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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화가들 - 살면서 한 번은 꼭 들어야 할 아주 특별한 미술 수업
정우철 지음 / 나무의철학 / 2024년 11월
평점 :
작품 분석이 주를 이루던 기존의 미술 해설에서 벗어나 화가의 삶을 들려주는 방식으로 관객들을 매려시키며, 입문 5년 마에 스타 도슨트로 자리매김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시해설가, 특히 EBS 클래스e <도슨트 정우철의 미술극장>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미알못'들에게 그림 감상하는 재미를 선새했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EBS 클래스e 시청률 1위, 유퀴즈 화제의 인물, 그의 도서가 3주년 기념 리커버 에디션으로 나왔다. 그는 이 도서에 그가 사랑한 화 가 열한 명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한다. 앞서 적은 것 처럼 어렵게 다가오는 것 보다는 친근하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 생각할 수 있는데, 이 도서도 독자가 좀 더 친근하고 재미있게 접하며 읽어갈 수 있도록, 그러한 마음을 담았다고 한다. 그의 안내를 따라 알아갈, 마주할 화가와 작품이 기대되어졌다.
좀 더 친근하고 재미있게 접하며 읽어갈 수 있도록 한다는 마음을 담았다고 했는데, 구성에서 부터 조금 달랐다. 시대나 분석적 시선이 아니라 조금 더 감성적이고 뭔가 느낌이 오는 감성적 소개하고 해야할까. 1장은 '사랑, 오직 이 한 가지를 추구했던 화가들'이다. 2장은 '자존, 자기 자신으로 살기 위해 모든 시련을 감수한 화가들'이고, 3장은 '배반, 세상의 냉대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화가들'이다.
개인적으로 인상깊은 부분을 언급하면, '유일한 삶에서 변치 않는 사랑을 바랐던 마르크 사갈'이다. 샤갈, 그의 작품이나 삶에 대해 잘 몰랐다. 그런데 읽으며 알아갈수록 더 그의 작품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인상적인 화가였다. 그저 사랑의 그림이 아닌 삶이 그림이고 사랑이었던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캔버스 가득 사랑을 담고, 보는 이들에게도 그 사랑을 선물하고자 했던 서정의 거장, 마르크 샤갈의 인생을 함께 만나볼까요?'라고 소개를 시작한다. 샤갈의 인생 중 역시, 사랑- 평생의 동반자가 될 벨라를 만나고 그림으로 나타나고 그 가운데 삶의 이야기를, 사랑의 이야기를 읽어가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샤갈은 "그녀의 침묵은 나의 것, 그녀의 눈도 나의 것입니다. 나는 벨라가 내 과거, 현재, 미래까지 언제나 나를 알고 있었던 것처럼 느껴집니다. 벨라와 처음 만나던 순간, 그녀는 나의 가장 깊숙한 내면을 꿰뚫어 보는 것 같았고 나는 그녀가 바로 나의 아내가 될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라고 첫 만남을 회상합니다. 벨라는 "나는 항상 꿈을 꾸었어요. 언젠가 반드시 어느 화가에게 내 마음을 빼앗길 거라고 말이에요. 그 사람은 마음으로 그리는 사람이 아니면 안 되었죠." 둘의 이야기는 참 로맨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읽어가며 샤갈은 로맨틱하면서도 강한 예술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나치의 위협에도 자신의 예술 세계를 지녔던 샤갈이 유일하게 그림을 그리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바로, 벨라의 죽음이었죠. 하지만, 그는 다시 일어섭니다. 역시, 벨라를 통해. 벨라가 남긴 원고를 책으로 출판하며 다시 절망에서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벨라는 떠났지만 그녀와 사랑했던 기억은 여전히, 그리고 영원히 남아 있었기 때문에 다행히 샤갈은 어둠속에 오래 머물지 않았다고 합니다. "삶이 언젠가 끝나는 것이라면 삶을 사랑과 희망의 색으로 칠해야 한다." 앞으로 '샤갈'하면 '사랑'이 떠오를 것 같습니다. 샤갈, 사랑의 화가라 기억하려 합니다.
그림은 화가의 언어라는 표현, 그 화가의 삶에 대해 알고 나면 더 와닿게 됩니다. 그림으로 말을 거는 사람들이 화가라고 합니다. '그래서 화가들의 인생을 따라가는 일은, 어쩌면 한 예술가의 언어를 배우는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과정을 함께 거닐며 화가와 삶, 그림을 그림으로 표현된 화가의 언어를 알아가고 싶은 분께 이 도서를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문화예술 #미술수업 #내가사랑한화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