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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롭지 않은 여자들 ㅣ 민음사 탐구 시리즈 4
임소연 지음 / 민음사 / 2022년 6월
평점 :
민음사의 새로운 시리즈 '탐구' 04_여성과 과학 탐구 <신비롭지 않은 여자들> 임소연 / 민음사
민음사의 새로운 시리즈 '탐구'는 오늘날 한국 인문사회과학의 성과를 한눈에 보는 기획으로 주목해야 할 젊은 저자들이 자기 삶에서 나온 문제의식을 솔직하게 꺼내 놓고, 이론과 실천을 연결하는 제안을 독자에게 건네는 도서다.
탐구 시리즈 중 『신비롭지 않은 여자들』, 『철학책 독서 모임』, 『뭔가 배 속에서 부글거리는 기분』까지 3종의 도서를 만나게 되었다.
『신비롭지 않은 여자들』은 눈에 가장 띄는, 세 권의 빨간 표지의 도서 중 단연 가장 강렬한 표지의 도서 였다.
빨간 표지, 그리고 분홍색 배경에 빨간 립스틱이 그려진 스티커.
'신비롭지 않은 여자들' 이라는 책의 제목과 '여성솨 과학 탐구'라는 탐구의 주제를 보면서 페미니즘적인 내용요소를 담아내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책의 표지처럼 강렬하고 예리하게 여성에 대한 사회적인 시선과 아직도 남아 있는 사회적인 문제들에 대해 논할 것 같음면서도 '과학'과의 연결고리가 어떻게 이어질지는 예상이 잘 가지 않았다.
저자는 '페미니즘과 과학기술학을 만나 과학에 다시 눈뜬 과학기술학자'다. 사회적 모순이나 문제, 그리고 그러한 문제를 만들어내는 시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과학기술과 만난다는 그 만남의 접점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어떤한 내용을 담고 있을지 기대가 되었다.
이 책의 첫장에서 나는 그동안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아니 맞는 내용이라고 배워왔던 내용과는 다른 내용을 읽게 되었다. 난자와 정자의 수정과정. 그동안의 배움에서 알았던 난자와 정자의 수정과정에서도 능동적인 존재로서의 표현과 수동적인 존재로서의 표현이 숨어 있음을 알게되었다.
지금까지 난자와 정자의 수정과정은 대체로 정자는 자체적 추진력을 가진 능동적인 존재로, 수정과정은 이 능동적인 정자가 수동적인 난자를 포획하는 과정으로 설명되었었다. 그렇게 배웠던 기억이, 그러한 설명을 들었던 수업시간이 여전히 기억이 난다. 마치 적극적인 남성이 여성을 쟁취한다는 이야기처럼 표현되지만, 이것이 과학적인 사실인줄 알았기에 그렇게 기억하고 그것이 사실인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의 과학의 이야기는 달랐다.
20202년 6월 초 스웨덴 스톡홀름대학 연구진의 연구에 따르면 난자는 정자들이 경쟁해 획득하는 목표물이 아니고, 난자는 화학 신호를 보내 스스로 선택한 정자를 끌어들인다고 한다. 지금의 과학은 정자가 난자의 여포액에 포함된 화학 물질에 반응해 이동하는 수동적 존재라면 난자는 마지막 순간까지 수정에 적합한 정자를 골라내는 능동적 존재인 것이다.
과학이라고 하였을 때 마치 그게 정말 사실적인 내용이라고 생각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과학계에 성차별적인 태도가 존재함을 그리고 21세기에도 아직 변화되어야할 이야기로 존재함을 알게되었다.
이 책은 여성의 관점에서 과학을 새롭게 바라보고, 과학의 관점에서 여성의 몸과 경험을 새롭게 이해하려는 시도로 소개된다. 개인적으로 페미니즘적인 성향이 강한 도서를 읽는 것을 어려워하지만, 이 책은 한 가지에 대한 주장이라는 느낌이 아니라 정말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여성과 과학의 관계에 대해 알아가고 현재의 여성과 과학의 접점에 대해 탐구해가는 느낌이었다. 알아가는 과정이 신선하고 그동안의 배움과 맞는 내용으로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과학적 내용에 드리워져있던 베일을 벗겨가는 느낌이었다.
이 책은 독자는 어떠한 사람이라고 규정되지 않은다. 지금까지 과학에 관심이 없었거나 심지어 싫어했어도 좋다고 말한다. 반대로 과학을 잘 알고 좋아하거나 현재 과학계에 종사하고 있다고 해도 좋다고 말한다. 어느 쪽에 해당하든 조신하게 사회에서 기대하는 여성 또는 남성의 도리를 다하며 무언가 주어지기를 기다리거나, 주어진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이 아니라면 당신은 이 책의 완벽한 독자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그렇기에 이 책은 여성만을 독자로 하는 책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세 권의 책 중 개인적으로 가장 새로운 내용을 알아가게 되었던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