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무섭고 애처로운 환자들 - 치료감호소 정신과 의사가 말하는 정신질환과 범죄 이야기
차승민 지음 / 아몬드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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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 읽은 책 중 딱 한권만 소개해야 한다면,

이 책을 소개하고 싶다.

한 달도 아니고, 올 한해 동안 만나고 읽어온 많은 책 중에서

이 책을 소개하고 싶은 이유는.

 

잘 모르고 나와는 상관 없는 곳에서 이루어지는

병원 안의 세계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일이자,

잘 알지 못한 채 입이 바삐 움직이며 말했던 일들에 대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뉴스에서 많이 듣고 분노하고, 안타까워하면서도

정작 그들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고,

그 과정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었다.

그리고 그 모름을 배경으로 쉽게 말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렇기에 이 책이 많은 이들에게 읽혀지기를 희망하게 되었다.

잘 모르고 있는 것이 나라는 개인에 국한 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부분이며, 그 사회와 우리를 위해서도

잘 알지 못하고 말하며 굳어진 편견을 바로 잡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거의 빈틈 없이 붙인 포스트잇을 다시 살펴보았다.

이토록 잘 못알고 있었고

이렇게 쉽게 생각하고 있었구나,,,

스스로 반성하게 되었고

국립법무병원의 의사로서 환자와 사회에 대한

저저의 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나는 책을 읽은 다음 책의 표지를 다시 살펴보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 또한 표지의 의미가 처음과는 다르게 다가왔다.


처음에는 어두운 분위기에

약통이 바로 세워지지 못하고 쓰러져 있는 모습을 통해

'무섭다'와 '애처롭다'를 표현한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그 생각이 더 구체화 되었다.

책의 표지에 보이는 것은 무엇인지 나타나있지는 않지만,

약간 위에서 바라본 정육면체의 모서리 부분으로 생각되었다.

그런데 그 정육면체는 밤에 정면에서 바라본다면

그 모양과 크기를 명확히 알기는 어려울 것이다.

앞에서 볼 수 있는 면들은 모두 검정색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표면적으로 보여지는 색이 검정색이라는 것은

국립보호병원으로 오는 환자들의 표면적인 행동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나쁘다' 혹은 악하다라는 생각가운데 '검정색'이 생각났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뚜렷하고 명확한 검정이 아니라

어두 컴컴하고 조금은 습할 것 같은 그런 무서운 분위기의 검정색이 떠올랐다.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범죄로 이어진 그 행동은

그 행동과 결과만 바라보면

솔직히 무섭다,

그리고 그 행동을 모두 이해해야 한다는 것도 아니다.

범죄는 범죄이며, 그것을 없는 것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어두운 면과 결과만을 바라보며 고개를 고정하고 있으면

그 어두운 색을 변화될 수 없다.

그 어둠은 특정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이야기고

그것을 변화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고

그 과정에 국립법무병원 의사도 있다.

그리고 우리의 역할은 어둠을 부인하거나 억지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앞만 보던 고개를 옮겨

편견을 버리고 시선의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한줄기 빛이 새어 들 수 조차 없을 것 같은 검정의 물체인데

그 물체를 바라보는 시선을 조금만 들어 살펴보면

하얀 색이 보인다.

정신병원하면 떠오르는 하얀색일 수도 있지만 ,

나는 어쩌면 아픔과 아직 자신의 색을 펼치지 못한

그리고 삶의 시련과 고통 속에 힘을 잃은 하얀색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그 하얀색 위에 놓여진

쓰러져 있는 약통이 보인다.

그냥 쓰러져 있다기 보다는

떨어지기 전, 모서리를 넘어가지 않아 다행이지만

안정적이라기보다는 아슬아슬해 보이는 위치다.

저 약통이 조금만 밀리거나 더 굴러간다면

어두운 검정의 공간으로 떨어지게 될 것이다.

적절한 치료와 국립법무병원의 의사의 삶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소재로 느껴지면서도

치료가 필요함에도 치료를 받지 못한 사람들과

약을 먹어야 하는데 관리해줄 이가 없거나 적절한 지원을 받을 수 없어

약을 먹지 못하여, 치료를 받지 못하여, 그 모서리의 선을 넘어가

검정 어둠이 표면적 행동으로 드러나게 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 툭 떯어져 검정으로 넘어가는 속도는 굴러가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기에

치료의 중요성이 이미지화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생각 가운데,

모서리에 서 있는 듯한 위태로움 가운데 있는

그 약병을 바라보고 있자니,

저자가 말했던 내용이 떠오른다.

