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파랑 - 성우 남도형, 목소리로 세상을 물들이다
남도형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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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성우'라는 일에 관심이 있어 성우의 에세이라는 점에서 이 책이 읽고 싶었다. 그런데, 책의 제목이 '인생은 파랑'이라니, 뭔가 특이하게 느껴졌다. '인생은 파랑' 파랑이라는 색이 강조된 파란색의 책, 그런데 단순히 책만 파란색 계열이 아니다. 저자의 유튜버 이름도 '남도형의 블루클럽'이다. 그런데, 띠지의 사진 속 저자는 파란계열 색의 셔츠에 안경테까지 파랑이다! 저자에게 '파랑'은 어떤 의미일까? 사진 속에 보이는 모습과 채널 이름, 그리고 책의 제목, 인생까지 '파랑'으로 표현한 저자의 파랑이야기가 궁금해졌다. 그리고 파랑의 의미를 읽으며 그의 이야기가 더 좋아졌다.

저자는 '왜 파랑이 좋아?, 왜 유튜브 리음이 블루클럽이야?' 등의 질문을 많이 들었다고 한다. 파랑 파랑한 도서에 뭔가 철학적인 파랑의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그의 대답은 '그냥 파랑이 좋아'였다. 특별한 사연이나 명확한 이유 때문이 아닌 그냥 어린 시절 부터 파랑이 좋았다는 이야기에 운명적 파랑이라는 생각도 들고. 예상과는 달라 고개를 갸우뚱했다가도 오히려 미소를 지으며 그의 이야기를 읽었다. 속 시원하다고 할까. 거청한 이유나 사연보다도 그냥 정말 좋아하는 순수 좋음의 이유야 말로 정말 좋다는 것에 더 이상의 질문을 사라지게 하는 분명한 이유가 되어주는 것 같다. 그렇기에 어떠한 이유에서의 파랑이 아니라 아무 이유 없어도 그 자체로 좋을 수 있는, 근거적인 이유가 아니기에 변할 일이 없는 좋음, 그렇기에 그의 인생은 파랑이라 표현될 수 있는 것 같다.









  • 나는 사람이든 사물이든 어떤 대상을 좋아할 때 그걸 좋아하는 이유가 필요치 않다고 생각한다. 아니, 오히려 특별한 이유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일 어떠한 이유 때문에 누군가를 혹은 무언가를 좋아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 이유가 사라지거나 바뀌는 순간 당연히 그 대상을 좋아하는 마음도 사라지거나 변할 것이다. (212p)

  • 이유 없이 파랑을 좋아하며 깨달은 게 있다. 그 원리가 삶의 모든 영역에도 적용된다는 점이다. 어떤 일이나 사람을 대할 때 내가 파랑을 좋아하는 것 같은 태도로 다가간다면 어떨까? 진심으로 최선을 다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가끔 지인이나 누군가가 진로에 대해 고민하며 나에게 조언을 구할 때 특정한 것에 꽂혀서 직업을 구하는 것을 경계하라고 말한다. 그 이유가 사라지면 그 일도 싫어질 수 있으니, 특별한 이유 없이도 끌리는 일을 선택하라고 말이다. (213p)

  • 의도하지 않아도 자꾸 하는 일, 자꾸만 하고 싶은 일, 그게 사실 자지가 가장 좋아하고 행복해하는 일이다. 마치 내가 파란색을 좋아하는 것처럼.(213p)

인생의 색깔 파랑, 그 파랑색으로 삶을 물들여가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 우선 그는 '성우'라는 직업을 '말로 진행되고 이루어지는 모든 일, 그 모든 일에 관여할 수 있는 직업이 바로 성우다.'라고 정의한다. 애니메이션, 영화 등에서 보이지 않지만 목소리로 더빙을 하는 역할 정도의 한계점으로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그의 이야기를 읽어보니 성우가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성우로서 그가 해 가고 있는 일은 오디오북 녹음, 방송이나 행사 진행, 강연, 유튜브 촬영 등 다양했다.

만 22세 최연소 성우가 된 그의 이야기이기에 어쩌면 모든 과정이 물 흐르듯이 그리고 좋아하는 파랑처럼 좋은 일만 가득한 그런 케이스일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최연소라는 말은 쉽게 붙는 표현은 아니니까. 물론 힘든과정이 있었겠지만 그래도 만 스물두 살의 남자 성우 최연소 합격자라는 타이틀에 다른 사람보다 일찍 경력을 쌓아가니 그 과정이 힘들어도 지금까지 잘 버텼다는 정도로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명은 예상외였다. 다른 직업이면 몰라도 듣고 말하고 녹음하는 성우였기에, 순간 이 과정을 어떻게 이겨냈지라는 생각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읽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인생은 파랑이라는 표현과 파랑을 좋아하는 이유, 성우라는 직업을 생각하는 부분도 좋았는데 어려움을 마주하는 자세도 인상깊었다. 무엇보다 이명이 안 들리는 날은 환희에 가까운 행복이 찾아왔는데, 이명이 멈추면 꼭 하고 싶은 일로 버킷리스트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만든 버킷리스트는 대단한 것이 아닌 조용한 카페에서 책 읽기 처럼 소소한 일들이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무너졌던 삶의 패텀을 다잡을 수 있었고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감사한지도 깨달았다고 한다. 또한 최연소 성우였어도 그 합격으로 모든 과정이 그저 들어오는 것은 아니었다. 이 책을 통해 몰랐던 성우 오디션과 노력의 과정들을 알아갈 수 있었다.

남도형의 블루클럽이라는 채널 이름도 파랑이 좋아서 붙인 것이라고 한다. 파랑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 성우로서의 삶의 과정을 담은 이야기와 유튜브 채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목소리를 통해 만남을 이어가는 그의 파랑 가득한 이야기를 읽어가는 과정은 어찌보면 시원하다고 표현하고 싶다. 지루하거나 깊이 있는 에세이라기보다는 흐릇이 읽어갈 수 있고 유쾌하고 파랑해서 좋은 저자만의 색이 담겨진 도서였다. 개인적으로 성우라는 직업에 대해 관심이 있어 읽으며 성우로서 그가 걸어온 과정과 목소리와 관련된 저자의 과정을 알아갈 수 있어서 궁금했던 부분을 알아가는 유익함과 꽉 막힌 의문이 아니라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고 마주하고 노력하며 나아간 그의 이야기를 시원하게 파랑함은 이런걸까 라는 생각으로 읽어갈 수 있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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