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스메이커
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음, 박현주 옮김 / 소소의책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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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지원도서 


 ‘글래스 메이커’라는 제목에서 관심이 갔다. 도서의 이름도 그렇고, 책의 표지에서 보여지는 것도 그렇고 어떠한 직업이나 소재가 중심이겠구나, 하는 생각은 들었다. 그런데, 계속 보여지는 것 중 '역사'라는 키워드가 있었다. '최고의 역사 소설', '한 여인의 역사가 빚어낸 대서사시', '유리 공예로 500년의 시간을 살아낸 한 여인의 역사 속 여정' 이러한 문구들을 보고 나니, 유리와 여성 그리고 역사가 도서와 관련된 중심 키워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 도서의 배경 중 '베네치아'가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알아갈수록 아름다우면서도 의미있는 글을 만날 것 같아 도서가 기대되었다. 

 그저 스토리만 있는 번역된 도서가 아니라, 도서의 구성에서도 애정이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첫 시작에서는 '소설 속 시간대에 관한 간략한 설명'이 소설로 드러가기 전 읽을 수 있도록 구성이 되어 있고, 뒷 부분에는 작가의 말과 옮긴이의 말이 있는데, 이 부분이 그저 한줄평 같은 짧은 구성이 아니라 읽고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되었다. 또한, 마지막 부분에 '이탈리아어 및 배네치아어 해설'도 함께 구성되어 있었다.

 이 책의 번역에서 조금 특이한 부분은 대화가 그냥 한국어로 번역되어 있는 것도 있는데, 몇 개는 번역이 아니라 소리나는 대로 한글로 써 있고 그 뒤에 괄호를 표시하여 어떤 의미인지 적어둔 것이다. 문득 읽다가 어떻게 발음 하는지 아는 것들은 반가워 따라 해보기도 했다. 욕이 적혀 있는 부분에서는 오히려 시선이 편했달까. 읽는 과정에서는 이 표기의 정확한 이유를 몰랐는데, 아마도 조금 더 원서가 주는 분위기를 살리거나 원어의 의미가 중요한 것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보았다. 

 도서의 뒷 부분에 '이탈리아어 및 배네치아어 해설'이 있다. 대다수 단어는 이탈리아어이지만, 감정이 고조된 순간을 표현하기 위해 간혹 베네치아어를 사용했다고 한다. 보통 욕설이나 감탄사, 종교적 축복을 나타내는 단어라고 적혀 있었다. 그리고 베네치아어는 '(V)'로 표기를 했다. 그저 단어만 쓰여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읽는지 한글 표기와 무슨 뜻인지, 그 의미도 적혀 있었다. 



- 한 달 후, 바로비에르가는 세상에 로세타를 선보였다. 남성의 엄지손가락 첫 마디 크기 정도 되는 통 모양의 장식 구슬이었다. 로세타를 만들려면 별 모양의 주형 속에 빨강과 하양, 파란색의 유리봉을 겹겹이 넣고 원통형이 되도록 굴렸다. 그런 다음에는 봉을 개별 구슬 크기로 잘라낸다. 하얀 별의 열두 꼭지가 푸른빛 속에서 나타나도록 사선으로 커팅해야 했다. 구슬은 가리비 조개처럼 보였고, 독특하고 독창적이었다. 라우라 로소는 처음 구슬을 손에 들어보고는 너무나 못생겼다며, 누가 이런 걸 걸고 다니고 싶겠냐고 단언했다. 하지만 오르솔라는 그 구슬이 마음에 들었다. 이전에 무라노의 어떤 사람이 만든 거과도 비슷하지 않고, 너무 놀라운 작품이었다. 로세타는 서서히 팔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렇게 많은 양이 아니었다. 신기한 물건이기도 했고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아프리카 부족장의 자긍심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었다. 베네치아의 도게는 마리아 바로비에르에게 전용 소형 용광로를 세우고 특별한 장식 구슬을 생산할 수 있는 허가를 내 주었다. 자기만의 용광로를 운영할 수 있는 여자. 이건 새로운 현상이었다. 세계가 본질적으로 변화하지 않는 한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사건이었다. 



 진지함만 묻어나는 소설이지 않을까, 하는 편견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유리로 연결된 인물들의 이야기는 시선이 오래 책에 머무르겠했다. 따라가는 흐름은 점점 흥미롭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시간이 다르게 흐르는 설정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마침 이탈리아어를 조금 알아가는 과정이어서 도서의 이탈리아어가 반갑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고, 지루할 것 같았지만 그렇지 않고 오히려 읽게 만드는 문장의 연결, 그렇게 계속 읽어가게 되는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오르솔라, 그녀에게 찾아온 돌고래. 결국 마지막 이야기를 마주하게 됨으로 여윤의 미소를 지르며 책을 놓게 된다. 



'오르솔라가 만든 장시 구슬은 프랑스 파리에서부터 오스트리아의 빈에 이르기까지 여왕과 후궁, 고귀한 부인들의 목을 장식하지만, 오르솔라가 자신의 노력과 기량에 맞는 존경을 얻게 될 날은 언젠가 오게 될까?' 책의 마지막 이야기를 마주하고 책을 내려 놓았을 때, 책의 표지 안쪽에 적힌 이 질문을 보게되었다. 참 신기한 도서다. 의미를 품의 이야기에 신선함을 가지고 있는, 그렇게 읽는 독자의 마음을 끌면서도 스토리 후에도 질문을 마주하게 하는, 신선한 아니 어쩌면 신비한 책이었다. 흥미로우면서도 의미있는 독서 시간을 가지고 싶으시다면,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글래스 메이커'를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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