나는 범죄 자체를 옹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크든 작든 이들이 저지른 범죄가 나쁘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관리받지 못한, 치료받지 못한 정신질환 증상의 끝에

범죄가 있었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나의 무섭고 애처로운 환자들> 차승민 지음 / 아몬드

몇 글자 밖에 되지 않은 그 죄명 뒤에 많은 것이 숨어 있다.

죄명이 중범죄일수록 얼마나 이 환자가 당시 증상이 안 좋았을지,

얼마나 긴 시간 동안 약을 먹지 않고 치료를 받지 못했을지,

피해자는 또 얼마나 고통을 받았을지를 생각한다.

<나의 무섭고 애처로운 환자들> 차승민 지음 / 아몬드

국립법무병원과 치료과정에대해 많은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그렇지만 그 치료의 과정은 개인을 넘어 사회를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범죄는 잘못이며 그 결과 또한 돌이킬 수 없다.

그렇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치료의 과정이 이들에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러한 중요성은 2018년 12월 31일에 일어난 사건,

그 사건의 유족들의 말을 통해 강조되었었다.

대낮에 서울 시내 한복판의 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외래에서 진료를 보던 교수가 환자의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

너무나 안타깝고 유족으로서는 버티기도 힘든 사건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럼에도 유족은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일어나지 않게 해달라고' 외쳤다.

'마음의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사회적 편견이나 차별 없이 치료를 받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오히려 이 사건이 정신질환자를 향한 낙인과 혐오로 이어질 것을 경계하고,

끝까지 동료와환자를 생각하던 고인의 마음을 헛되지 않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리고 그러한 그들의 외침, 부탁, 당부는

정말 우리 사회를 위해서도 필요한 중요한 말이었다고 생각된다.

우리들의 시선을 어느 한곳에만 두는 것이 아니라

넓게 사회적인 시선으로 확장하여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국립법무병원은 어떤 병원일까? 뉴스에서 많이 들었던 심신미약 판정이란?

'국립법무병원'은 너무나 낯설고 잘 알지 못하는 곳이었다.

국립법무병원은 '치료감호소'라고도 한다.

국립법무병원은 정신질환 범죄자의 전문 치료, 재활을 위해

법무부에서 운영하는 정신과 병원이다.

즉, 치료감호법에 따라 치료감호형을 받은 사람을

수용`감호하며 동시에 치료하는 기관이다.

정신질환 범죄자 중 일부는 교도소 대신 이 국립법무병원(치료감호소)로 온다.

치료감호법에 따르면 국립법무병원의 환자는 세 종류로 분류된다.

먼저 조현병, 조울증, 정신지체 등 여러 가지 정신질환으로 인해

현실판단력이 떨어져 범죄를 일으킨 사람들이 있다.

이때는 '심신미약' 여부가 중요한 쟁점이 된다.

뉴스에서도 종종 들을 수 있는 이 '심신미약'은

주변 상황을 인식하는 능력인 '사물변별능력'과

그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 할 것이지를 정하는 '의사결정능력'에 문제가 있어

판단능력을 상실한 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른 경우를 말한다.

두 번째로, 약물중독, 알코올중독자들이 있다.

중독질환은 앞서 첫 번째 환자들과는 달리

스스로가 선택한 행동의 결과라서 심신미약으로 인정되지는 않지만,

중독으로 인한 범죄는 재범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국립법무병원에서 치료받도록 법에서 정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소아성애증이나 노출증, 마찰도착증, 물품음란증 처럼

정상적이지 않은 성적 집착과 그에 따른 행동을 보이는 변태 성욕장애자들이다.

하, 솔직히 자세한 내용이 나오기도 전에

이 국립법무병원에서 저자는 어떻게 일을 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범죄를 읽으면 너무나 끔직학고 정신질환을 읽어도 무서웠다.

그런데, 국립법무병원은 근무 환경도 좋은 곳이 아니었다.

