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건너는 트릉카 다방 트릉카 다방
야기사와 사토시 지음, 임희선 옮김 / 문예춘추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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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지원 도서 





당신에게 '기억'은

어떤 향기로 남아 있나요?






  1. 오후의 쇼팽


'재회란 인생에서 일어나는 가장 일상적인 기적이다.'


다시 읽으며, 그런 기적을 바라게 되는 오늘입니다. 

이 문장을 마음에 품으며 보고싶은 그리운 이의 얼굴을, 어린 시절의 추억을, 향이 짙은 마음 속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 보게 됩니다. 


커다란 장르적 갈등이나 장치가 없어도, 

'쇼팽의 마법, 재회'라는 일상적인 기적 가운데 마음이 따스해집니다.


특히, 쇼팽의 '에올리언 하프'를 감상하며 읽으면 더 소설 속 인물의 감정에 몰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후의 쇼팽'은 따뜻한 커피와 함께 옛 추억을 떠올려 보며 은은한 미소를 짓게 되는,

그리고 그 일상적인 기적이 찾아오는 오늘이 되길 소망하게 되는 만남이었습니다. 





 2. 그늘나무의 우울 


파트 2는 '그늘나무의 우울'이라는 제목이었습니다. 

나무의 우울이라니, 이런 표현이 신선해서 내용이 궁금하기도 했는데

보통의 나무가 아닌 '그늘나무'라는 표현에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 더 관심이 갔습니다. 


열대지역에서 자라지만, 그늘이 아니면 제대로 자라지 않는 커피나무를 위해 옆에 있는 존재,

제목이자 이번 파트의 핵심 낱말인, '그늘나무' 그 소재 부터 신선했습니다. 


그리고 그늘나무와 커피나무에 빗대어 등장하는 두 소년, 소녀의 이야기.  

귀여운 듯 한 그 이야기에는 둘 뿐만아니라, 회상하게 되는 소중한 사람과 그 사람을 닮은 다른 세계를 살아가는 이가 등장합니다.


중심 인물의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다른 인물들로 전하고 싶은 메세지를 담아내며 스토리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의미에 깊이를 더했습니다.  

다만, 고등학생과 성인이 함께 호텔에 간 것은 어떤 상황이었든 그 상황 자체가 별로였습니다. 


그렇지만, 읽은 후 마음에 따스한 햇빛, 그늘의 쉼을 한 줌 얻어갈 수 있었습니다. 

특히, 서로가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임을 다시금 느끼게 되는 부분이 인상깊었습니다.



3. 떠나는 계절


'3. 떠나는 계절'은 마지막 파트라는 것이 느껴지는 소제목이기도 했고,

가장 인물에게 집중하며 읽게 되는 파트였어요.


개성 있는 인물이지만, 그 인물이 고민하며 마주하는 상황 그리고 나아가는 과정을 읽으며

현실의 청년들에게도 이러한 고민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변화되는 인물의 과정과 마주하며 나아가는 그 걸음을 함께 응원해 주고 싶었습니다.

어쩌면, 그래서 더 인물에게 마음을 쓰며 읽게 되었을 수도 있겠네요.


세 번째 부분은 이왕이면 커피 한 잔 마시며 읽기를 추천드립니다.

그럼, 마지막에 아홉 개의 커피 잔에 자신의 한 잔을 더하며 다정한 미소를 지을 수 있을 거예요.




[책 속 문장]


▶ (73쪽)

 "'재회란 인생에서 일어나는 가장 일상적인 기적이다.'" 


▶ (52쪽)

그렇지만 나는 그날 이후로 20년 동안 이 가게에 드나들면서 '에올리언 하프'를 듣곤 했지요. 그럴 때마다 머릿속에 그 사람과 그 방이 떠올랐고요. 어린 나의 작은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 줄 때 보았던 그 순수하고 맑은 눈동자. 바람이 불 때마다 제멋대로 팔랑거리던 하얀 레이스 커튼. 

 그러나 처음 트릉카에 들어와 눈물을 흘린 날 이후로 나는 그 기억을 억지로 마음속 깊숙한 곳에 파묻어 두려 애썼어요. 그렇게 겉으로는 까맣게 잊어버린 척했지만, 사실은 잊고 싶지 않아서 마음속 깊은 곳에 뒤죽박죽 엉켜 있는 그대로 그냥 내팽개쳐 두었던 거예요. 

 왜냐하면 그 사람을 떠올리면 어쩔 수 없이 그 기억이 되살아나니까요. 너무도 어두워진 그 눈동자가 말입니다. 그러고는 자꾸 상상하게 되는 거예요. 그 사람이 그 뒤로 어떤 인생을 살았을까를 말이죠. 그게 너무 힘들어서 잊은 척했던 겁니다. 


▶ (108쪽)

 '그늘나무'라는 존재가 있다. 

