
마지막 주인공의 대사까지 함께 외칠 수 있기를 바란다.
특히, 마지막 저자의 이야기가 담긴 페이지까지 도서의 끝을 마주하는 순간까지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린다.
- 친구와 끊임없이 비교하게 되는 청소년
- 부러움의 대상, 질투하게 되는 누군가가 있는 사람
- “왜 나는 저 친구처럼 못하지?”라는 생각을 해본 적 있는 사람
- 잘해야 사랑받을 것 같고, 실망시키면 안 될 것 같은 압박을 경험한 적이 있는 독자
- 청소년에게 추천해줄 문학작품을 찾는 부모
- 단순히 재미있는 판타지 소설을 넘어 경쟁, 인정 욕망, 질투, 우정을 이야기할 수 있는 작품을 찾는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