의사의 수도 적고 그러다 보니 당연히 한 의사가 담당하는 의사의 수도 적정수준의 몇배이며,

결코 그 병원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쉬운 과정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저자가 어떠한 환자나 사건을 보아도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않거나

두려움이나 무서움 혹은 화의 감정을 가지지 않은 사람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게 저자가 사람으로서 느끼고 생각한 내용과

저자가 의사로서 버티며 경험한 이곳의 이야기가

무섭다고만 생각되고 경계되었던, 이곳과 사람들에 대한 생각에

조금은 다른 시선을 가져다 주었다.



 

 

제대로 알지 못했던 '조현병, 조울증'

'조증'이라는 표현은 가끔 사람들이 쉽게 사용하기도 한다.

갑자기 기분이 좋아지거나, 오늘따라 기분이 좋으면

그냥 별다른 생각없이 '조증인가봐, 약간 조증이야' 등의 말을 사용하는 것을

쉽게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이 표현이 정말 무섭다는 생각이들었다.

조증은 단순히 기분이 들떠 있는 것이 아니었다.

단순히 기분 좋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또 쉽게 사용되는 말 중 하나인 '망상'도 참 무섭고 슬픈 단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피해 망상', '과대 망상'과 같이 보현병 환자의 증상에서 볼 수 있는 이 망상들은

실제가 아니지만 부정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인정할 수 도 없는 것이었다.

특히 가장 큰 어려움은 그 모든 게 다른 사람들이 보고 이해하기에 진실이 아니더라도,

그 망상으로 인해 환자가 겪고 있는 혼란스러운 상황, 괴로움과 불안감은

정말 실제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너무나 슬프게도 조현병 환자에게서

자주 목격되는 범죄는 존속살해였다.

하지만 조현병은 정말 드믄 질병이 아니라

대표적인 정신질환으로, 100명 중 한 명 꼴로 발병하는 생각보다 흔한 질병이며

그 증상 또한 다양해 많은 문제가 나타날 수 있었다.

책에서는 '그들이 사는 세계는 가짜지만, 그들이 겪는 고통은 진짜다'라고 말한다.

그저 기이하거나 이상하다고 생각되었던

'망상'이나 '환각'은 아무것도 없고 실제가 아닌 것 같지만,

그 과정에서 그들이 경험하는 아픔과 괴로움 감정들은

정말 그들이 실제 경험한고 있다는 것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망상'이나 '환각'이라는 말 가운데 그들의 고통도 마치 없는 것 처럼 취급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들었고

그렇기에 이들이 그러한 아픔에서 나오고 범죄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저자는 '우리는 조현병 환자의 범죄를 막는 법을 잘 알고 있다'라고 말한다.

범죄를 막는 방법이라면 정말 꼭 실천되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적기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는 것'이다.

조현병 환자가 치료받지 않았을 때 증상의 끝에서 만나는 것이 범죄라고 한다.

그렇기에 그러한 끝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치료를 받는 것에 대한 사회의 부적절한 시선이 변화되고

적절한 시기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지원 혹은 환경이 구성되어야 할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은 감기 같다고 이야기 한다.

나도 어느 정도는 그 말에 동의한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감기가 폐렴이 되고

잘못하면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우울증도 마찬가지다. 적절한 시기에 제대로 된 치료가 필요하다.

우울증을 방치하면 가족과 사회의 비극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반복해서 하는 예기지만,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이 사라져야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나의 무섭고 애처로운 환자들> 차승민 지음 / 아몬드

더 이상 쉽게 말할 수 없는, 성격장애

'성격이 더러워' ,'성격이 이상해' , '완전 성격장애야'

싫어하는 사람의 성격에 대해 말하거나 다른 사람과 싸운 후 그 사람 성격을 비난할 때,

또는 자신과 성격이 맞지 않음을 강조해서 말할 때 위와 같이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표현을 사용하면서도 정작 '성격장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고 그냥 부정적인 감정을 담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제는 이 표현을 그냥 사용하지 못할 것 같다.

우선, 글로 설명되는 성격장애는

개인을 특징짓는 지속적이며 일관된 행동 양식인 성격이

너무 이상해서 주변 사람이 힘들고 자기 자신도 힘들고,

생활에 문제가 생기는 병이다.

그리고 성격의 병이기 때문에

정신질환 중에서도 상당히 치료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즉, 단순히 성격이 좀 이상하거나 특정 누군가와 안 맞는 것이 아니다.

