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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가이드의 프랑스 여행법 - 전시실 밖에서 만나는 예술과 역사 ㅣ 향유서가 2
이혜준 지음 / 클로브 / 2024년 9월
평점 :
내가 읽었던 대부분의 예술 도서, 미술 관련 도서는 보통 미술관 안의 세계다.그런데 이번 도서 '미술관 가이드의 프랑스 여행법'은 예술의 원천은 전시실 밖에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러한 예술을 따라 거니는 여행을 안내하는 사람은 파리의 미술관 가이드라는 점이 이색적으로 느껴졌다.
저자는 프랑스 국가 공인 가이드 자격을 취득해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퐁피두 센터 등에서 작푸 해설을 하고, 지방 도시를 다니며 지역 문화를 소개하는 분이다. 미술관 가이드인 저자가 이번에는 전시실 안이 아닌 밖으로 예술을 안내해준다는 것에 새로운 시선으로 프랑스를 바라보고 읽으며 함께 거니는 느낌을 가질 수 있으리라는 느낌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오래 보게 된 그림은 모네의 연작이었다. <아침의 연작>, <건초더미 연작> 그의 작품을 보며 빛의 화가 클로드 모네라는 표현에 끄덕이게 된다. 변화 무쌍한 날씨만큼이나 모네가 캔버스에 담아낸 노르망디의 모습도 아주 다양하다. 자연의 모든 순간이 아름답다는 사실을 자신의 연작을 통해 보여주고 싶어했다는 그의 작품. 그런데 모네의 집, 예술가의 정원과 물의 정원이 있는 지는 몰랐다. 마치 연작처럼 그는 자신이 만든 울타리 안에 순환하는 자연을 만들었고, 그러한 모네의 의도가 적중한 것인지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날씨가 흐릴 때도 맑을 때도, 비가 올 때도 감동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미술관을 그 안의 작품을 안내하는 과정의 시선이 아니라 거시적이면서도 근원적인 시선으로서 예술가의 흔적을 따라 걸어가는 과정이 그러한 시선으로 작품을 알아가는 여행의 과정이 새로우면서도 흥미롭게 느껴졌다.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준 도시의 아름다움을 살펴보는 과정, 예술가들이 사랑한 도시와 그곳에서 탄생한 작품을 살펴보는 과정, 건축가의 작품 속을 거니는 과정은 파리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여행은 우리를 주인공이 아닌 과찰자로 만듭니다'라는 표현을 저자가 사용한 부분이 있는데, 그 표현이 어쩌면 전반적인 예술과 함께 하는 여행을 아우르는 표현이라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