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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시작되는 곳 - 이제 당신 차례입니다
윤슬 지음 / 담다 / 2024년 3월
평점 :
책을 처음 알게 되었을때, '이야기가 시작되는 곳 - 이제 당신 차례 입니다' 라는 표현이 좋았다. '나의 차례'가 왔으면 하는 소망이 있기에, 책 표지의 문장에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문구와 함께 표지에 있는 나비에 눈길이 갔다.
표지에는 자유와 행복을 의미하기도 하고 희망을 상징한다고도 알려진 노란 나비가 그려져 있다. 이 나비는 제목을 따라 위로 날아올라가는 나비일까? 아니면, '이제 당신 차례 입니다' 라는 문장 위에서 날개 짓을 하고 있는 나비일까? - 이런 궁금증을 가지고 책장을 넘겼다.
그런데, 읽고 보니 두 가지 의미를 다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이야기가 시작되는 곳, 시작을 위한 희망의 날개짓을 하고 있으면서도 그 날개짓이 제자리에서 펄럭이는 행동에 지나치지 않을 지라도 어느덧 바람과 함께 나비는 위로 날아가고 있을 것이다. 나비의 날개짓과 글쓰기의 과정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책을 만나는 이들의 이야기가, 나비의 날개짓과 함께 시작되어지고 펼쳐졌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져본다.
우선, 저자 '윤슬'님의 본명은 '김수영'이었다. 그리고 이 책이 나온 담다 출판사의 대표이자 기록 디자이너, 글쓰기 강사 등의 일을 하고 계셨다. 또한, 작가의 꿈을 이루고 싶은 사람을 위한 책 쓰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계셨다. '이제 당신 차례입니다'라는 문장은 단지 홍보나 위로를 위한 말이 아니라 작가님의 직업과 가치관 적인 자연스러운 표현이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노력을 힘이라고 믿으며'. '오늘을 잘 살아내는 일에 정성을 쏟고 있다'는 표현 등 작가 소개에 적힌 표현들을 통해 잘남과 노하우 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노력과 정성이 담긴 과정을 글로 담아내며 조언적인 내용도 담겨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내용은 왠지 모르게 표지의 이미지와 닮았다고 생각이 들었다. 담백하게 읽어갈 수 있는 도서였다. 그렇지만 작가님의 이야기 중 조금 특이하고 긍정적인 의미로 '와, 이런 분도 계시구나'라는 생각이 든 부분도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가장 인상깊은 부분은 '두번째 봄'이다.
'두 번째 봄' 처음에는 사계절 중 봄은 한 번이기에 다음 해의 봄을 말하는 것일까? 싶다가 조금은 특이하게 생각되어져 뭔가 대답히 놀랍게 잘된 일이 두 번 있었다는 표현인줄 알았는데, 첫 문장이 '보통 새해가 될 때 시작할 만한 일을 저는 11월에 합니다'였다. 11월..... 보통 새해가 되면 할 만할 일은 2월이 다 되어갈 때쯤 하는 경우가 많은 나에게는...ㅠㅠ 우선 '으응?'을 말하며 헛웃었다. 나는 11월에,, 빼빼로를 나에게 선물하며 먹은 거나 가래떡을 맛있다며 먹은 기억이 먼저 떠오르는데 .. 허헛... 하지만 그저 빠르게 뭔가를 준비한다는 것 때문에 인상깊은 것 만은 아니었다.
먼저 준비하는 것을 선호하여서가 아니라 이렇게 준비를 하는 과정의 이유가 자신의 성격을 돌아보고 그와 관련하여 경험한 어려움을 인지하고 그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방안을 찾고 실천한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어려움보다 성격적 어려움은 그런 성격이라는 생각으로 합리화하며 넘어가기 쉬운데, 작가님은 그 부분을 인지하고 노력하며 11월에 미리 준비하고 시작하는 습관으로 개선까지 했다는 것이 대단하게 생각되었다.
또 이러한 과정은 단지 새해를 일찍 준비해 보는 것만이 아니라 남아 있는 기간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도 되어졌다. 읽으며 나는 '내년이 나야, 너는 그 해를 잘 살아내거라-!'라고 말하며 다급히 마무리 하였던 것 같아.. 반성도 되었다. 남아 있는 기간 동안 잘 마무리할 것이 무엇인지, 새해는 어떻게 맞이할 것인지를 점검한다고 하신다.
그리고 전체적인 과정에서 좋았던 것은 '책, 글쓰기, 작가, 에세이' 등의 관심 소재와 관련하여 작가님의 생각과 과정을 읽어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야기를 시작하고 완성하고 싶은 마음을 품은지 오래되었는데, 여전히 품고만 있어 속상함에 있는 시기였다. 하루 하루 살아가는 과정에 감사하면서도 지치고 힘들어 하고 싶은 일을 소망이라는 단어로 여전히 품고만 있었고, 그렇기에 이 책의 제목과 문장에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읽기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쓰는 과정에 막히는 일이 있는 것이 나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읽으면서도 그렇지만 그 막막함에 벽을 본 기분으로 글을 멈추기보다는 매일의 써 과는 과정이 더 중요한 것 같다. 더 진도가 나가지않으면 현재 자신의 수준이 여기 까지라는 것을 인지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매일 써 과는 과정에 대한 글은 읽으며 배움이 되었다. 특히, 이 과정이 갈 길을 모르고 헤메는 것 같았는데, 오히려 '어디로 가야하는지 아는 사람'이라는 표현을 만나 마음에 위로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읽으며 좋았던 문장을 기록해 보았다.
오늘은 걸음으로 기억하겠지만, 내일은 길로 기억될 것입니다.
세상과 보폭을 유지하고, 나만의 보법을 잊지 않기 위해, 뚜렷한 목표와 체계는 없지만 확장하는 삶을 살기 위해, 오늘도 나는 글을 쓴다.
나는 잠재력을 현실적인 단어로 바꾸고 싶었다. 유한한 삶을 인정하는 동시에 무한한 가능성을 설명하는데 '동사'만 한 것이 없었다. 삷은 명사적이지 않다. 삶은 동사적이다.
아주 가끔은, 제법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아픔이나 슬픔이 아닌 희망과 긍정을 말하고, 어디에서 왔는지 모르지만 어디로 가야하는지는 분명하게 아는 사람처럼 여겨지는 순간도 많아졌습니다.
글쓰기를 통해 삶을 구체화하고, 책을 만들어 세계를 공유하고, 새로운 세계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작가라는 직업이나 글을 쓰는 과정에 관심이 있으신 분, 또는 블로그나 하루 기록 등을 쓰며 기록하는 분들이 읽어가기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과심사가 겹치기도 하고, 주말 오후 커피 한잔과 쿠키를 먹으며 산책하듯 읽어가기 좋은 에세이였다.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