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이커 래빗홀 YA
이희영 지음 / 래빗홀 / 2024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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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만 베스트 <페인트> 작가 이희영이 '만약'의 세계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셰이커'라는 소설, 초록초록 여름이라는 계절이 느껴지는 배경, 그리고 문 앞에 긴팔 정장을 입고 있는 한 청년이 서있다. 문의 디자인으로 보아서는 일반적인 문, 어떤 가게의 평범한 흔히 볼 수 있는 문인 것 같은데, 문은 희한하게도 계단 두 개 위에 놓여 있을 뿐 그 뒤로 어떠한 건물의 형태도 보이지 않는다. 또한 자세히 보면 문 앞에는 검정 고양이 한 마리가 다소곳이 앉아있다. 아니, 그냥 앉아있다기 보다 문 앞의 청년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 마치 이리로 들어가라는 듯이, 이미 신비롭고 흥미로울 것 같은 기대감이 드는 예쁜 표지였다. 그런데, 정말 궁금증을 더 해준 것은 문의 유리였다. 문 앞에 서 있는 청년의 모습과 문의 유리를 통해 보이는 한 소년의 모습은 마치 문이 시간의 거울이라도 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문의 유리를 통해 직장인으로 보여지는 한 청년과 교복을 입은 듯한 한 소년이 마주하고 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그 둘의 계절은 서로 바뀌어 있다는 것이다. 초록초록 푸르른 잎사귀가 이미 여름을 무성하게 알리고 있는 계절에 청년은 긴 정장을 입고 있다. 반면에, 문의 유리로 보이는 풍경은 푸른 하늘의 날이 있는 시원함이 생각나는 가을인 것 같은데 소년은 반팔의 여름 교복을 입고 있는 것 같다. 예쁜 일러스트와 <페인트>, <여름의 귤을 좋아하세요>의 저자이신 이희영 작가님의 신간 도서라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관심이 가지만, 표지를 살펴볼 수록 매력있고 이미지로 담아낸 책의 스토리와 의미들에 궁금증과 호기심이 더해져 꼭 만나고 싶었다.




  • "이걸 마시면, 내가 원하는 곳으로 간다고 했지?"

  • "어떠헥 하면 미래의 나에게 미안해하지 않을까"

매력적인 문장, 그리고 스토리의 중심을 담아낸 문장. '만약'이라는 이야기는 누구나 말해본 표현 중 하나일 것이다. '만약' 그 가운데는 다가오지 않을 미래를 향한 기대감이 담겨있기도 하고, 이미 지나간 과거의 순간을 바꾸고 싶은 후회와 아쉬움이 담겨있기도 하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만약이라는 표현에는 이 두 가지가 담겨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만약'이라는 표현에는, 과거와 미래 외에도 현재에 대한 안타까움과 불안도 같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만약이라는 표현으로 과거의 지나온 순간을 바꾸어 말하고 달라져있을 미래를 말하니 현재의 자신의 심리는 간과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 주인공의 이름부터 의미있다. 나우, 롸잇나우. 어쩌면 주인공의 이름이 이 책의 핵심이라고 표현될 수도 있겠다.

이 책은 '청소년 문학'으로 분류되지만, 청소년 뿐만 아니라 어른을 위한 도서라는 생각도 든다. 친구를 구하고 사랑도 지켜내기 위해 떠나는 다섯 번의 시간 여행 가운데, 주인공과 함께 고민하고 질문하면서도 어린 시절의 나를 그리고 나에게도 주인공의 질문을 해보게 된다. 때로는 과거의 시간에 젖어 한숨을 내쉬기도 하고 바꿀 수 없는 그 과거 속 시간에 대한 아쉬움에 잠식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 바꿀 수 없는 시간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런데 여기서 현재를 간과하게 되는 것 같다. 과거의 그 순간도 현재였으며, 불안해 하는 미래도 우리가 다시금 현재로서 마주하고 살아가는 시간임을 알게해준다.

어쩌면 이 책을 통해 마주하게 되는 것은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라는 생각이 든다. 과거와 미래를 그려내었고 다섯 번의 시간여행을 하였지만, 결국 마주하고 나아가야 하는 현재, 그 현재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지나간 순간 중 지워버리고 싶은 시간이 그런 과거가 있을 지라도 그리고 다가가기에 걱정이 되는 미래가 있을 지라도 우리는 언제나 현재에 살고 있음을, 그 걱정과 불안에서 현재를 간과하지 않고 롸잇나우의 지금을 깨닫게 해준다.

도서에서는 주인공이 시간을 여행했지만, 이건 주인공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우리도 '만약'이라는 표현으로 종종 과거를 뒤집어 보고 현재가 아닌 다른 시점에서의 자신을 꺼내어 헤메고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돌고 돌아 결국 여기라는 메시지와는 다르다. '나'라는 현재를 고민하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고민을 주인공의 스토리로 담아내었다. 이 도서는 우정과 사랑가운데 고민하며 시간 여행을 하는 주이공의 과정을 담아내고 있지만 그 가운데 어쩌면 지금의 나라는 자신을 현재의 진심을 마주할 용기를 주려는 것이 작가님의 메시지가 아닐까 하는 생가도 든다. 과거의 나, 현재의 나, 미래의 나 우리는 그 모든 순간을 상상하며 돌아보며 살아가며 마주하게 된다. 그 마주함의 시간은 필요하겠지만 만약으로 점을 늘여놓는 마침이 아니라 중요한 롸잇나우의 시간을 더욱 자신답게 마주하는 지금이 되어지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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