DMS-5에서는 성격장애를 크게 A,B,C 세 가지 군으로 분류한다.

A군은 편집성 성격장애, 조형성 성격장애, 조현형 성격장애가 있고,

B군에는 반사회성 성격장애, 경계성 성격장애, 연극성 성격장애, 자기애성 성격장애가 있다.

C군에는 회피성 성격장애, 의존성 성격장애, 강박성 성격장애가 있다.

분류안에 적힌 성격장애를 읽어보는 것은

앞서 글로 설명한 것과는 다르게 느껴진다.

그리고 이 부분은 읽으며 몇 번이고 멈추었다가 놀라기도 했다.

성격장애 중 가장 흔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던

'경계성 성격장애'와 사이콮패스로 더 많이 들었던 '반사회적 성격장애' 환자들과 관련된

사건과 치료 과정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솔직히 무섭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제야 성격장애라는 표현이 얼마나 심각한 표현인지 인지되었다.

성범죄와 성충동 약물치료 (화학적 거세)

무엇보다 끔찍하고 잔인하다는 생각이 먼저드는 범죄가 '성범죄'가 아닐까.

읽으며, 글을 쓰며 알았지만 나도 모르게 미간에 주름이 잡혀 있었다.

적기도, 읽기도 어렵고 심각한 범죄이며

뉴스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정말 마음이 아프고 차마 다 듣지도 못한다.

그런데 범죄의 끔찍함과 심각성을 알고 있지만

그러한 범죄에 대해 이후 어떤 과정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알지 못했었다.

'화학적 거세' 정확히 모르고 이 단어를 읽기만 해도

왠지 모르게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러한 단어가 나오게 된 것은 슬프게도 성폭력 범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13세 미만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강간과 강제추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에는 성폭력범의 이름과 신상을 공개하는 신상공개제도가 생겼고,

2007년에는 범죄자에게 전자장치를 부착하는 전자감시제도가 생겼다.

2011년 '화학적 거세'제도가 도입되었다.

다만, '성충동 약물치료'라는 표현으로 순화되어 법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2012년 5월, 처음으로 성충동 약물치료가 시행되었다.

화학적 거세는 성범죄자 특히 아동을 성폭행한 사람,

매우 가학적이거나 변태적인 성범죄를 반복적으로 저지른 사람을 대상으로 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방법은 세 가지로 분류 할 수 있는데,

먼저 남성호르몬 자체를 제거하는 방법이 있고,

두 번째로 여성 호르몬을 투약해 남성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방법이고

마지막으로 남성호르몬의 분비를 차단하는 방법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세 번째 방법이 사용된다고 한다.

그런데 이것은 한 번 투약하면 영구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아니다.

약물은 투입을 중단하면 다시 예전처럼 성호르몬이 분비되기 때문에 가역적이다.

그렇지만, 성충동 약물치료를 할 때 단순히 약물만 투약하는 것이 아니다.

한 달에 한 번 꼭 심리치료도 함께 실시한다고 한다.

이를 통해 왜곡된 성 인식도 바로잡고,

다른 정신과적 문제도 다루는 것이다.

현재까지 성충동 약물치료를 종료한 이들이 재범을 저지른 적은 없다고 한다.

그리고 성충동 약물 치료 기간이 끝났지만,

자발적으로 치료를 지속하고 있는 환자도 있다고 한다.

이 환자도 어떤 날은 옛날에 안 좋았던 기억이 자꾸 떠올라 힘든날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환자는 그럴때마다 자기를 믿어줬던 보호관찰관이나

병원에서 만나는 선생님을 떠올린다고 한다.

그리고 재범을 저지르지 않고 평범하게 살 수 잇는 자기 자신이 신기하다고 했다.

그런데 이런 심각한 범죄와 무서운 인지적 왜곡이 있는 환자들의 삶에서

그 이면의 아픔이 있고, 다른 폭력과 범죄의 피해자의 모습을 알 수도 있었다.

하지만 어떠한 이유든 이것은 너무나 큰 범죄이고

절대로 사회에서 사라져야할 범죄다.