 하지만 이건 진짜 나무의 이름이 아니다. 어떤 특별한 역할을 가진 나무를 이렇게 부른다. 

 커피나무는 직사광선을 싫어한다. 남미처럼 열대지역에서 자라는 식물 주제에 그늘이 아니면 제대로 자라지 않는다. 당연한 일이지만 제대로 자라지 못하면 맛있는 커피 열매가 열리지 않는다. 그래서 어느 커피농장에서든지 바나나 혹은 망고처럼 금방 크면서 높이 자라는 나무를 커피나무 옆에 같이 심는다. 그렇게 해서 적당한 그늘이 있는 환경을 갖춰 주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늘나무라는 건 커피나무를 지키기 위한 나무인 셈이다. 

 푸릇푸릇한 커다란 나뭇잎을 뻗어서 지나치게 강렬한 햇빛을 막아 주는 나무. 커피나무 옆에 우뚝 솟아 있는 튼튼한 나무. 


-


▶ (205쪽)

스미 누나. 아무래도 또 시즈쿠가 나를 구해준 것 같아. 진짜 쪽팔려. 그런데 난 그 녀석을 평생 못이길 것 같아. 그러니까 그 녀썩 옆에서 햇볕을 한껏 받고 무럭무럭 자라도록 노력해 볼게. 



▶ (263쪽)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살아간다는 건 누군가를 만나는 일의 연속이다. 그야말로 저 발레리나 아치처럼 연결이 이어져서 어디까지 뻗어 갈지 모른다. 


-


▶ (300쪽)

 "사람 몸이라는 게 참 솔직하거든. 비명을 질러서라도 어떻게든 지금 상태를 알려 주려고 한다는 말이지. 그런데 그걸 알고도 모르는 척 자기를 속이면서 계속 살아가다가는 나중에 한 방 크게 먹게 되는 거야."

 그 말이 딱 맞았다.

 당연한 일이지만 몸과 마음은 단단히 연결되어 있어서 어느 한쪽이라도 소홀하게 하면 나중에 반드시 반동이 온다. 그 당연함을 잊고 살아가다가 나중에 후회하게 된 사람이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러는 바람에 겨우 스스로를 제대로 돌아볼 기회를 얻었다. 


-


▶ (309쪽)

 갑자기 눈앞에 길이 펼쳐지는 느낌이 들었다. 모든 사람의 인생에 저마다 떠나는 계절이라는 게 있다면 나에게는 지금이 바로 그때인 것 같다.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지금의 나는 얼마나 멀리 갈 수 있을까? 





  • 책을 읽고,


이번에 읽은  『기억을 건너는 트릉카 다방』은 무엇보다도 '그림움'을 마주하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읽어가며, 저도 모르게 누군가를 떠올리게 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그렇게, 예정에 없던 향수에 잠시 젖어 

자신의 추억과 이야기의 만남의 장을 형성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스토리를 진행하는 문체가 조금 특이했는데요. 

다른 소설과는 달리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답니다. ', '~말이다.'  처음에는 평소 읽던 것과 다른 문체가 좀 낯설기도 했지만,

'트릉카 다방'이라는 공간이 주는 매력과 그곳의 인물들의 이야기를 읽어가며 스토리에 스며들었습니다. 


연결성과 메시지 그리고 회복. 이 세가지가 있어 계속 읽혀지는 소설입니다. 

앞 파트와 뒷 파트를 읽을수록 '트릉카 다방'의 인물들에 대해 더 잘 알아가게 되고 인물들의 이야기에 더 몰입하게 됩니다.   


특히 첫 파트에서 궁금증을 남긴 두 인물의 관계를 마지막에서 풀어내기도 하고 

처음과 마지막 에피소드가 연결되는 진행에 완성된 연결점을 만나는 기분이 들었고 

인물들에 대해 더 알아가고, 스토리를 읽어갈 수록 '트릉카 다방'이라는 공간에 마음이 가며, 주변에 그런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토리의 흐름은 조용한 듯 다정한 시선으로 읽어가게 되어 좋았습니다. 

단지 고요하다기보다, 스토리를 읽어가며 자신의 추억과 기억을 떠올리게 되고, 소설 속 인물들이 가진 질문을 스스로에게 건네게 됩니다. 


따뜻한 커피 한 잔과 오래된 추억과 그 속의 어린 나 그리고 함께 했던 사람들과 그 때의 감정. 

스토리와 나의 이야기가 함께 어우러지면서 빛바랜 추억에 새로운 감정이 더해지는 독서의 과정. 


전체적으로 그리운 누군가를 떠올리게 되는 소설입니다. .

그래서 중간 중간 잠시 멈추고 추억 가운데 떠오르는 사람을 생각하게 됩니다.


  • 이런 사람에게 추천


- 재회와 기억을 소재로 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

- 잔잔한 위로가 남는 소설을 찾는 사람

- 지금 이 글을 읽고 떠오르는 누군가가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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