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 - 채광석 서간집
채광석 지음 / 사무사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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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

 


 

 

사무사책방 시리즈는

한 시리즈지만

책의 표지에 서로 다른 알파벳 표시가 있다.

이 책은 '시리즈 플라뇌르'로 분류된다.

이 분류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현대 한국의 에세이'를 의미한다.

어떤 내용의 에세이일가 궁금하면서도

'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라는 책 제목을 읽고

조금은 그 내용을 추측해보기도 했다.

어쩌면 예상가 비슷했을 것 같은데,

이 책에 담긴 주제는 '사랑'이다.

그런데 이 책은 앞서 말한 것 처럼 '에세이'다.

즉, 작가님 자신의 사랑이야기가 담겨져있는 것이다.

고지식하거나 족므 야릇한 표현이 섞인 사랑을 주제로한 에세이와는

비교하지 말것!

채광석 시인의 옥중 서간집은 <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는

시대적 상황과 옥중 이라는 배경이 묻어나지만

그 감정과 고민, 기다림과 사랑을

다정하게 진솔하게 그리고 따뜻하게 담아낸 에세이다.

그렇기에 한 개인의 사랑과 그리움이 담긴 편지를 넘어서

한국인이 사랑하는 현대 한국의 에세이로 소개될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또한 읽으면 읽을 수록 사랑이 담긴, 다시 읽고 싶어지는 에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내 것이 아니라

그 시대의 한 기록물이라는 친구들의 꼬임이 진실이기를 기원합니다.

<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 채광석 서간집/사무사책방(다산북스)


이 책은 책을 펼치면서 속으로 읽어갈 때

나도 모르게 책 마다 읽혀지는 목소리가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목소리가 다르다는 것은 누가 읽어주거나 오디오 파일을 들었다는 것이 아니라,

책의 전체적인 내용이나 흐름 혹은 저자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도 아니기에

그저 책을 펼치고 눈으로 읽어가며 한 글자, 한 문장, 한 면의 내용을 만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읽혀가는 소리가,

내 속에서 이 글을 읽는 목소리가 다정하고 따뜻해서 놀랐다.

다른 목소리로 읽어보려해도

계속 따뜻한 햇살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서정적 감정을 머금고 있는 듯한 목소리,

그렇지만 차갑거나 슬프다기보다는 배려심있는 다정한 미소로 말하는 듯환 목소리로 읽혀진다.

당신이 다녀간 오전의 가을 하늘은 유난히도 높푸러 보입니다.

가만히 창살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에 손을 대어 봅니다.

부실 듯 화안한 햇살 속에 당신의 웃음이,

부모 형제 친지들의 모습이,

손에 잡힐 듯 스쳐갑니다.

그러나 아직은 감상과 눈물을 예비하고 저축할 때 입니다.

<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 채광석 서간집/사무사책방(다산북스)

어쩌면 그 목소리로 읽혀지는 이유는

햇살이 기쁨의 얼굴을 하고 있고

그 가운데 '당신의 웃음'이 떠오른다는 시작부터

다정하였기 때문일까?

하지만 한 부분에서만 이런 따스함이 있는 것이 아니다.

옥중 생활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사랑의 마음에 변함이 없고

그림움과 사랑함에 다정한 문채가 변함이 없다는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되었다.

또한, 그 가운데도 '감사'를 말하고 '희망'을 표현하는 것도 변함이 없었다.

그저 다정한 듯한 글이 아니라.

내면에 긍정의 힘과 감사함이 있으며

그 상황 가운데서도 그렇게 마음을 다듬을 수 있는 힘을 가진

햇살 가운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때로 우리들이 어둠 속에서 길을 잃는 일이

있을지라도

우리는 우리의 길이 하나임과

그 길이 우리들의 길임을 확인하는

기쁨의 순간들을

살아 있는

모든 존재들의 덕으로 찬양합시다.

<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 채광석 서간집/사무사책방(다산북스)

또한 중간 중간 장을 넘기기 전에 화가의 그림이

저자의 그림과 함께 배치되어 있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의 그림과 글이지만,

저자의 글과 귀스타브의 그림은 하나의 구성처럼 어우러진다.

또한 이에 앞서 '기쁨이 나를 있게 하고 당신을 있게 하고

우리들의 삶을 있게 하는 모든 어둠속의 존재들과 빛 속의 존재들에게

스스로 감사의 말을 엮어보기도 합니다' 라는 저자의 표현에서

'감사', '기쁨' ,'찬양' 등의 표현을 밝은 곳이 아닌

어둠과 갗은 상황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글이 가진 힘이라는 생각도 든다.

나에게 직접적으로 말을 건네도

감사의 말을 엮어 전하는 것이 아니어도

저자의 담담한듯 따뜻한 글을 읽으며

인위적인 형광등의 빛보다는

흔들거릴지라도 따뜻하게 주위를 밝히는 촛불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은 갈등을 녹이기 위해서 타오릅니다.

<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 채광석 서간집/사무사책방(다산북스)

그저 잠시 기다리면 되는 짧은 인내의 시간도 아니고

기다리기만 하면되고 다른 걱정과 염려의 것들이 없는 상황도 아니다.

기다림 끝에 면회장에 들어서서

울음부터 나오게 되었던 현실과

그런 그녀의 어려움을 온전히 알 수 없었던 저자의 어려움

또한 옥중에 있으면서도 고민하고 다시 생각해 보게되는 질문들,

그리고 그러한 어려움에도 기다림으로 커져가는 그리움.

기다림과 그리움만으로도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그 과정을 더 어렵게 하는 많은 상황과 현실들,

그럼에도 그의 서신에는

그 현실에서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기다리고 그리워하고

사랑하며 희망하는 마음이 담겨져 있다.

참고, 다시 기다리는 삶에

익숙해진 것은 우리가 반드시

이 봄에 만날 것을

믿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 채광석 서간집/사무사책방(다산북스)

또한 이 서신에서 저자는 자신은 'worse'라 표현하고

받는 이에게는 'better'라고 표현한다.

자신을 낮추어 표현한 말은

그저 붙잡으려는 속셈이 있는 표현이 아니라

정말 상대방에 대한 고마움과 사랑의 마음을 담은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을,

책에 담긴 서신을 다 읽고

다시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저자가 남긴 글을 읽어보면

그 감정이 또 다름을 느낄 수 있다.

얇은 두께가 아니기에 시간이 읽는데 시간이 걸려서

앞 부분의 내용이나 감성을 잊을 수 있지만,

서신 끝에서 다시 앞 부분 그것도 내용이 아니라

저자가 쓴 소개글 같은 편지를 읽기를 권하는 이유는

기다림을 말하고

만나기 며칠전을 적으며 기다린

그 그리움과 기다림의 끝의 만남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를 다시 확인하며

책을 바라볼 때 따스하고 다정한 문채의 감정에

사랑이라는 단어가 감싸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기고 돌아가겠습니다.

내게 주어진 삶을 지배하며, 혁신하며,

언제나 용서하는

'당신의 반쪼가리'가 되어보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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