그렇기에 현재 재범이 발생한 적이 없다는 것의 의미가 크게 생각되고

이러한 치료가 필요할 때 적절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가정폭력의 끔찍함

이 책을 읽으며 무서운 범죄와 질병으로 인해 나타나는 특이한 행동 등

표면적인 부분으로만 보고 알고, 판단했던 것에서 조금 벗어나

정신질환 환자들의 범죄 이전에

또 다른 범죄가, 아픔이, 고통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에서 가장 슬프고

이 사회가 주목하고 적절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는 생각이들었다.

특히나 가정폭력에 대한 과정에서 피해자가 또 다른 가해자가 되는

슬프고 안타까우면서도 그 끝의 과정이 끔찍한 범죄로 이어지는 것을 읽으며

정말 그 심각성이 느껴졌고 이것은 사회적인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정폭력으로 인해 이렇나 어려움이 생기고

이러한 범죄가 반복될 수 있다거나

이러한 정서적 아픔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수치화되어 설명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것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 피해로 인해 겪는 아픔도 사람마다 달랐고

그 과정에서 겪는 정신적, 정서적, 신체적 고통과 피해도

너무나 다르고 심각했다.

그래서 더욱이 읽으며 마음이 아프고

안타까우면서도 너무나 애처롭고 무서웠다.

가정이라는 울타리가

보호와 사랑과 안전의 울타리가 아니라

트라우마를 만들고 폭력을 행사하며

그것을 숨기듯이 감싸는 고통의 울타리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은 그 가족들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가정폭력의 문제가 예방되고 해결되기 위한 방안과

그 과정에서 아픔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이후 외상후 스트레스나 트라우마 극복 등을 위한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고

그들이 다시 제대로 사회에서 안정을 취하고 살아갈 수 있는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되었다.

지금 이 수난에도 가정 폭력의 피해자는 고통받고 있을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이들이 나중에 어쩌면 다른 폭력의 가해자가 될 수 있고,

또 가해자가 되면 그저 비난받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가정 폭력은 단순히 가정 안에서 일어나는 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큰 문제다.

주변의 누군가가 가정에서 고통받고 있는지 작게나마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한 사람의 인생을 구하는 일이 될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나의 무섭고 애처로운 환자들> 차승민 지음 / 아몬드


국립법무병원의 모습은 안정감이나 평안함을 찾기에는 무척 어려운 것 같다.

'일상고소다반사'를 경험하고, 환자 수에 비해 너무나 의사가 부족하며

아픔을 알고 오는 것이 아니기에 더욱이 치료의 과정이 쉽지 않으며

꼭 치료를 받아야 하는 사람이 환자가 아닌 척하며,

반대로 교도소로 가서 죗갑을 치러야 하는 사람이 환자인 척해서 감형을 받으려 하는

모순된 과정을 잘 판단해야 한다.

때로는 언론과 사회가 집중하여 판정 결과를 지켜보기도 한다.

그리고 삶의 과정을 알아가며 안타깝고 슬픈 감정이 들기도 하지만,

어떻게 여기에 와서도 그러는 것인지 화가 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리고 읽어갈 수록 더 무섭고 걱정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전처럼 국립법무병원,

치료감호소에 있다고 하여 단순히 무섭다는 생각만 드는 것이 아니다.

범죄 뒤에 있던 그들의 삶과 그들 옆에 있던 다른 이들의 삶에 대한 내용이

읽혀지고 제목의 애처롭다는 표현이 이해되었다.

그리고 감기에 걸리면 당연히 감기약을 먹고 낫기위해 노력하듯

이들에게도 국립법무병원에서의 치료가 당연히 필요하고

이러한 과정이 사회를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어쩌면 이들에게는 특별하거나 뛰어난 평가와 인정이 아니라

그저 같은 평범한 사람으로서의 시선의 변화와 인정이 필요한 것 같다.

그렇기에 저자가 말한 '그저 정신질환자들도 나와 같은 인간이구나' 라는 생각이

무엇보다 우리들에게 필요한 시선의 전환이라는 생각이들었다.

내가 쓴 이 책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사람들이 국립법무병원에서 어떤 사람들이 일하고 있으며 대체 어떤 곳인지,

왜 요즘 들어 정신질환 범죄자가 더 늘었는지, 그들이 어떻게 치료받으며 사는지

조금은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는다고 정신질환자가 '친근한'사람으로 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저 정신질환자들도 나와 같은 인간이구나 하고 잠시 생각해볼 여지를 준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나의 무섭고 애처로운 환자들> 차승민 지음 / 아몬드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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